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한국산 보툴리눔 톡신이 글로벌 시장에서 ‘톱티어’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 대웅제약의 톡신 제제 ‘나보타’는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 1,154억 원을 기록, 연 매출 2,000억 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미국, 남미, 동남아에 이어 최근에는 중동 진출까지 성사시키며 글로벌 미용시장 내 한국 톡신의 입지를 재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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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시장에서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
대웅제약은 ‘프리미엄’이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운다. 고순도 제조공정과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이 핵심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주보(Jeuveau)’라는 브랜드로 판매되는 나보타는 미용 톡신 시장 점유율 14%를 확보하며 미국 시장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그 뒤에는 단순한 제품 판매가 아닌 복합시술 교육 프로그램 ‘나보리프트’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학술 마케팅이 있다. 단순한 프로모션이 아니라 의료진의 시술 실력을 끌어올리고, 환자의 만족도까지 고려한 이중·삼중 전략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른바 ‘의료진 중심의 브랜드 충성도 확보’라는 신종 생태계 구축 전략이다.
미국에 이어 남미·동남아 시장에서 대형 계약을 연이어 체결한 것도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대웅제약은 브라질과의 수출 계약을 1,800억 원까지 확대했으며, 태국과는 기존 계약의 3배에 달하는 738억 원 규모로 재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러한 계약 구조에는 장기적 공급 계약과 함께, 현지 유통망 및 시술 인프라까지 깊숙이 관여하는 방식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팔고 끝나는’ 방식이 아닌, 브랜드 가치와 시술 생태계를 동시에 장악하려는 접근이다.
눈에 띄는 것은 최근의 중동 진출이다. 쿠웨이트와의 계약을 포함해, 대웅제약은 UAE, 사우디, 카타르 등 중동 5개국에 진입했다. 프리미엄 미용수요가 높은 걸프만 지역 중심 국가들이 타깃이라는 점에서 의도가 명확하다.
대웅제약이 국내 톡신 기업 중 중동 최다 진출국을 확보했다는 점은, 단순한 수출 확대가 아니라 전략적 시장 리더십 확보라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K-메디컬’이라는 이름 아래 진행되는 대웅의 글로벌 전략은, 단순한 제품 중심의 해외 진출이 아니다. 글로벌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학술행사, 웨비나, 현지 트레이닝을 전방위적으로 펼치며 ‘교육-제품-브랜드’의 3단 고리를 구축하고 있다.
실제 각국 의료진과의 공동 임상연구도 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톡신 제품의 과학적 효능에 대한 국제적 입증자료까지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해 필요한 신뢰 구축 프로세스를 모두 동원한 셈이다.
윤준수 대웅제약 나보타사업본부장은 “고순도·고품질로 요약되는 프리미엄 제품력으로 세계 주요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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