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황성완 기자] LG이노텍은 지난 15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을 주제로 한 기술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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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 강서구 LG이노텍 마곡 본사에서 개최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기술 설명회'에서 배성준 편의제어통신S·W개발팀 팀장이 솔루션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LG이노텍] |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은 5G 통신 모듈, 차량용 AP 모듈과 함께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의 핵심 축인 차량통신(Connectivity) 사업의 주력 제품으로, ‘디지털키’는 무선통신 기술로 차량과 연결된 스마트폰을 이용해, 차문을 열고 잠그거나 시동을 걸 수 있는 차세대 자동차 키로 각광받고 있다.
실물 키를 별도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 잃어버릴 염려가 없는 데다, 디지털 키가 탑재된 차량에 연결된 스마트폰이 있어야만 시동을 걸 수 있어, 차량 도난 위험도 적은 것이 특징이다.
최근 카셰어링, 렌터카 등 차량 공유 산업이 성장하며, 디지털 키 수요는 급증하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디지털키 시장은 2025년 6천억원에서 2030년 3조3000억원 규모로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시장 트렌드에 LG이노텍은 2017년부터 디지털키 모듈 개발에 뛰어 들어 2019년 차량용 ‘디지털키 모듈’을 선보인 바 있다. 이후 제품의 성능을 지속 고도화해, 탑승자의 안전 및 편의성을 대폭 강화한 2024년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을 개발해 내면서, 디지털키 시장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유병국 전장부품사업부장(전무)은 이날 환영사에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은 LG이노텍의 독보적인 무선통신 기술이 집약된 혁신 부품으로서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No.1을 목표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LG이노텍의 차량통신 부품사업을 연 매출 1조50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 스마트폰 안 꺼내도 차 문 앞에 다가가면 웰컴 사인 자동 표시
이날 LG이노텍은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차량 도어를 여닫고 트렁크를 자동 개폐할 수 있는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 솔루션은 고정밀 3D 측위 기술과 자체 개발한 레이더를 탑재해, 기존 기술의 단점을 개선하고 글로벌 안전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확장 기능까지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LG이노텍은 최근 열린 기술 시연 행사에서 디지털키 솔루션의 주요 기능을 소개했다. 시연 현장에서 스마트폰을 뒷주머니에 넣은 기자가 시연 차량으로부터 약 5m 떨어진 지점에 접근하자, 차량 옆 모니터에 ‘웰컴’ 메시지가 자동으로 표시됐다. 이와 함께 차량 조명이 깜빡이고 사이드미러가 펼쳐지는 등 다양한 ‘웰컴’ 기능이 작동했다.
배성준 LG이노텍 편의제어통신S·W개발팀장은 “차량과 사용자의 거리를 인식해 다양한 방식의 환영 연출이 가능하다”며 “사이드미러 자동 전개, 도어 자동 개폐, 조명 연출 등 고객 맞춤 설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트렁크 개방도 간편하다. 디지털키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소지한 운전자가 발을 트렁크 하단 ‘킥 센서’ 근처에 갖다 대기만 해도, 장바구니를 내려놓을 필요 없이 트렁크가 자동으로 열린다.
특히 차량 앞쪽에 접근했을 때는 프론트 도어가, 뒤쪽에서는 백도어가 자동으로 열리는 구조로, 사용자의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배 팀장은 “기존 제품은 스마트폰이 가방이나 안주머니에 들어 있을 경우 실내에 있는 것으로 판단해 디지털키가 비활성화되는 문제가 있었다”며 “이번 신제품은 이런 인식 오류를 극복한 업계 최초의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고정밀 3D 측위 기술 적용…"10cm 이내 오차로 도어 구분"
이 제품은 BLE(저전력 블루투스)와 UWB(초광대역) 무선통신 기술을 결합해, 전파 방해에 취약한 BLE의 한계를 보완했다. 여기에 LG이노텍이 자체 개발한 AI 기반 3D 측위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의 위치를 10cm 이내의 오차 범위로 파악할 수 있으며, 기존 대비 위치 정확도가 30% 이상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남형기 LG이노텍 차량통신개발실장은 “기존 제품은 사용자가 차량 뒤에 있어도 앞문이 열리는 오류가 있었다”며 “우리는 AI를 통해 차량 모델별로 최적화된 3D 측위 알고리즘을 개발해 이 같은 오작동을 원천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AI 기반 설계를 통해 알고리즘 개발 기간도 단축됐고, 리소스는 기존 대비 절반 이상 줄였다”고 덧붙였다.
아동 감지(CPD) 기능도 탑재…유럽 규제 대응 가속
이 솔루션에는 LG이노텍이 자체 개발한 레이더(Radar)도 장착됐다. 대표적인 기능으로는 ‘아동 감지 시스템(CPD)’이 있다. 차량 내부에 남겨진 아동의 미세한 호흡을 감지해, 10초 이내에 운전자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알림을 보내는 구조다.
이는 유럽의 자동차 안전 평가기관 유로 NCAP가 올해부터 의무 도입을 유도하고 있는 시스템으로, CPD 기능이 있어야 최고 등급(별 5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LG이노텍의 CPD는 기존 중량 감지 방식과 달리 레이더를 통해 호흡을 감지해, 가방 등 오탐지 가능성을 낮춘 것이 강점이다.
남 실장은 “미국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차량 내 방치로 39명의 아동이 사망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CPD 기능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당사 솔루션은 6세 이하 아동의 미세 호흡을 감지해, 10초 내로 경고를 발송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LG이노텍의 디지털키 솔루션은 차량 강제 개방 시 알람 전송, 후방 충돌 경고, 안전벨트 미착용 알림 등 다양한 부가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LG이노텍은 이번 디지털키 솔루션에 60여개의 무선 통신 부품과 모듈, 소프트웨어까지 통합하면서도, 명함보다 작은 초소형 크기를 구현했다. 차량 한 대에 보통 6개의 디지털키 솔루션이 장착되는 만큼, 공간 효율성과 호환성이 핵심이다.
또한 글로벌 디지털키 표준화 단체 ‘CCC(Car Connectivity Consortium)’의 최신 규격을 따르고 있어 iOS,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스마트폰과 호환되며, 국가나 차종, 지형의 제약 없이 사용 가능하다.
김홍필 LG이노텍 차량통신사업담당은 “지난해 국내외 14개 차종에 디지털키 솔루션을 공급했고, 북미와 유럽 고객을 대상으로 활발한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다”며 “글로벌 디지털키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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