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의 빅마켓 공략기②] 1조 매출 복귀 푸드빌…美 시장 깃발 꽂기 나서

유통·MICE / 심영범 기자 / 2026-08-12 10:5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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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위기 후 고강도 체질 개선…2025년 매출 1조208억원으로 7년 만에 ‘1조 클럽’ 복귀
美 법인 매출 1946억원으로 42% 급증…조지아 공장 가동하며 현지 공급망 구축
2030년 북미 1000개점 목표…글로벌 투자 확대 따른 수익성 개선 과제

[메가경제=심영범 기자]CJ그룹이 식품과 뷰티, 콘텐츠를 아우르는 ‘K컬처’ 사업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비비고와 뚜레쥬르를 통한 K푸드, CJ올리브영을 중심으로 한 K뷰티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단순한 제품 수출을 넘어 한국 문화와 소비 경험을 함께 판매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북미 시장을 핵심 거점으로 삼아 현지 생산·유통망 확대와 오프라인 매장, 콘텐츠 행사 등을 연계하며 글로벌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K콘텐츠를 통해 형성된 관심을 K푸드와 K뷰티 소비로 확장하는 ‘K컬처 밸류체인’을 강화하고 있는 CJ의 글로벌 사업 전략과 성과를 짚어본다.-편집자주-

 

 

한때 실적 악화와 재무 부담으로 매각설까지 거론됐던 CJ푸드빌이 고강도 체질 개선을 거쳐 실적 정상화에 성공한 데 이어 글로벌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국내 사업과 점포를 정리하고 뚜레쥬르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집중한 결과, 2025년 매출은 1조208억원으로 7년 만에 1조원대를 회복했다. 

 

특히 미국 법인은 매출이 1946억원으로 42% 급증하며 8년 연속 흑자를 이어가는 등 글로벌 사업의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CJ푸드빌은 미국 조지아주에 연간 최대 1억개 생산이 가능한 현지 공장을 구축하고 가맹점 확대에 나서는 한편,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F&B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빕스와 올리페페 등 수익성 높은 외식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해외 성장과 국내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 뚜레쥬르 ‘매디슨 스퀘어 파크점’ [사진=CJ푸드빌]

 

◇ ‘매각설’ CJ푸드빌, 체질 개선으로 재무 정상화

 

CJ푸드빌의 현재 모습은 수년 전과 크게 달라졌다.

 

CJ푸드빌은 2020년 수익성이 낮은 빕스 점포를 대거 정리하고 계절밥상에서 철수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직영점 중심의 고정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브랜드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식이었다.

 

투썸플레이스 지분을 전량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 것도 재무구조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 외형 확대에 치중하면서 누적됐던 고정비와 차입 부담을 줄이고, 현금 창출력이 높은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실적 개선은 빠르게 나타났다. 2020년 4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CJ푸드빌은 2021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영업이익을 꾸준히 늘리며 2024년에는 5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25년에는 매출 규모 자체가 다시 1조원을 넘어섰다. CJ푸드빌의 지난해 매출은 1조208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2% 증가했다. 2018년 이후 7년 만에 다시 ‘1조 클럽’에 복귀한 것이다.

 

다만 수익성은 일시적으로 주춤했다. 미국 공장 가동 준비를 비롯한 글로벌 인프라 투자와 현지 인력 채용 확대, 국내 원재료 수급 비용 상승 등이 겹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0% 감소했다. 

 

◇ 해외 매출 성장 이끄는 뚜레쥬르…미국이 핵심

 

재무구조를 정상화한 CJ푸드빌이 다음 성장동력으로 선택한 것은 해외시장이다.

 

현재 CJ푸드빌의 글로벌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은 미국이다. 미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몽골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CJ푸드빌 해외법인 매출은 278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1% 증가했다. 이 가운데 미국법인 매출은 1946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2% 급증했다. 미국법인은 2018년 흑자 전환 이후 8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며 해외사업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 뚜레쥬르의 성장 방식도 기존과 달라졌다.

 

초기에는 LA와 뉴욕 등 대도시와 한인 상권을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했다. H마트 등 현지 한인 유통망에 입점하는 숍인숍 방식도 적극 활용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독 매장 중심으로 출점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한인 고객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소비자를 직접 공략하는 형태로 사업 모델을 확장하는 것이다.

 

출점 지역 역시 넓어지고 있다. 기존 대도시 중심에서 미시간주 등 중서부 지역으로 영토를 확대하며 미국 전역에 촘촘한 가맹망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하이오주와 미시간주 등 신흥 상권까지 진출하면서 ‘한인 상권 중심 K-베이커리’에서 ‘현지 대중 베이커리 브랜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 매장보다 공장 먼저…조지아 생산기지가 승부처

 

CJ푸드빌의 미국 사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생산 인프라에 대한 선제적 투자다.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 기업은 매장을 먼저 늘린 뒤 판매량이 증가하면 생산시설을 확충하는 방식을 택한다. 반면 CJ푸드빌은 대규모 생산기지를 먼저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가맹점 확대에 나서는 전략을 선택했다.

 

CJ푸드빌은 미국 조지아주 홀카운티 게인스빌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구축했다. 약 9만㎡ 부지에 들어선 공장은 냉동생지와 케이크 등 베이커리 제품을 연간 최대 1억개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당초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됐으며 현재 본격적인 생산체계를 갖췄다.

 

조지아 공장의 의미는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내 매장이 증가할수록 한국에서 제품을 생산해 운송하는 방식에는 물류비와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한계가 발생한다. 현지 생산체계를 갖추면 제품 공급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물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관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가맹점 확대에 필요한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CJ푸드빌은 조지아 공장을 북미 뚜레쥬르 사업의 핵심 생산거점으로 활용해 미국 전역에 제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생산과 물류, 품질관리를 현지에서 통합하면서 가맹사업 확대에 필요한 기반을 갖춘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공장이 향후 미국 사업의 ‘레버리지’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시설의 가동률이 올라가고 가맹점 수가 증가할수록 고정비가 여러 매장에 분산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200개→1000개’…미국 출점 속도전

 

현재 CJ푸드빌이 미국 시장에서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출점 속도다.

 

미국 뚜레쥬르는 올해 200개 매장을 넘어섰다. 2030년까지 1000개 매장을 확보하려면 앞으로 4년여 동안 현재 매장의 약 5배 수준으로 가맹망을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 CJ푸드빌은 단독 매장과 가맹점 중심의 확장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생산 인프라가 갖춰진 만큼 이제는 가맹점 확보와 운영 효율화가 핵심 과제가 된 것이다.

 

CJ푸드빌은 이미 미국 시장에서 가맹 중심 사업모델을 구축해 왔다. 가맹점 비중을 높이면 직영점에 비해 초기 투자와 고정비 부담을 낮추면서도 매장 수를 빠르게 늘릴 수 있다.

 

최근에는 단순히 매장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거점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출점 전략을 세분화하고 있다. 대도시 핵심 상권에 집중하기보다 중소도시와 신흥 상권에 진출해 지역별 가맹망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최근 미국 중서부 지역 출점 확대 역시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다.

 

◇ ‘부드러운 빵·다품종’으로 현지 소비자 공략

 

미국에서 뚜레쥬르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제품 전략도 자리하고 있다.

 

미국 현지 베이커리 시장은 바게트나 식사빵 등 비교적 품목 수가 제한적인 매장이 많은 반면, 뚜레쥬르는 한 매장에서 빵과 케이크, 페이스트리, 디저트 등 수백 종의 제품을 선보이는 다품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국에서 개발된 제품을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게 판매하면서도 K-베이커리라는 차별화된 정체성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진한우유크림빵과 생크림케이크 등 부드러운 식감의 제품이 현지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김치고로케와 단팥빵 등 한국적인 식재료를 활용한 제품 역시 K컬처와 K푸드에 대한 관심과 맞물리며 브랜드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뚜레쥬르의 미국 사업은 단순히 한국 베이커리를 수출하는 단계에서 현지 소비자의 취향과 한국적 브랜드 정체성을 결합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뚜레쥬르 캄보디아 2호점 뚤뚬뿡점. [사진=CJ푸드빌]

 

◇ 동남아도 수익성 확보…‘글로벌 포트폴리오’ 구축

 

미국이 CJ푸드빌의 최대 성장시장이라면 동남아는 안정적인 해외 수익 기반으로 평가된다.

 

인도네시아 뚜레쥬르는 자카르타를 비롯한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2022년 흑자 전환 이후 수익성을 확보하면서 미국과 함께 해외사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 지난해 인도네시아 법인 매출은 5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베트남 법인 역시 29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18% 성장했다.

 

몽골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현지 사업자와 협력하며 자본 부담을 상대적으로 낮추면서 해외 영토를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CJ푸드빌은 미국에서는 직접적인 가맹사업 확대를, 동남아와 일부 국가에서는 현지 파트너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시장별 전략을 달리하고 있다.

 

◇ 국내는 ‘외형’보다 수익성…빕스·올리페페 집중

 

해외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CJ푸드빌은 과거 외형 확대 과정에서 수익성이 낮은 매장을 정리한 이후 빕스와 더플레이스, 제일제면소 등 핵심 외식 브랜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빕스는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면서 매장 수를 다시 늘리고 있다. 2022년 25개 수준이던 빕스 매장은 현재 34개까지 확대됐다.

 

출점 지역도 무작정 늘리는 방식이 아니다.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 등 가족 단위 고객이 많고 안정적인 유동인구를 확보할 수 있는 상권을 중심으로 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신규 브랜드 육성에도 나섰다. 지난해 말 선보인 이탈리안 브랜드 ‘올리페페’는 정통 이탈리안 콘셉트를 앞세워 차별화에 나섰다.

 

석재와 화덕 등을 활용한 공간 구성과 함께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 피에노, 콘파냐, 티라미수 등 이탈리아 현지 식문화를 강조한 메뉴를 선보이며 기존의 한국식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차별화를 꾀했다.

 

이는 국내 외식시장에서 무리한 점포 확장보다 브랜드당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글로벌 경영진 전진 배치…‘투자→수익’ 전환이 관건

 

경영진 변화도 CJ푸드빌의 글로벌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가 CJ푸드빌 대표를 겸직하면서 글로벌 사업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 대표는 CJ푸드USA 시절 현지법인 운영과 슈완스 인수 이후 전략을 주도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사업에는 재무 전문가도 전진 배치됐다. 올해 7월부터 안승준 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글로벌 베이커리 사업본부장과 미국법인 CEO를 겸임하면서 미국 사업의 재무관리와 성장전략을 동시에 챙기게 됐다.

 

이는 CJ푸드빌이 미국 사업을 단순한 외형 성장 사업이 아니라 실질적인 이익 창출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실제 지난해 미국 공장 투자와 인력 확대 등으로 CJ푸드빌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만큼 향후에는 투자한 생산시설을 얼마나 빠르게 가동률 상승과 가맹점 증가로 연결하느냐가 중요하다.

 

조지아 공장의 생산량이 늘고 미국 내 매장이 증가하면 규모의 경제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출점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지거나 현지 매장 수익성이 확보되지 못하면 대규모 생산시설이 고정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CJ푸드빌의 다음 단계는 ‘성장’ 자체가 아니라 ‘수익성 있는 성장’이다.

 

2025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외형 회복에 성공한 CJ푸드빌이 미국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다시 한 번 수익성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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