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718%·순차입금 2742억…오너 재무관리 도마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패션그룹형지가 계열사 형지글로벌의 부실을 떠안으며 신용등급이 단숨에 두 단계 강등됐다.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선 최병오 회장의 오너 경영이 근본적인 재무관리 실패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워 보인다.
패션그룹형지는 형지그룹의 사업지주회사로, 2025년 말 기준 최병오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사이자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절대적인 구조인 만큼 계열사 지원과 재무전략을 둘러싼 최종적인 경영 책임 역시 최 회장을 향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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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병오 형지그룹 회장. |
특히 이번 신용등급 하락의 직접적인 계기가 자체 사업의 영업부진에 그치지 않고 형지글로벌에 제공한 연대보증 채무의 현실화였다는 점에서 그룹 차원의 재무관리 전략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한기평은 부진한 영업실적과 과중한 차입 부담으로 재무안정성이 취약한 상태에서 부실 계열사에 대한 지원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재무융통성이 제약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한기평의 판단이다.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하는 현금만으로 이자비용과 차입금 상환 부담을 동시에 감당하기 쉽지 않은 만큼 향후 자산 매각 등 실질적인 구조조정 성과가 신용도 회복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매우 투기적' B-…추가 강등 가능성도 열려
한기평의 B등급은 원리금 지급확실성이 부족하고 장래 환경 변화에 따라 안정성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투기적 등급에 해당한다. 여기에 등급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추가적인 신용도 하락 가능성도 열려 있다.
형지글로벌 측은 연대보증 결정 배경에 대해 "계열사 간 상호 지원은 그룹 전체의 재무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통상적인 경영 방식 중 하나"라며 "계열사의 원활한 사업 운영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협력한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4월까지 상환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자체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과 함께 상환에 차질이 없도록 다각도로 재무 계획을 점검하고 있다"고 답했다. 추가적인 계열사 지원 여부에는 "현재 시점에서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패션그룹형지 측은 자산 매각 진행 상황에 대해 "주요 자산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만큼 여러 절차가 수반돼야 한다"며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각 사안들을 신중하게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매각 대상과 일정, 목표 금액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결국 관건은 실제 현금 유입이다. 형지글로벌의 채무 상환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패션그룹형지의 보증 부담이 다시 현실화할 수 있는 데다 자체 차입 부담도 상당한 만큼, 자산 매각과 차입금 축소가 얼마나 빠르게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느냐가 향후 신용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지배구조 아래 이뤄진 계열사 지원이 모회사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최병오 회장의 재무관리 능력도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형지글로벌의 채무 상환 정상화와 패션그룹형지의 자체 차입금 축소가 지연될 경우 이번 신용등급 하락은 단순한 재무지표 악화를 넘어 그룹 차원의 재무관리 역량에 대한 시장의 신뢰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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