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공방] 엘앤에프, '테슬라 계약 축소' 인지 시점 논란…금감원 압수수색에 공시 적정성 재점화

에너지·화학 / 박제성 기자 / 2026-07-29 10:57:57
3조8347억원 계약이 973만원으로…금감원, 엘앤에프 '인지 시점' 정조준
정정공시 한 달 전 1281억원 자사주 처분…공시 적정성·손실 회피 여부가 핵심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엘앤에프가 미국의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와 체결한 3조8000억원대 양극재 공급계약이 사실상 무산된 뒤 계약금을 무려 973만원으로 정정 공시한 사안을 둘러싸고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하 금감원)이 한국거래소를 압수 수색해 공시 적정성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양극재는 배터리 핵심소재 중 하나로 용량, 주행거리, 수명, 출력을 좌우한다.

 

▲[사진=챗GPT4]

 

금감원은 최근 한국거래소를 압수수색해 엘앤에프의 공급계약 공시자료와 소명서, 거래소 공시 심사 과정에서 작성된 내부 자료 등을 확보했다. 거래소가 수사 대상이라기보다는 공시 심사와 관련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참고인 성격의 자료 확보 차원에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회사가 테슬라 공급계약의 사실상 이행이 어려워졌다는 점을 언제 처음 인지했는지 그리고 그 사실을 투자자에게 제 때 알리지 않은 상황에서 자사주를 왜 처분했는지가 이번 수사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에 대해 엘앤에프는 "계약 이행 상황은 분기·반기보고서와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속적으로 공시했고, 자사주 매각 역시 계약 정정공시와 무관하게 장기간 준비된 자금조달 계획이었다"며 손실 회피 목적의 매각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 3조8347억원 '초대형 계약'이 973만원으로…금감원, 축소 인지 시점 '정조준'

 

수사의 출발점은 엘앤에프가 지난 2023년 2월 공시한 테슬라와의 공급계약이다. 

 

당시 회사는 2024~2025년 하이니켈(고함량 니켈) 양극재를 공급하는 3조8347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규모는 직전 사업연도 매출의 약 395%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계약 종료를 불과 이틀 앞둔 2025년 12월 말 엘앤에프는 계약금액을 973만원으로 대폭 낮추는 정정공시를 냈다. 

 

회사는 공급 물량 변경에 따라 실제 납품 금액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당초 계약이 사실상 이행되지 않은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금감원은 특히 정정공시 이전 진행된 자사주 처분 과정에도 주목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2025년 12월 2일 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자사주 100만주를 처분해 약 1281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수사당국은 회사가 대규모 계약의 축소 가능성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이러한 중요 정보를 시장에 알리지 않은 상태에서 자사주를 처분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 "계약 축소 언제 알았나"가 수사 핵심…엘앤에프 "적법 공시·손실 회피 아니다"

 

업계는 이번 사안의 핵심이 단순한 계약 변경이 아니라 '중대한 계약 변동을 회사가 언제 인지했고 그 시점에 공시 의무가 발생했는지'가 핵심 쟁점 사안으로 본다. 

 

장기 공급계약의 경우 계약 이행 가능성이 실질적으로 달라졌다면 투자자에게 이를 적시에 알렸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는 것이다.

 

엘앤에프는 관련 의혹에 대해 공식 해명에 나섰다. 회사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구체적인 조사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정정공시는 관련 법령과 공시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졌으며 계약 이행 현황 역시 정기보고서를 통해 지속적으로 공시했다"고 밝혔다.

 

자사주 처분 시점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회사는 "2024년 11월부터 자사주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단계적으로 검토했으며, 주관사들과의 협의를 거쳐 장기간 준비한 끝에 지난해 12월 자사주 처분을 결정했다"며 "정정공시 이전 손실 회피를 목적으로 자사주를 매각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금감원 수사가 장기 공급계약 이행 가능성에 대한 내부 보고 시점과 경영진 인지 시기, 공시 의사결정 과정까지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할 수 밖에 없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엘앤에프의 개별 사안을 넘어 장기 공급계약 공시 기준과 투자자 보호 체계 전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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