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웰푸드·롯데칠성·호텔롯데도 수익성 개선…해외사업·경영 효율화 원동력
신동빈 회장 "선택과 집중·본원적 경쟁력 강화"…비핵심사업 효율화·AI 활용 주문
[메가경제=심영범 기자]롯데그룹이 주요 계열사의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2분기 롯데쇼핑을 비롯해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롯데호텔앤리조트 등 유통·식품·음료·호텔 계열사가 외형 성장과 함께 영업이익을 크게 늘리면서 그룹 전반의 실적 회복세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소비 회복, 해외사업 확대에 더해 저효율 사업 정리와 비용 효율화가 맞물리면서 매출보다 이익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하반기 VCM에서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주문한 가운데 롯데가 외형 확장에서 벗어나 핵심 사업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경영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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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그룹이 주요 계열사의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2분기 롯데쇼핑을 비롯해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롯데호텔앤리조트 등 유통·식품·음료·호텔 계열사가 외형 성장과 함께 영업이익을 크게 늘리면서 그룹 전반의 실적 회복세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사진=롯데그룹] |
◇ 백화점이 롯데쇼핑 실적 견인…외국인 관광객·패션 소비 '효과'
롯데쇼핑의 실적 개선을 이끈 핵심 사업은 백화점이다.
2분기 백화점 사업 매출은 89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다. 영업이익은 1197억원으로 84% 증가했다.
특히 백화점 사업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롯데쇼핑 전체 영업이익을 웃돌았다. 마트와 e커머스, 컬처웍스 등 일부 사업에서 발생한 손실을 백화점 사업의 수익성이 상쇄하는 구조가 나타난 것이다.
국내 백화점 매출은 8556억원으로 8.8% 늘었고 영업이익은 1123억원으로 77.6% 증가했다.
본점과 잠실점 등 주요 대형 점포를 중심으로 고객 유입이 증가한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확대가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패션을 중심으로 식품·잡화 등 전 상품군의 판매가 고르게 증가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소비가 회복되면서 백화점 업계에서는 외국인 매출이 주요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서울 주요 점포의 경우 관광객 유입과 고가 패션·뷰티 상품 판매가 동시에 증가하면서 객단가 개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외 백화점 사업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랐다.
2분기 해외 백화점 매출은 3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4억원으로 309.7% 급증했다.
베트남 사업의 성장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6분기 연속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50억원을 기록했다.
현지화 관리총매출 기준으로 베트남 매출은 26%, 인도네시아 매출은 5% 증가했다.
국내 소비 회복뿐 아니라 해외 현지 사업의 수익성이 함께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롯데쇼핑의 실적 구조가 과거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홈쇼핑도 '이익 중심 경영' 효과…적자 사업은 체질 개선
홈쇼핑도 롯데쇼핑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롯데홈쇼핑의 2분기 매출은 23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99억원으로 62.7% 늘었다.
건강식품과 뷰티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상품군의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동시에 판매관리비를 줄이면서 이익률을 끌어올렸다.
반면 마트와 e커머스 등 일부 사업은 여전히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마트는 2분기 매출이 1조3295억원으로 2.6% 증가했지만 3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국내 매출이 회복되면서 적자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축소됐다.
e커머스 매출은 262억원으로 1.5% 감소했지만 영업손실은 74억원으로 전년보다 10억원 줄었다. 패션·뷰티 등 핵심 카테고리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광고 수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롯데하이마트는 매출 5911억원, 영업이익 1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0.7% 감소했다. 지난해 부가가치세 환급에 따른 일회성 기저효과가 반영된 영향이다.
롯데컬처웍스는 국내 영화 흥행과 티켓·매점 객단가 상승에 힘입어 매출이 15.5% 증가한 106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콘텐츠 사업에서 발생한 일회성 손실로 13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결국 롯데쇼핑의 실적 개선은 모든 사업이 일제히 좋아졌다기보다 수익성이 높은 핵심 사업의 이익 확대와 적자 사업의 손실 축소가 동시에 진행된 결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국내외 백화점의 견조한 실적과 전사적인 수익성 개선 노력이 어우러져 2분기 및 상반기 모두 의미 있는 실적 반등을 이뤄냈다”며, “앞으로도 핵심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지속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롯데웰푸드도 '깜짝 실적'…해외사업 영업익 133% 급증
식품 계열사 롯데웰푸드 역시 올해 2분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롯데웰푸드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1557억원, 영업이익 64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8.5%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361억원으로 130.1%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2조1831억원, 영업이익은 1005억원으로 각각 7.0%, 98.0% 증가했다.
롯데웰푸드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해외사업이다.
2분기 해외법인 매출은 31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96억원으로 133% 늘었다. 해외사업이 외형뿐 아니라 이익 성장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 셈이다.
인도에서는 마하라슈트라주 푸네 빙과 신공장의 가동률을 높이면서 성수기 공급 물량을 확대했다. 건과 부문에서는 롯데 초코파이 판매 호조가 이어졌다.
카자흐스탄 역시 현지 매출과 수출이 동시에 증가하면서 해외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국내에서는 빼빼로와 자일리톨, 칸쵸, 월드콘 등 핵심 브랜드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했다. 이른 무더위에 따른 빙과류 판매 증가도 매출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비용 구조 개선이 핵심이었다.
포장재와 원유 등 주요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저효율 SKU와 판매 채널을 정비하고 물류·구매 프로세스를 효율화했다. 이를 통해 원가 부담을 흡수하면서 이익률을 개선했다.
증권가에서도 롯데웰푸드의 실적 개선을 구조적인 변화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최근 증권사들은 해외 성장과 국내 비용 구조 개선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했다.
◇ 롯데칠성도 이익 성장…'제로·RTD·해외' 삼각편대
롯데칠성음료 역시 상반기 수익성을 개선했다.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2조6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37억원으로 18.6% 늘었다.
음료 부문에서는 스포츠음료와 탄산, 커피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스포츠음료 매출은 이른 무더위와 야외활동 증가 등에 힘입어 8.5% 증가했다. 탄산음료는 제로 트렌드와 계절적 성수기 효과로 3.1% 성장했고 커피음료는 RTD 커피 수요와 신제품 효과에 힘입어 4.1% 증가했다.
해외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밀키스와 레쓰비, 알로에주스 등 주요 제품이 미국과 러시아, 유럽, 동남아 등 50여개국에서 판매되면서 음료 수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했다.
주류 부문에서는 RTD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올랐다.
롯데칠성음료는 '순하리진'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재정비하고 유자·상그리아 등 제품군을 확대했다. 그 결과 RTD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3.3% 급증했다.
주류 사업의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도 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6% 증가했다.
즉 롯데칠성 역시 단순히 제품 가격을 올려 매출을 늘리는 방식보다 소비 트렌드에 맞춘 제품 포트폴리오와 해외시장 확대를 통해 이익 기반을 넓히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 호텔롯데도 실적 반등…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효자'
관광 수요 회복의 수혜는 호텔사업에서도 나타났다.
호텔롯데 호텔사업부인 롯데호텔앤리조트는 2분기 매출 4172억원, 영업이익 320억원을 기록했다. 모두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수준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83.8% 급증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7657억원으로 12.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76억원으로 무려 533.1%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상반기 외국인 투숙객은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고 객실 부문 매출은 13.5% 늘었다. 베트남과 미국 등을 중심으로 해외 체인 호텔 매출도 10.4% 증가했다.
백화점과 호텔의 실적이 동시에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롯데그룹 입장에서 의미가 크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쇼핑과 숙박이라는 서로 다른 사업의 매출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행 수요 회복이 이어질 경우 롯데면세점과 호텔 등 관광 관련 사업의 실적 개선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 롯데그룹, '매출 성장'에서 '수익성 개선'으로 전략 전환
주요 계열사의 실적을 종합하면 롯데그룹의 실적 개선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정리된다.
첫째는 외국인 관광객과 소비 회복이다.
롯데쇼핑 백화점과 롯데호텔앤리조트의 실적 개선에서 확인되듯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소비와 숙박 수요를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
둘째는 해외사업 성장이다.
롯데웰푸드는 인도와 카자흐스탄에서 외형과 이익을 동시에 키웠고, 롯데쇼핑 역시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 백화점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셋째는 경영 효율화다.
저효율 상품과 판매 채널을 정리하고 물류·구매 구조를 개선하는 등 비용을 통제하면서 매출 증가보다 영업이익이 더 빠르게 늘어나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롯데웰푸드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률이 5.6%까지 상승했다는 점도 이 같은 변화를 보여준다. 증권가에서는 단순한 원가 하락보다 비용 구조 자체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 신동빈 회장, 하반기 '본원적 경쟁력' 주문
롯데그룹의 하반기 경영 방향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질 전망이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하반기 VCM에서 그룹의 핵심 과제로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신 회장은 상반기 그룹 전반의 실적이 개선됐지만 외부 자본시장의 평가는 여전히 냉정하다고 진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10년간 그룹의 사업 경쟁력이 정체된 점을 지적하며 선택과 집중, 끊임없는 개선과 혁신, 경영 기본에 충실할 것을 강조했다.
비핵심사업에 대해서는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핵심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메시지도 내놨다.
투자 역시 무조건적인 외형 확장보다는 수익성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투자 타당성과 수익성을 철저히 검증하고 재무건전성을 고려한 범위 내에서 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롯데그룹이 추진해온 사업 재편의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과거 롯데가 유통·식품·화학·관광 등 다양한 사업군에서 외형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다면, 앞으로는 각 사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높이고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정리하는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 AI 에이전트까지 활용…'성장 방식' 자체 바꾼다
신 회장은 하반기 경영환경의 변수로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AI 기술 발전을 꼽았다.
특히 AI 에이전트의 현업 적용 가능성을 직접 점검하면서 그룹 전반의 AI 활용 확대 의지를 내비쳤다.
롯데는 수요 예측과 글로벌 시장 전망 분석 등 다양한 업무에 AI 에이전트를 활용하고 있다.
단순한 업무 자동화를 넘어 상품 수요를 예측하고 시장 변화를 분석하는 데 AI를 활용할 경우 유통·식품·호텔 등 소비재 사업의 의사결정 속도와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결국 롯데가 추진하는 체질 개선은 비용 절감에만 머물지 않을 전망이다.
핵심 브랜드와 해외사업을 키우는 동시에 비효율 사업을 정리하고, AI 등 새로운 기술을 경영 전반에 접목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높이는 것이 하반기 전략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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