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보다 균형'…KB금융 차기 회장 가를 키워드 '리스크·비은행·미래성장'

금융·보험 / 이상원 기자 / 2026-08-19 09:4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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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자격요건 기준, '안정·비은행'vs'균형·통합'vs'미래전략' 등 부각
은행·비은행·성장·건전성 아우르는 종합 경영능력 승부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KB금융그룹 차기 회장 선임 경쟁이 실적 비교를 넘어 리스크 관리와 비은행 경쟁력, 미래 성장동력을 아우르는 종합 경영능력 검증으로 확대되고 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 6명을 확정하면서 후보별 강점과 약점에 대한 검증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숏리스트에 오른 6명이 각자의 강점을 부각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KB금융이 제시한 회장 자격요건 가운데 ‘전략적 사고·재무적 감각·영업력과 리스크에 대한 균형적 시각’이 핵심 평가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 KB국민은행 신관 전경 [사진=KB국민은행]

현재 내부 후보는 양종희 KB금융 회장, 이재근 KB금융 글로벌사업부문장, 이창권 KB금융 디지털·IT부문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 등 4명이다. 외부 후보로는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과 비공개 후보 1명이 포함됐다.

이번 인선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KB금융이 제시한 회장 자격요건이다. 주요 요건은 ▲업무 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 ▲KB금융그룹의 비전과 가치관 공유 ▲장·단기 건전경영 능력 등이다.

재무적 감각과 영업력뿐 아니라 리스크에 대한 균형적 시각도 주요 평가 요소다. 내부통제와 직업윤리, 위기관리 능력은 물론 글로벌 사업의 안정적 성장, 지배구조 안정, 디지털·인공지능(AI)·비금융 등 미래 성장 분야에 대한 통찰력도 요구된다.

이 같은 자격요건을 기준으로 보면 가장 눈에 띄는 후보는 현직 회장인 양종희 회장과 이환주 국민은행장이다. 양 회장은 그룹 전체를 지휘해온 경험과 비은행 경영능력이 강점이고, 이 행장은 은행·지주·보험을 두루 경험한 균형 잡힌 경력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양 회장은 KB손해보험 대표와 지주 부회장을 거쳐 현재 그룹 회장에 오른 만큼 은행뿐 아니라 보험과 지주 경영을 모두 경험했다.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와 그룹 차원의 전략적 사고, CEO 경영 경험 측면에서 가장 직접적인 이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특히 LIG손해보험 인수 이후 KB손해보험의 성장 기반을 다지는 과정에 관여한 경험은 비은행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강점으로 꼽힌다. 디지털·AI·비금융 사업 등 미래 성장 분야와 계열사 간 균형 성장을 중시하는 KB금융의 자격요건과도 맞닿아 있다.

다만 현직 회장이라는 점은 가장 큰 검증 요소다. 임기 중 발생한 금융사고나 내부통제 이슈가 평가 과정에서 다뤄질 경우 개별 실무자의 책임 여부와 별개로 최고경영자로서의 관리 체계 구축과 대응 방식이 검증 대상이 될 수 있다.

양 회장 취임 이후 부당대출과 업무상 배임 등의 사고가 여러차례 발생한 바 있다. 2024년에는 금융사고 건수와 대형 사고가 동시에 늘었고, 2025년에도 배임·해외법인 사고 등이 이어지면서 관리체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양 회장에게 이번 경쟁은 그룹의 성장 성과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성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통제했는지를 입증하는 과정이 될 전망이다.

이환주 행장은 은행과 지주, 보험을 모두 경험한 경력의 균형이 강점이다.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친 데 이어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통합 이후 KB라이프생명 초대 대표를 맡았고, 현재 KB국민은행을 이끌고 있다.

CFO 경험은 회장 자격요건에서 요구하는 재무적 감각과 전략적 사고를 뒷받침한다. 보험사 통합을 이끈 경험 역시 비은행 계열사 관리와 조직 통합 능력 측면에서 차별화 요소다.

다만 국민은행장으로서 대표적인 경영성과를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느냐가 변수다. 지난해 1월 국민은행장에 오른 2년차 CEO로서 다양한 경력을 단순한 이력의 합이 아니라 국내 최대 금융그룹을 통솔할 수 있는 리더십과 장기 비전으로 연결해 설명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또 다른 후보인 이재근 부문장은 은행과 재무 분야에서 강점을 갖춘 인사로 평가된다. 국민은행장과 지주 재무 관련 주요 보직을 경험하면서 재무적 감각과 영업력, 전략적 사고를 검증받았고, 그룹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을 이끌었다는 점도 CEO 경영성과 측면에서 강점이다.

현재 글로벌사업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KB금융의 회장 자격요건에는 해외사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능력이 별도 평가 요소로 포함돼 있다.

다만 글로벌 사업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을 비롯한 해외사업의 수익성과 건전성 문제가 검증 과정에서 다뤄질 경우 단순한 해외사업 경험보다 실제 수익구조 개선과 리스크 관리 성과가 중요해진다. 보험·증권·카드 등 비은행 사업 경험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점도 금융지주 회장으로서 추가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창권 부문장은 미래전략과 디지털 분야에서 강점을 갖는다. 지주 전략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고 KB국민카드 대표를 지내 KB금융의 사업구조와 중장기 전략을 함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다.

KB금융이 회장 자격요건에서 디지털·AI·비금융 등 미래 성장 분야에 대한 통찰력과 장기 비전, 미래 인재 육성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부문장의 경력은 기준과 상당 부분 맞닿아 있다.

국민카드 대표를 지낸 비은행 경험도 차별화 요소다. 다만 전략을 실제 경영성과와 숫자로 연결해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다. 회장 자격요건이 CEO로서 탁월한 경영성과를 요구하는 만큼 국민카드 재임 기간의 수익성과 시장지위, 신사업 성과 등을 경쟁 후보들과 비교해 설득해야 한다.

외부 후보인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은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된 외부 CEO 경험이 강점이다. 우리은행 IB그룹과 우리PE자산운용,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 등을 거쳐 우리은행장을 지낸 만큼 은행과 금융투자, 상호금융 등 다양한 금융업을 경험했다.

CEO 경험은 회장 자격요건에서 요구하는 경영성과와 직접 연결되는 강점이다. 반면 외부 후보라는 점에서 KB금융에 대한 이해와 조직 적합성을 얼마나 빠르게 입증하느냐가 최대 관문이다.

특히 KB금융의 전략적 과제를 이해하고 그룹의 장기 비전과 미션을 임직원과 공유할 수 있는 역량은 내부 후보와 비교해 집중적인 검증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과거 우리은행장 재임 기간의 금융상품 판매 및 내부통제 관련 사안이 평가 대상에 포함될 경우 당시 경영진으로서의 책임과 개선 조치 역시 검증 대상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KB금융 회장 선임의 관전 포인트로 단순한 실적 1등이 아닌 성장·건전성·비은행·미래전략을 하나의 경영전략으로 연결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가 최종 승부를 가를 핵심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경쟁은 누가 가장 많은 실적을 냈느냐보다 누가 은행과 비은행, 성장과 건전성, 현재 실적과 미래 전략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느냐를 가리는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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