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소송 겹친 한국파파존스, 과징금 감당능력 '불투명'

유통·MICE / 주영래 기자 / 2025-10-13 13:33:17
개인정보 유출·차액가맹금 소송·시장점유율 하락 복합작용
현금성 자산 4억원 불과…100억대 과징금 부과되면 생존 위기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국내 피자업계 2위 한국파파존스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 시장경쟁력 약화라는 삼중고에 직면하면서 경영 지속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최대 매출액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가맹점주들이 본사를 상대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을 벌이며 추가 배상금 부담도 예상된다.
 

▲ 서울시내에서 영업중인 한 파파존스 가맹점. [사진=메가경제]


업계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한국파파존스에 대한 과징금 부과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파존스는 지난 9년간 총 3732만 건의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지난해 7월 해킹 사실을 인지하고도 개인정보보호법상 의무인 72시간 내 신고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이 사안을 차기 국정감사의 핵심 의제로 설정할 방침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톡 개인정보 유출 사건 당시 부과된 과징금 151억원을 감안할 때 파파존스 역시 100억원 수준의 중과징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최대 현안인 차액가맹금 소송도 파파존스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법무법인 YK가 주도하는 단체소송은 2019년 12월 이후 지급된 차액가맹금 전액 반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운영 중인 260개 가맹점뿐 아니라 폐점·양도양수 점주까지 소송 범위에 포함됐다.

한국피자헛의 차액가맹금 소송 2심에서 210억원 배상 판결이 나온 바 있어, 대법원 확정 시 파파존스 등 타 브랜드의 '자동 패소'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피자헛 대법원 판결이 연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파파존스의 재무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가성비를 앞세운 후발업체들이 파파존스의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지난해 피자나라치킨공주는 매출 959억원, 영업이익 211억원을 기록해 파파존스 영업이익 34억원의 6배를 넘어섰다. 1인 맞춤형 피자 전문업체 노모어피자도 매출 206억원, 영업이익 86억원으로 파파존스를 압도했다.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는 지난해 매출 2,095억원, 영업이익 51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도미노의 영업이익은 전년 11억원 대비 347.8% 증가한 수치로, 파파존스보다 1.5배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피자 시장이 3~4년 전부터 고가 전략에서 가성비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지만, 파파존스는 여전히 프리미엄 브랜드 포지셔닝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업계 1위 도미노조차 매출 증가율이 1.1%에 그친 상황에서 파파존스가 돌파구를 찾기는 더욱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파파존스의 재무 여력이다. 지난해 기준 현금성 자산이 3억7,056만원에 불과해, 예상되는 과징금과 배상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받은 과징금 14억원도 분할납부(연 6회, 각 2억4,700만원)를 요청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킹 과징금과 차액가맹금이 동시에 확정될 경우 수백억원 규모의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재 재무구조로는 정상 운영이 어려워 구조조정이나 투자유치 등 근본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파파존스가 과징금과 소송 부담을 동시에 감당하지 못할 경우 M&A나 법정관리 등 극단적 시나리오까지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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