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000 돌파에도 뒷걸음질…유한양행, 주주들 '개잡주' 분통

제약·바이오 / 주영래 기자 / 2025-10-28 10:29:34
잇단 호재에도 맥없는 주가…뿔난 유한양행 주주들, 종목게시판 ‘폭발’
증권가 “공매도 확대와 투자심리 위축으로 단기 반등 어려워”
호재엔 무반응, 악재엔 과민반응...회사측도 당황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코스피 지수가 4000선을 돌파하며 강세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대표 제약주 유한양행의 주가는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어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주가는 12만원대에 거래되며 전고점인 15만1700원 대비 20.9% 하락했다. 시장 전체가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홀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주주들의 원성이 종목게시판을 중심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 유한양행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온라인 종목게시판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유한양행 종목 게시판에는 ‘욕도 아깝다’,‘여긴 아닌 것 같아 털고 간다’,‘개잡주 등극’,‘자사주 소각은 언제쯤’ 등 부정적인 내용의 게시물이 넘쳐났다. 제약바이오주가 ‘불장’인데도 대표 제약주인 유한양행의 주가가 더딘 흐름을 보이자 내놓은 반응이다.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기대 미충족이다. 임상 3상의 전체 생존율(OS)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데다, 1분기 기술료 수익이 40억원에 그치면서 시장의 실망감을 샀다. 타그리소 대비 비싼 약가와 OS 데이터 미확보 등의 이유로 처방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는 조정을 받았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의 병용 요법이 올해 1분기 전 세계에서 1억4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유한양행의 실적은 렉라자의 상업화 이후에도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지 못했다.

여기에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MASH 치료제 후보물질 YH25724의 개발 중단 통보를 받으면서 투자 심리는 더욱 위축됐다.

유한양행의 수익성 악화도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4분기 R&D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62.3%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은 9.5% 증가해 연매출 2조원을 돌파했지만, R&D 비용이 1945억원에서 2688억원으로 38.2% 급증하면서 영업이익은 오히려 3.9% 감소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규모도 2420억원에 달하며 공매도 재개 우려가 주가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가 반등이 더디자 유한양행 측도 당황하는 분위기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호재가 있어도 주가에 반영되는 건 미미하고, 반대로 떨어질 때는 하락폭이 더 커서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FDA 승인이라는 역대급 호재 이후 약 일주일간 주가가 상승했지만, 그 후 조정 흐름에 진입했다. 9월 5일 종가 13만600원을 기록한 뒤 9일에는 11만9900원, 11일에는 12만200원으로 하락했다.

반면 악재에는 즉각적이고 큰 반응을 보인다.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MASH 치료제 계약 해지 통보를 받자 3일간 4.73% 하락하며 11만8900원에 거래됐다.

주식 토론방에서는 악재 공시가 장전에 발표되고 호재는 장이 끝난 후에 알린다며 주가 조작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지속적으로 주가 부양을 요구하며, 자사주를 신탁이 아닌 직접 매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주식이 공매도에 활용되어 주가가 하락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배당금 500원이 주당 순이익에 비해 매우 낮아 배당의 의미가 없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지난해 10월 제약업계 최초로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며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약속했다.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을 평균 30% 이상으로 확대하고, 주당배당금(DPS)을 총 30% 이상 증액하며, 보유 또는 매입한 자사주 1%를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주가 15만원 기준 약 1200억원 규모다.

증권가는 비교적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유한양행이 레이저티닙으로 869억원의 기술료 수입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며, 2분기부터 길리어드로의 HIV 치료제 API 공급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에 목표주가를 기존 11만6000원에서 16만5000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2028년 예상 매출액 3조739억원, 영업이익 4599억원으로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은 목표주가 22만원을 제시하며 제약업종 톱픽으로 선정했다. 레이저티닙의 성공적인 글로벌 상업화와 FDA 승인에 따른 블록버스터 기대감 프리미엄 30%를 부여했다.

향후 유한양행은 2027년까지 매년 1건 이상의 기술 수출과 2개 이상의 신규 임상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렉라자의 글로벌 시장 성과와 수익성 개선 여부가 주가 반등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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