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이른 시일내 만나자” 제안에 尹 “의제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
역대 가장 늦은 대통령-당선인 만남…'노태우-김영삼 회동' 18일보다 늦어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이 마침내 첫 회동을 한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과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27일 오전 같은 시각에 각각 브리핑을 통해 “28일 오후 6시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겸해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동에는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배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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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겸한 첫 회동을 한다. 사진은 지난 2019년 7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신임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향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양측 브리핑에 따르면, 청와대는 당선인 측에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윤 당선인과 만났으면 한다”는 문 대통령의 제안을 다시 전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의제없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고 화답하며 회동이 성사됐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25일)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의 연락이 이뤄졌고, 그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실무협의 끝에 장소와 일정을 조율해 최종적으로 일정을 잡았다.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은 이 정무수석의 연락 제안에 대해 보고받자마자 흔쾌히 이 사안에 대해 지속적인 속도감 있는 진행을 주문했다”며 “그것은 코로나, 국민들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 우크라이나 사태가 국내에 미치는 경제적 파장, 안보에 있어서의 국민들의 우려를 덜어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회동에 대해 윤 당선인은 늘 열린 마음이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며 “국민들께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의 만남이 의미가 있으려면 유의미한 결실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늘 일관된 기조였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배석 없이 단독으로 만날지에 대해서는 “따로 두 분이 만나실지 여부에 대해서는 내일 한 번 봐야겠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은 지난 3월 9일 20대 대선이 치러진 지 19일 만에 성사될 예정이다.
두 사람의 대면은 윤 당선인이 지난 2020년 6월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청와대를 찾은 뒤 21개월만이다.
역대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간 회동으로서는 가장 늦게 이뤄진다. 역대 최장 기록이었던 1992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과 김영삼 당시 당선인 간 18일 만의 회동보다 하루가 더 걸렸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지난 16일 첫 오찬 회동을 할 예정이었으나, 예정된 시간을 4시간 앞두고 회동이 전격 무산됐다.
당시 회동 불발의 주된 요인으로는 윤 당선인의 ‘용산 집무실’ 이전 구상, 감사원 감사위원 등 인사권 행사 문제 등을 둘러싼 이견 등이 꼽혔다.
이번 첫 회동에서 윤 당선인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5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 집행 등이 대화 테이블에 오를 수 있을지, 또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배석 없이 단독으로 만나 민감한 정치적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결단하는 계기가 될지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이날 첫 회동은 오찬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대면 시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큰 만찬 형식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여러 의제가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도 커 보인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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