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등 신성장 동력 발굴 기대, 철강 숙제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이 차기 포스코그룹을 이끌 단독 후보로 낙점됐다. 장 회장 후보는 정통 포스코 출신 연구원으로 철강 전문가이다. 장 후보의 취임을 앞두고 외부 인사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최적의 선택이라는 평이다.
13일 포스코 그룹은 메가경제와의 통화에서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낙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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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인화 포스코 그룹 차기 회장 후보. [사진=포스코] |
그간 재계 5위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 최종 명단에는 장 후보를 비롯해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현 한국석유공사 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 김지용 현 포스코홀딩스 미래연구원 원장이 이름을 올렸다. 전통 포스코 맨부터 에너지 각 분야 전문 기업인들이 경합을 펼치고 있었던 것.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총괄하는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2월 7일~8일 양일에 걸쳐 심층 면접을 실시하는 등 50일이 넘는 인선 과정을 거쳐 최종 후보자를 가려냈다.
후추위가 가장 중요시했던 역량은 포코스의 미래 도약과 변화를 위한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었다. 그룹 안팎으로도 글로벌 철강 시황악화로 침체에 빠진 철강업을 살리면서, 철강산업의 탄소 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철강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일찍부터 정통 포스코 맨 출신이면서 그룹 경영직을 역임한 인물이 될 것이란 예측이 나돌았다.
최종 후보에서 빠진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과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등이 가장 유력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김 부회장과 정 부회장이 빠지면서 사실상 장 후보, 전중선 전 포스코 홀딩스 사장,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3파전으로 좁혀졌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비 포스코 출신중 포스코 차기 회장직에 가장 근접했던 권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포스코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통신, 화학 등 다방면에 걸친 전문가이지만 주력사업인 철강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약점을 갖고 있었다.
결국 장 후보는 후추위와 임시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최종 후보로 확정됐고, 오는 3월 2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 여부를 결정받게 된다. 장 후보는 철강, 이차전지, 노사화합, 글로벌 경영에서 정평이 난 인물이다.
그는 1955년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조선해양공학 학·석사 출신이다. 1988년 2월 미국 MIT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당해 6월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입사하면서 포스코그룹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1994년에는 포스코건설로 자리를 옮겨 기반기술연구팀장으로서 연구성과를 건설산업현장에 적용하는 실증연구 업무를 2년간 경험했고, 다시 RIST로 돌아와서 강구조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면서 RIST의 성장을 이끌었다.
이후 2011년 포스코로 자리를 옮겨 신사업실장,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 기술투자본부장(CTO)과 양 제철소의 생산과 품질을 총괄하는 철강생산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2018년 포스코 사장(대표이사)으로 선임되면서 그룹의 철강부문 전체를 총괄하는 철강부문장을 맡았다.
대표이사 선임후 노사관계에서는 사측 대표로 활동하면서 특유의 친화력과 현장중심의 행보를 보이면서 화합의 리더십을 발휘했다. 당시부터 “인자하고 넉넉한 품성으로 구성원들을 아우르며 부드러운 듯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덕장형 리더라는 사내 평가를 받았다.
2018년 권오준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퇴 후에는 CEO 후보로서 당시 최정우 현 회장과 마지막까지 경합한 최종 2인으로 올랐다.
포스코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에도 장인화 사장의 철강 전문성과 글로벌 역량 등을 활용하기 위해 2021년 3월까지 최정우 회장과 포스코그룹을 이끌면서, 코로나팬데믹 상황시 공장폐쇄가 아닌 ‘유연생산ㆍ판매체제’를 도입해 경영위기를 극복하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당시 사업형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했던 포스코의 대표이사 사장으로서 신사업과 마케팅 및 해외 철강 네트워크 구축 등 그룹 경영 전반을 주도하면서, 미래 먹거리와 사업 방향을 제시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특히 철강 외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신사업부문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구조조정을 주도하며 리튬을 포함한 양ㆍ음극재 중심의 그룹의 이차전지소재로의 신성장사업 재편에 기반을 마련하는데 기여했다.
글로벌사업 부문에서는 다양한 해외 네트워크 및 글로벌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법인 경영관리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해 해외사업장 수익상승과 인도네시아(PT.KP 등) 사업 정상화에도 기여했다. 또한 세계철강협회 건설시장개척분과위원회 위원, 기술분과위원회 위원장, 한-인니 경영자 협의회 부회장 역할을 수행하면서 포스코그룹의 위상을 강화했다.
이러한 공적을 인정받아 한림공학원 정회원으로 선정되어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경영 등 일선에서 물러난 시기가 오래됐다는 약점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 2021년 주총 이후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지만, 현재까지 포스코 자문역을 수행하면서 경영감각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메가경제에 전했다.
포스코에 산적한 현안들을 극복해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 전 사장이 회장으로 선임되면 포스코 그룹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과 이사회 논란 그리고 신성장 동력 마련 등의 해결해야 한다. 이를 통해 포스코의 내부결속을 다지면서 장 전 사장이 롱런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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