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3억 면제’ 삼양사, 대표는 국감 증인대…공정위 리니언시 문턱 높인다

유통·MICE / 심영범 기자 / 2026-09-23 11: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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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운익 대표, ‘담합 등 부당거래’ 증인 채택…전분·전분당 담합 후폭풍
조사 뒤 1순위도 과징금 25% 부담…5~10년 반복 담합 감면도 절반

[메가경제=심영범 기자]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리니언시)의 ‘전액 면제’ 문턱을 높인다. 최근 전분·전분당 가격 담합 사건에서 삼양사가 리니언시를 통해 2103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전액 면제받은 가운데, 이운익 삼양사 대표가 담합 등 부당거래 행위와 관련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면서 리니언시 제도의 실효성과 기업 책임 문제가 동시에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삼양사는 리니언시를 통해 거액의 과징금 부담에서는 벗어났지만, 대표이사가 국감 증인대에 서게 되면서 담합 과정과 경영진의 인지·관리 책임 등을 둘러싼 정치권의 추궁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여기에 공정위까지 조사 개시 이후 자진신고자에 대한 감면 폭을 줄이는 제도 개편에 나서면서 담합 기업의 ‘리니언시 활용법’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 이운익 삼양사 대표이사. [사진=삼양그룹]

 

23일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이날부터 오는 11월 2일까지 입법예고하고, ‘부당한 공동행위 자진신고자 등에 대한 시정조치 등 감면제도 운영고시’ 개정안은 다음 달 13일까지 행정예고한다. 공정위는 자진신고 시점과 사건 적발 기여도를 감면 수준에 반영하고 반복 담합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공정위 조사 개시 전과 후의 1순위 자진신고자를 구분하는 것이다.

 

현재는 공정위 조사 개시 여부와 관계없이 1순위 자진신고자로 인정되면 과징금을 전액 면제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개정안이 시행되면 조사 개시 전 1순위 신고자는 종전처럼 전액 면제를 받지만, 이미 공정위가 담합 혐의를 포착해 조사에 착수한 뒤 협조한 1순위 사업자는 과징금의 75%만 감경받는다. 결과적으로 산정 과징금의 25%는 부담해야 한다.

 

이 대목에서 삼양사 사례가 다시 주목된다.

 

삼양사는 최근 전분·전분당 가격 담합 사건에서 1순위 자진신고자로 인정돼 약 2103억원의 과징금과 시정조치를 면제받았다. 반면 같은 사건에 연루된 다른 업체에는 대규모 과징금이 부과됐다.

 

다만 삼양사가 당시 공정위 조사 개시 전에 자진신고했는지, 조사 개시 이후 협조했는지는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만큼 이번 개정안이 당시 적용됐다면 삼양사가 2103억원을 부담했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조사 개시 전 1순위 자진신고자에 대한 과징금 전액 면제는 개정 이후에도 유지되기 때문이다.

 

다만 신고 시점에 따른 과징금 차이는 상당해질 수 있다. 2103억원을 단순 기준으로 놓고 보면 조사 개시 후 1순위 신고자라면 개정 제도 아래에서는 75%를 감경받고 약 526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특히 이번 국감에서는 삼양사의 담합 책임을 둘러싼 질의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운익 삼양사 대표가 담합 등 부당거래 행위와 관련한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만큼, 전분·전분당 담합의 경위와 내부 통제 체계, 경영진의 인지 여부, 리니언시 신청 과정 등이 주요 질의 대상으로 거론될 수 있다.

 

삼양사 입장에서는 리니언시를 통해 행정제재 부담은 크게 덜었지만, 국회 차원의 책임 추궁까지 피한 것은 아닌 셈이다. 특히 공정위가 리니언시 제도를 손보는 시점과 국감이 맞물리면서 ‘담합 적발을 위한 신고 유인’과 ‘담합 기업에 대한 제재 실효성’ 사이의 균형도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상습 담합 기업에 대한 리니언시 혜택도 축소된다.

 

현행 제도는 자진신고 감면을 받거나 담합으로 공정위 제재를 받은 사업자가 5년 이내 다시 담합을 저지를 경우 감면을 제한한다. 그러나 5년을 넘기면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허점이 있었다.

 

개정안은 과거 제재나 감면 이후 5년을 넘겼더라도 10년 이내 다시 담합한 사업자는 정상적인 감면액의 절반만 인정하도록 했다. 조사 개시 전 1순위라 하더라도 전액 면제가 아닌 50% 감경에 그치고, 조사 개시 후 1순위는 37.5%, 2순위는 25%만 감경받게 된다.

 

공정위는 또 과거 담합과 다른 사업 분야에서 새로운 담합을 저지르더라도 반복 담합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감면 제한 범위를 확대한다. 합병·분할·영업양도 등을 통해 담합 관련 사업을 승계한 기업에도 과거 담합 이력이 따라가도록 해 법인 재편을 통한 제재 회피도 차단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과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2027년 1분기 중 시행령과 감면고시 개정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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