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이승선 기자] "2시간만에 경쟁률 100대1 돌파."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 기대주인 카카오게임즈가 일반 공모주 청약 첫날부터 뜨거운 청약 열기를 보여주고 있다.
1일 오전 개별 증권사 기준 경쟁률은 이미 SK바이오팜의 첫날 청약 경쟁률을 넘어 200대 1을 돌파했으며 청약 증거금은 벌써 2조원 가까이 몰린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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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개요.[그래픽= 연합뉴스] |
카카오게임즈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번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는 공동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에 각각 176만주와 128만주가 배정됐고, 인수회사인 KB증권에 16만주가 배정됐다.
오전 10시 20분 기준으로 삼성증권에서 집계된 청약 경쟁률은 약 100대 1을 나타냈다. 청약 시작 2시간 20분 만에 1조5천억원의 증거금이 모인 셈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공동 대표주관회사인 삼성증권에는 오전부터 청약이 대거 몰리면서 청약서비스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이날 오전 9시34분 청약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 뒤 약 20분 만에 재개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이용이 지연되면서 일반 주식 거래를 위한 고객들의 항의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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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게임즈 로고.[로고= 연합뉴스] |
가장 많은 청약 물량이 배정된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청약 서비스가 개시되기도 전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객장 안 의자가 꽉 차고 줄까지 서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청약 배정 물량이 가장 적은 인수회사인 KB증권의 경우 청약 시작 2시간여 만에 경쟁률이 200대 1을 돌파했다.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KB증권에서 집계된 청약 경쟁률은 232대 1로 나타났다. 이는 통합 기준으로 집계한 SK바이오팜의 청약 첫날 경쟁률(61.93대 1)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청약 신청 주식 수로 산출한 KB증권의 청약 증거금은 대략 4500억원 규모로 추정됐다.
이날 카카오뱅크에 대출 신청 고객이 일시적으로 몰리면서 간헐적으로 접속이 지연되는 이례적인 현상도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게임즈 일반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기 위해 신용대출을 받으려는 고객들이 갑자기 몰린 영향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게임즈는 앞선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경쟁률이 1479대 1로 집계됐다고 31일 밝혔다. 지난 1999년 공모주 배정에 대한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후 국내 IPO 사상 최고 경쟁률이다.
공모 과정에서 신주 총 1600만 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번 공모 참여 물량의 100%가 공모 희망범위 2만원부터 2만4000원 사이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공모가는 희망 범위 최상단인 2만4천원으로 결정됐다.
전체 공모 참여 기관의 80%에 육박하는 1366곳이 희망 범위 상단을 초과하는 가격을 제시한 점을 감안하면 좀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도 있었으나, 향후 공모 과정 등을 고려해 시장 친화적인 가격으로 공모가를 결정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진 상태다. 더욱이 시장에 공모주 청약을 위한 '실탄'이 넘치는 상황이다.
주식 투자를 위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최근 50조원을 돌파했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잔고는 16조원을 넘어섰다.
또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 역시 60조원을 넘어서면서 연초 대비 20%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카오게임즈의 공모 과정에 관심이 쏠리면서 상장 이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앞서 상반기 IPO 최대 기대주였던 SK바이오팜의 경우 지난 7월 2일 시초가를 공모가의 2배로 결정한 뒤 연거푸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공모가 대비 주가 수익률이 300%를 넘어서기도 했다.
다만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SK바이오팜과 비교해 의무 보유 확약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는 점에서 향후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카카오게임즈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의무보유 확약(15일∼6개월)에 참여한 기관의 신청 수량은 총 신청 수량 대비 58.59%로 집계됐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의 의무보유 확약 수량 자체가 적은 수준은 아니지만, SK바이오팜(81.15%)과 비교하면 비중은 확실히 낮은 편이다. 상장 이후 주가가 급등하면 차익 실현을 위한 기관 물량이 풀릴 수 있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26일 온라인 하반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사의 핵심 경쟁력과 앞으로의 사업 전략 및 비전을 발표했다.
남궁훈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카카오게임즈는 국내 게임사로 ‘유일’하게 모바일 및 PC 온라인을 아우르는 막강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며, 퍼블리싱, 개발력을 포함한 밸류체인을 완성하며 탄탄한 게임 기업으로 성장해왔다”며, “신사업 육성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해가고 있으며,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국내 대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의 게임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16년 출범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여줬다.
국내외를 망라하는 퍼블리싱 능력과 하드코어부터 캐주얼까지 아우르는 개발력, 다양한 분야의 게임 외 신사업 육성을 통해 지속 성장을 꾀해 왔다. 이번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종합 게임사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밴드 상단 기준 최대 3840억 원의 공모자금을 운용하게 된다.
이 자금은 종합 게임사로서 국내외 게임 시장에서의 위상을 제고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 개발력 강화, ▲ 신규 IP 포함 라인업 확보, ▲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투자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상당수 일반투자자들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마련했다는 뜻)을 한다고 해도 카카오게임즈의 신주 받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사상 최고 경쟁률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럴 경우 1억원을 청약증거금으로 넣는다고 해도 신주를 2주(주당 2만4천원)밖에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다.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 가격 시초가 후 상한가)을 한다 해도 손에 쥐는 수익금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중장년층보다 상대적으로 '총알'이 부족한 20∼30대에게 인기 공모주 청약은 단지 '꿈의 그라운드'에 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결국, SK바이오팜에 이어 카카오게임즈 역시 기업공개(IPO)에 따른 수익이 기관 투자자와 부유한 고액 자산가에게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번에도 '영끌' 개미 투자자가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2일까지 이틀간 일반 투자자 공모주 청약을 거쳐 9월 안에 상장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코스닥 상장예정일은 오는 1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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