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코페르닉, 신흥시장 저평가 종목 가치투자에 능통"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미국 가치투자 전문운용사 코페르닉 글로벌 인베스터스(이하 코페르닉)가 종근당 지분 5.02%를 단순 투자 목적으로 취득했다. 투자금액은 596억 원 규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페르닉은 자본시장법상 지분 5% 이상 보유 시 공시 의무에 따라 종근당 주식 취득 사실을 신고했다. 경영권 참여 목적이 아닌 재무적 투자자로서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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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페르닉이 종근당 지분 5.02%를 취득했다. |
코페르닉은 운용자산(AUM) 88억 달러(약 11조 원) 규모의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신흥시장에서 저평가된 우량 기업을 발굴하는 능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른바 시장이 간과하고 있는 기업의 본질 가치를 찾아내 장기 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증권가에서는 코페르닉의 이번 투자가 종근당의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빅파마와의 대규모 기술수출 성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종근당은 지난해 11월 신약 후보물질 ‘CKD-510’을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에 총 13억 500만 달러(약 1조 7,302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계약금과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 상업화 성공 시 판매 로열티를 포함한 금액이다.
CKD-510은 선택성이 높은 비히드록삼산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HDAC6(히스톤 탈아세틸화효소 6) 억제제로, 심혈관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에서 치료 효과를 확인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종근당이 자체 개발한 플랫폼 기술의 우수성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노바티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하면서 종근당은 첫 마일스톤으로 500만 달러(약 69억 원)를 수령할 예정이다. IND 승인은 본격적인 임상시험 진입을 의미하는 만큼, 향후 개발 진척도에 따라 추가 마일스톤 수령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상반기 중 CKD-510 임상 2상 개시 또는 개발 적응증 공개를 예상하고 있다. 개발이 본격화되면 종근당의 밸류에이션 회복은 물론 파이프라인 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란 전망이다.
종근당의 신약 개발 역량은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된 바 있다. 회사는 매출액의 12% 이상을 꾸준히 R&D에 투자하며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해왔다. 최근 5년간 기술수출 계약 규모만 2조 원에 달할 정도로 연구개발 성과가 뚜렷하다.
종근당은 CKD-510 외에도 비만·대사질환, 항암, 중추신경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특히 비만치료제 분야에서는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차세대 GLP-1 계열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종근당이 국내 제약사 중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을 다수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체 플랫폼 기술 기반의 신약 개발 능력이 입증되면서 향후 추가 기술수출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운용사가 자사에 투자한 것은 종근당의 미래 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코페르닉의 종근당 투자를 두고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가치투자 운용사의 국내 제약주 투자는 해당 기업의 성장성과 저평가 매력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며 "종근당의 경우 노바티스와의 협력이 본격화되면서 기업가치 상승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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