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중국 사업 확대 무게…원화 스테이블코인 갈림길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박관호 위메이드 이사회 의장이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서 26년간 이어진 창업자 체제가 막을 내릴 전망이다. 핵심 지식재산권(IP)인 '미르의 전설' 관련 장기 소송을 모두 정리한 직후 9200억원 규모의 경영권 거래가 성사되면서 기업가치를 극대화한 '엑시트'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홍콩계 자본을 배경으로 한 새 최대주주 체제에서 위메이드의 성장축이 기존 블록체인 중심에서 인공지능(AI)과 중국 게임 사업으로 이동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위메이드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온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 역시 향후 경영 전략 변화에 따라 추진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박 의장의 지분 매각 이후 위메이드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에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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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메이드 CI [사진=위메이드] |
위메이드는 지난달 30일 박 의장이 보유한 위메이드 주식 1335만738주(39.33%) 전량을 네오펄스에 매각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거래금액은 약 9200억원으로 주당 매각가는 6만8910원이다.
잔금 납입과 기업결합 심사 등이 마무리되는 오는 10월 30일 거래가 종결되면 네오펄스는 기존 보유 지분을 포함해 40.25%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오른다. 경영권 이전 이후 새 이사회와 경영진이 중장기 사업 전략을 새롭게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거래 시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올해 중국 킹넷과의 '미르의 전설2' 로열티 분쟁을 화해로 마무리하고 약 430억원의 화해금을 수령했다. 이어 액토즈소프트와 진행하던 '미르의 전설2·3' 로열티 지급 청구 소송도 취하하면서 수년간 이어진 핵심 IP 관련 법적 분쟁을 사실상 모두 정리했다.
업계에서는 법적 리스크가 제거되면서 미르 IP 가치가 재평가됐고, 이러한 기대감이 시장가격보다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올해 초 3만원대에서 지난달 1만원대까지 하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주당 매각가는 4배 이상 높은 수준"이라며 "핵심 자산인 미르 IP의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면서 기업가치를 높인 뒤 경영권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업계의 관심은 향후 사업 방향이다.인수 주체인 네오펄스는 국내 법인이지만 홍콩 소재 쉔송 인베스트먼트가 지분 100%를 보유한 투자 플랫폼이다. 업계에서는 알리바바 등 중국 IT·게임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중국 게임 투자와 AI 사업 확대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위메이드가 수년간 육성해온 위믹스 생태계와 블록체인 사업이 새 경영진 아래에서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I 게임 개발과 중국 시장 공략이 핵심 성장전략으로 자리 잡을 경우 투자 재원이 해당 분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중국은 암호화폐 거래와 채굴을 사실상 금지하는 강력한 규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위메이드가 추진해온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에도 관심이 쏠린다. 위메이드는 올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스테이블넷'을 공식 출범하고 관련 협의체에 참여하는 등 제도화 논의에 적극 나서왔다. 위믹스 생태계와 연계한 디지털 결제 인프라 구축도 미래 사업의 한 축으로 제시해왔다.
다만 중국계 자본이 최대주주라는 이유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국내에서 논의 중인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는 발행 인가, 준비자산, 이용자 보호, 내부통제, 자본금 요건 등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고, 특정 국적 자본을 배제하는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오히려 법적 규제보다 새 최대주주의 사업 전략이 더 큰 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록체인보다 AI와 중국 게임 사업에 경영 역량을 집중할 경우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 역시 자연스럽게 우선순위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계 자본이 들어왔다고 해서 위믹스나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며 "현재 시점에서는 규제 리스크보다 새 경영진이 블록체인 사업을 얼마나 핵심 성장축으로 유지할지가 더 중요한 변수"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오는 10월 경영권 이전 이후 새 이사회가 제시할 중장기 성장 전략이 위메이드의 AI·게임·블록체인 사업 간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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