[CES 2026] '피지컬 AI' 향연 CES 2026 성황리 폐막…'로봇·반도체' 각축전

전기전자·IT / 황성완 기자 / 2026-01-12 14:51:45
글로벌 빅테크·국내 기업 총출동…AI 경쟁 무대는 '현실'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6'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로봇·반도체·모빌리티 등 핵심 산업 기술이 융합된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글로벌 기업들의 차세대 경쟁 무대로 떠오른 ‘피지컬 AI’ 기술력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로 평가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6’은 지난 6일부터 9일까지(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나흘간 개최됐다.

 

올해 CES의 주제는 ‘혁신가들의 등장(Innovators Show Up)’으로, 전 세계 150개국에서 4500여개 기업이 참가해 대규모 전시 부스를 꾸렸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기업을 비롯해 중견기업과 스타트업까지 약 1000여개 국내 기업이 현장을 찾았으며, AI를 중심으로 한 차세대 기술과 미래 비전을 집중적으로 선보였다.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LG전자 부스에서 홈 로봇 '클로이드'가 세탁물을 세탁기에 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LG·현대차, CES서 'LG클로이드·아틀라스'로 피지컬 AI 로봇 경쟁 본격화

 

올해 CES에서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전시 공간은 단연 로봇 전시관이었다.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선보인 차세대 로봇 앞에는 행사 내내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LG전자는 CES 2026에서 AI 홈로봇 ‘LG 클로이드(LG CLOiD)’를 공개하며, AI가 일상 공간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역할과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클로이드는 사용자의 일정과 주변 환경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작업의 우선순위를 스스로 결정하고, 이에 맞춰 다양한 가전을 제어하며 가사 업무를 수행하는 ‘홈 비서’ 역할을 수행한다.

 

현장에서 관람객들은 LG전자가 지향하는 AI 홈 서비스 비전인 ‘레로 레이버 홈(Lero Labor Home)’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시연에서 클로이드는 출근 준비로 바쁜 거주자를 대신해 전날 설정된 식단에 따라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고, 오븐에 크루아상을 넣어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이 밖에도 홈트레이닝 중 아령을 드는 횟수를 카운트하는 등 거주자와 상호작용하며 일상을 관리하는 기능을 통해, AI 로봇이 생활 전반을 케어하는 미래상을 구체화했다는 평가다.

 

▲류재철 LG전자 CEO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다만, 일부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클로이드의 동작 속도가 다소 느리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에 대해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CES 현장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목표로 하는 수준보다 느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가정에서 활동하는 로봇인 만큼 무엇보다 안전성과 신뢰성을 우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 고도화를 통해 수개월 내 사람과 유사한 수준의 속도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많은 관심에 감사드리며, 더욱 빠르게 진화한 클로이드를 내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CES에서 최고 로봇상을 수상한 현대차그룹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이번 CES 2026에서 약 1836㎡(557평) 규모의 대형 전시 부스를 마련하고, 그룹이 축적해 온 AI 로보틱스 기술의 개발 과정과 실제 적용 사례를 집중적으로 선보였다.

 

전시관 가운데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제품은 현대차그룹 로보틱스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였다. 이 로봇은 CES에서 최고 로봇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틀라스는 미래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를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 개발된 모델로, 360도 회전이 가능한 관절 구조를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보행과 안정적인 자율 동작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CES 현장에서는 아틀라스가 물건을 집어 들어 올린 뒤, 전신의 회전 관절을 활용해 선반 위에 물품을 정리하는 시연이 진행됐다. 사람의 동작을 연상케 하는 유연한 움직임과 균형 잡힌 자세 제어에 관람객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번 CES에서 최초 공개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은 실제 제조 현장 투입을 목표로 한 버전이다. 총 56개의 자유도(DoF)를 갖춰 대부분의 관절이 완전 회전이 가능하며, 사람과 유사한 크기의 손에는 촉각 센서가 적용됐다. 360도 카메라를 통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최대 50kg의 중량을 들어 올릴 수 있으며 최대 작업 도달 높이는 2.3m에 이른다.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향후 피지컬 AI 시장의 핵심 축으로 보고, 아틀라스를 대량 생산이 가능한 양산형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산업 현장과 일상 공간 전반에서 인간과 협업하는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글로벌 로보틱스 경쟁 구도 속에서 기술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CES 단독 전시관 더 퍼스트룩에 마련한 '아트큐브'. [사진=삼성전자]

 

◆ 'AI 일상 동반자' 선언…삼성, '멀티 AI 엔진' 전략 공개

 

삼성전자는 CES 2026 기간 ‘더 퍼스트룩(The First Look)’ 전시관을 통해 'AI 일상 동반자'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하는 약 4억대의 신제품에 AI를 적용하는 한편, 특정 AI 모델이나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는 ‘멀티 AI 엔진’ 전략을 내세워 다양한 AI 모델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CES에서 삼성전자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가 아닌 인근 윈(Wynn) 호텔에 약 4628㎡(약 1400평) 규모의 업계 최대 수준 단독 전시관을 조성했다. 소음과 혼잡이 많은 전시장 환경을 벗어나, 방문객들이 AI 기반의 새로운 일상을 보다 몰입감 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전략적 선택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행사 기간 동안 해당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은 1500여명에 달했다. 전시관은 TV, 가전, 모바일 등 삼성전자의 전 제품과 서비스가 AI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AI 리빙 플랫폼’ 콘셉트로 구성됐으며, 방문객들은 제품 간 경계를 허문 끊김 없는 AI 경험을 직접 체험했다.

 

특히 독립된 대규모 공간을 활용해 전시 동선을 여유롭게 설계하고, 혼잡을 최소화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관람객들이 각 체험의 의미와 기술적 배경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슨트 프로그램도 대폭 강화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제품 전시를 넘어, AI가 일상 전반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미래 생활상을 온전히 전달했다는 평가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CES 2026 라이브에서 기조연설 도중 벤츠와의 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엔비디아·SK하이닉스, 각각 'AI 인프라·AI 메모리'로 맞불

 

로봇과 모빌리티에 이어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기업 간 경쟁이 본격화됐다. AI 인프라 확대를 둘러싼 주도권 싸움이 전면에 부상하며, 차세대 데이터센터와 AI 시스템을 겨냥한 신기술들이 대거 공개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CES 현장에서 “전 세계에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AI 팩토리(AI Factory)’가 더 많이 건설돼야 한다”며 “AI 팩토리를 중심으로 한 인프라는 더욱 거대해질 것이고, 반도체 기업들 역시 그 수혜를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이와 함께 차세대 데이터센터용 칩도 공개하며 AI 인프라 확장 전략을 구체화했다. 이번 CES에서 별도 부스를 마련하고, 피지컬 AI 구현을 겨냥한 신규 AI 모델 ‘알파마요(Alphamayor)’를 공개했다. 알파마요는 자율주행을 포함한 다양한 물리적 AI 환경에 적용 가능한 플랫폼으로,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 방식이라는 점에서 기술 진입 장벽을 크게 낮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메르세데스-벤츠는 알파마요를 적용한 차량을 올해 1분기 미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부스에 전시된 고성능 램. [사진=연합뉴스]

 

메모리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가 고객 전용 프라이빗 전시관을 열고 차세대 AI 메모리 기술을 집중 소개했다. 전시관 중앙에는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4 16단 48GB 실물이 공개됐으며, TSV 기반 16단 적층 구조와 GPU–HBM 결합 패키지 모형도 함께 전시돼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HBM4 16단 제품은 업계 최고 속도인 11.7Gbps를 구현한 HBM4 12단의 확장 모델이다. SK하이닉스는 12단과 16단 라인업을 병행 운영하며, 고객별 AI 시스템 요구에 맞춘 유연한 공급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AI 구현에 최적화된 범용 메모리 제품군도 대거 선보이며 기술 리더십을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온디바이스 AI 환경에 최적화된 차세대 메모리 LPDDR6를 공개해, 기존 제품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크게 개선했음을 부각했다.

 

미래 AI 시스템을 구성하는 메모리 솔루션들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AI 시스템 데모존’도 마련됐다. SK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AI 생태계 전반에서 메모리가 수행하는 핵심 역할과 기술 진화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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