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국내 치매 환자 10명 중 4명 이상이 치료 시작 후 1년 이내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복약 지속 여부에는 전문 진료 여부와 지역 격차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신경과 이영건 교수 연구팀은 2018~2020년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 50만8,958명의 건강보험 진료 기록을 분석한 결과, 치매 치료를 시작한 환자의 44%가 1년 내 복용을 중단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중 30%는 치료 시작 후 3개월도 되지 않아 약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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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신경과 이영건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있다. |
치매 치료제는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등 콜린에스터레이스 억제제와 메만틴 계열의 NMDA 수용체 차단제가 대표적이다. 이들 약물은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데 목적이 있어 복약 중단은 환자의 증상 악화 속도와 직결된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 ▲65~74세 ▲의료급여 수급 여부 ▲진료과가 복약 순응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이었다. 특히 비전문 진료 환자는 신경과·정신과 전문 진료 환자보다 복약 중단 위험이 1.6배 높았다. 또 1·2차 병원 진료 환자는 상급종합병원 환자에 비해 2배 이상 중단 위험이 컸다.
지역별 차이도 두드러졌다. 서울에서 전문 진료를 받은 환자에 비해 지방 환자의 복약 중단 위험은 최대 75%까지 높았다. 연구팀은 “환자 당 병원 수보다는 전문의 수 분포가 복약 지속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이영건 교수는 “치매 치료는 단기간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꾸준한 복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초기 3개월간 전문의 진료와 보호자의 관심이 순응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약을 중단할 경우 인지 기능 저하가 가속화될 수 있어, 의료진과 보호자가 긴밀히 협력하는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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