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없던 7개월, 미수금 다시 14조"…홍의락 가스공사 사장 첫 시험대

에너지·화학 / 박제성 기자 / 2026-08-11 10: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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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영업익 6753억원·67%↑에도 미수금 4622억원 증가…7개 분기 감소세 멈춰
노조도 사장 선임 전부터 "14조 미수금 중차대한 시기"…홍의락호 재무건전성 회복 주목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한국가스공사가 올해 2분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게 됐다. 7개 분기 연속 줄어들던 미수금이 다시 증가하면서 14조원대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특히 미수금이 증가세로 돌아선 시점이 전임 사장 임기 종료 이후 약 7개월간 이어진 최고경영자(CEO) 공백기와 맞물리면서 지난달 취임한 홍의락 신임 사장의 재무건전성 회복 능력이 취임 초기부터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챗GPT4]

 

11일 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의 올해 2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7조5080억원, 영업이익은 67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7% 증가했다. 순이익도 3388억원으로 298% 급증해 증권사 추정치를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그러나 실적 개선 뒤에는 14조원이 넘는 미수금이라는 묵직한 숙제가 남았다.


◆ 7개 분기 줄던 미수금 다시 증가…14.2조원

 

가스공사의 올해 2분기 말 미수금은 14조2000억원으로 1분기 말 13조7000억원보다 4622억원 증가했다. 7개 분기 연속 이어졌던 감소 흐름이 2분기를 기점으로 깨졌다. 도시가스용 미수금이 2810억원, 발전용 미수금이 1812억원 각각 늘었다.

 

미수금은 가스공사가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수입해 공급하는 과정에서 원료비를 가스요금으로 회수하지 못한 금액이다. 국제 가스가격이나 환율 상승으로 원가가 뛰어도 이를 판매요금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미수금이 쌓인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번 미수금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 도시가스 비수기 진입과 수입가격 상승분의 요금 미전가를 지목했다.

 

비수기 진입으로 도시가스 판매량이 줄면서 원가 대비 실제 배분 비율이 낮아졌고 수입가격 상승분 역시 가스요금으로 충분히 전가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공공요금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경우 당분간 미수금 증가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 공교롭게 겹친 '7개월 CEO 공백'

 

가스공사는 최연혜 전 사장의 임기가 지난해 12월 끝난 뒤 홍 신임 사장이 지난달 취임하기까지 약 7개월 동안 신임 CEO 자리가 비어 있었다. 미수금이 다시 증가하기 시작한 올해 2분기 역시 이 같은 경영 공백기에 포함된다.

 

다만 CEO 공백 자체를 미수금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가스공사 미수금은 국제 LNG 가격과 환율, 판매량에 더해 정부의 가스요금 정책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진투자증권 역시 이번 미수금 증가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판매량 감소와 원료비 상승분의 요금 미반영 등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14조원대 미수금이라는 대형 재무 현안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CEO 공백이 장기화됐다는 점은 신임 경영진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 노조도 사장 선임 전부터 "14조 미수금, 중차대한 시기"

 

특히 가스공사의 막대한 미수금 문제는 홍 사장 취임 이전 사장 선임 과정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거론됐다. 노조는 당시 사장 후보자의 전문성과 가스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주요 검증 기준으로 제시하며 미수금 문제를 직접 언급했다.

 

노조는 "현재 가스공사는 14조원가량의 미수금 등으로 중차대한 시기를 보내고 있으며, 오직 가스산업 공공성에 대한 투철한 소신과 고도의 전문적 역량을 검증받은 인물만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철저한 검증을 통해 부적격 후보인지 판단할 것이며, 필요 시 전면 투쟁으로 사장 선임을 저지할 것"이라며 후보자에 대한 강도 높은 검증을 예고한 바 있다.

 

결국 노조가 신임 사장 선임 이전부터 '14조원 미수금'을 가스공사의 주요 위기로 규정했던 상황에서 실제 2분기 미수금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셈이다. 홍 사장이 취임과 동시에 재무건전성 회복이라는 숙제를 피해가기 어려운 이유다.


◆ 어닝서프라이즈' 일등공신은 해외사업

 

실적 자체는 해외사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개선됐다. 가스공사의 주요 6개 해외사업은 2분기 200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분기 대비 54%,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한 규모다.

 

호주 GLNG는 제3자 가스 구매 비율 감소 효과로 영업이익 64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모잠비크 Coral FLNG도 판매량과 가격 상승에 힘입어 58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분기보다 162%,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0% 증가했다.

 

캐나다 LNG 사업 역시 영업이익 723억원을 기록해 적자에서 벗어났다. 유진투자증권은 캐나다 LNG가 연간 3000억원에 육박하는 이익 규모로 자리 잡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호주 Prelude 사업은 LNG·컨덴세이트 인수 물량 감소로 1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이라크 Zubair 사업도 원유 감산과 시추작업 지연에 따른 생산보상수익 감소로 7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14조 청구서' 받아든 홍의락호…재무건전성 첫 성적표

 

결국 14조원대로 다시 불어난 미수금은 이제 홍 사장 체제가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경영 현안 가운데 하나로 넘어왔다. 실적이 회복되더라도 원료비를 가스요금으로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는 구조가 지속되면 회계상 이익과 실제 현금흐름 사이의 간극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

 

유진투자증권도 미수금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가스공사의 현금흐름 개선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를 낮춰야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홍의락호는 출범과 동시에 '어닝서프라이즈'와 '14조원대 미수금 재증가'라는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더욱이 노조까지 사장 선임 단계부터 미수금 문제를 핵심 위기로 지목했던 만큼, 14조원대 미수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줄이고 실적 개선을 실질적인 재무건전성 회복으로 연결하느냐가 홍 사장의 첫 경영 성적표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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