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에이치디씨(HDC)가 계열사에 임대차 거래를 가장한 방식으로 사실상 무이자 자금을 지원한 행위가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8일 HDC가 계열사인 HDC아이파크몰에 임대보증금 명목으로 자금을 제공한 부당지원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71억3000만 원(잠정)을 부과하고, 법인 고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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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위. |
문제가 된 거래는 2006년 체결된 ‘패키지 딜’ 구조의 계약이다. HDC는 아이파크몰 내 일부 매장을 보증금 360억 원에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동시에, 해당 매장의 운영·관리 권한을 다시 아이파크몰에 위임했다. 이에 따라 HDC는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지급하고, 아이파크몰은 운영수익을 HDC에 배분하는 구조가 형성됐다.
공정위는 이 같은 거래가 외형상 임대차 계약이지만, 실질적으로는 HDC가 아이파크몰에 자금을 대여하고 그 대가로 이자를 받는 구조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2006년부터 2020년까지 아이파크몰이 지급한 사용수익을 이자율로 환산하면 연평균 0.3% 수준에 불과해 사실상 무이자 지원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지원이 이뤄진 당시 아이파크몰은 심각한 재무 위기 상태였다. 2005년 기준 영업손실 61억 원, 순손실 215억 원을 기록했으며, 미지급 공사대금과 미수금이 각각 수백억 원에 달하는 등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HDC는 사업구조 전환에 필요한 자금 360억 원을 사실상 저금리로 지원했고, 이후에도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자금대여 형태로 지원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거래는 국세청 과세와 소송을 거쳐 대법원에서도 우회적 자금대여로 최종 판단됐다.
공정위는 이 같은 지원으로 아이파크몰이 장기간 자금을 사실상 무상에 가깝게 활용하면서 경쟁사업자 대비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고 봤다. 실제 아이파크몰은 2011년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해 2014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이후 신규 점포를 개장하는 등 사업 기반을 확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임대차 거래로 위장된 우회적 자금지원 행위를 적발해 제재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형식과 명칭에 관계없이 부당지원행위를 지속 감시하고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재는 그룹 내 우량 계열사가 부실 계열사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시장 경쟁을 저해한 행위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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