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복 “국토위 소관 벗어난 정치 공세” 반발…여야 의사진행 발언 맞서며 고성
‘신분은 국가직, 예산은 지방 부담’ 구조적 모순 노출…제도 도입 책임론까지 확산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과 사과의 진정성을 둘러싸고 여야가 감사 시작 직후부터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지난 19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첫 질의자로 나선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은 추 지사의 과거 발언을 정조준했다. 김 의원은 “소방관에게 지울 수 없는 모욕적 망언을 한 데 이어 ‘사과하라니까 사과한다’는 식의 2차 가해를 저질렀다”며 “속칭 ‘개사과’와 다를 바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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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9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김종양 의원실 제공] |
이번 논란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비롯됐다. 당시 추 지사는 국가직 소방공무원 전환 이후 가중된 지방재정 부담과 국비 지원 부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소방 예산을 “골치 아픈 재정 빨대”라고 비유해 소방 조직과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김 의원은 “소방관과 관련한 일련의 언행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진솔한 심정을 표명하라”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추 지사는 “국가직화 이후 인건비와 소방안전교부세 확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재정적 한계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온 표현”이라고 설명하면서도 “마음에 상처를 입은 소방관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답했다.
추 지사의 답변 직후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반격에 나섰다. 문 의원은 “경기도의 교통 인프라와 주거·국토 행정을 점검해야 할 국토위 국감장에서 소관 업무와 무관한 행안위 발언을 끄집어내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질의 내용의 타당성을 문제 삼았다. 이에 김 의원이 “도지사를 대변하러 국감장에 들어왔느냐”고 맞받아치면서 회의장 내 여야 의원 간 고성이 오가는 등 신경전이 격화됐다.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이 소방 이슈의 전면에 나선 배경으로 그의 치안·행정 이력에 주목하고 있다. 김 의원은 행정고시(29회) 출신으로 경찰에 입문해 경기지방경찰청장과 한국인 최초 인터폴 총재를 지낸 치안 행정 전문가다.
재난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은 상호 지휘체계를 존중하며 인명 구조와 현장 통제를 공동 수행하는 밀접한 관계인 만큼, 현장 대원들의 사기 저하와 지자체장의 인식 문제를 묵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정책 추진 이력과의 정합성을 둘러싼 비판도 제기됐다. 추 지사는 지난 2017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로서 소방 인력 확충과 특수 장비 보강을 강력히 촉구한 바 있다. 이어 문재인 정부 시기 당정 협의를 거쳐 2020년 4월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을 입법화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다.
김 의원 측은 과거 제도 도입을 이끌었던 정치인이 재정 이양의 구조적 결함을 해결하는 대신 현장 집행 조직을 재정 낭비의 주체처럼 묘사한 것은 전형적인 책임 회피라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2020년 단행된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의 기형적 재정 구조가 갈등의 뇌관으로 지목된다. 신분은 국가직으로 일원화됐으나, 인건비와 소방 장비 유지관리 비용의 80% 이상을 여전히 광역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반쪽짜리 국가직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담배 개별소비세와 연동된 소방안전교부세 확충 법안이 국회에 계류된 상태에서 중앙정부의 보통교부세 이전마저 제한되자, 지방정부 수장으로서 체감하는 재정적 압박이 거친 수사로 표출됐다는 해석도 상존한다.
여야의 설전은 단순한 정쟁을 넘어 중앙과 지방 간 재정 분권 및 특수직 공무원의 처우 개선이라는 제도적 과제를 국감장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중앙정부의 보통세 지원 확대와 소방안전교부세율 인상 등 국회 차원의 실질적 입법 조치가 병행되지 않는 한, 지자체 재정 압박과 소방관 처우를 둘러싼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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