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 대손비용 감소 속 하나 증가…NPL 낙찰가율 65.7%로 하락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올해 3분기까지 17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뒀지만 부실채권 증가에 따른 건전성 부담이 연말 실적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부실이 확대되는 가운데 부실채권 매각가격까지 하락하면서 4분기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7조1019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실적 호조와 별개로 은행권의 자산건전성은 악화하는 추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3분기 말 고정이하여신(NPL)은 7조61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조3285억원보다 1조2848억원 증가했다. 2018년 1분기 이후 8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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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지주 부실채권 경고등 이미지. [사진=챗GPT] |
5대 은행의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지난해 3분기 0.35%에서 올해 3분기 0.40%로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55%에서 0.59%로 높아졌다. 잠재 부실로 분류되는 요주의 여신도 10조5285억원에 달해 향후 추가 부실 발생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지주별 대손충당금 적립 추이는 엇갈리고 있다. KB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1조576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9% 감소했다. 누적 대손비용률도 0.4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6%p 낮아졌다.
그러나 3분기만 놓고 보면 충당금 부담이 확대됐다. KB금융의 3분기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563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8.4% 증가했다. 특히 KB국민은행의 충당금 전입액은 2011억원에서 3315억원으로 64.8% 늘었다. 그룹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69%로 전분기보다 0.02%포인트 높아졌다.
신한금융은 3분기 누적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1조436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5% 감소했다. 대손비용률도 0.42%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그룹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0.72%에서 올해 3분기 말 0.78%로 상승해 향후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하나금융은 충당금 적립 부담이 증가했다. 3분기 누적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조19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4% 늘었다. 하나은행의 누적 충당금 전입액도 5099억원으로 39.4% 증가했다. 그룹 대손비용률은 0.30%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의 3분기 말 고정이하여신은 4조254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5.0% 증가했다. NPL커버리지비율은 90.2%로 낮아졌다. NPL커버리지비율은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비율이 하락하면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 완충력이 약해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금융은 3분기 누적 제충당금순전입액이 1조28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5190억원보다 15.7% 감소했다. 우리은행의 제충당금순전입액도 8090억원에서 7576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그룹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3분기 0.70%에서 올해 0.72%로 상승했고 NPL커버리지비율은 130.0%에서 112.7%로 하락했다.
부실채권 매각시장 여건도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에 부담을 주고 있다. 올해 3분기 국내 NPL 입찰시장의 평균 낙찰가율은 65.7%로 지난해 같은 기간 72.3%보다 6.6%p 낮아졌다. 올해 1분기 71.3%, 2분기 66.2%에 이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4대 은행이 3분기에 매각한 부실채권은 원금 기준 1조49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5% 증가했다. 매각 규모는 확대됐지만 NPL 투자사들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과 담보자산 회수 지연으로 매입가격은 낮아지는 추세다.
부실채권 매각가격 하락은 은행의 손실 회수 여건을 악화시킬 수 있다. 매각가격이 낮아지면 은행이 기대한 수준의 회수금액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부실채권 정리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4분기 실적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신규 부실채권 발생 규모와 충당금 적립 수준을 꼽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 결산 과정에서 기업 차주의 상환 능력과 담보가치 등을 재평가하면서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대출 부실이 확대될 경우 충당금 적립뿐 아니라 부실채권 상각과 매각 과정에서도 은행별 손익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NPL커버리지비율이 하락한 금융지주일수록 기존 충당금 적립 수준과 향후 부실 발생 가능성에 대한 점검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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