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 "밤이 아주 길었다" ...5년만에 정권교체 성공

정치 / 류수근 기자 / 2022-03-10 02:52:16
검찰총장 출신의 첫 '장외 0선' 대통령 탄생...'통합·위기극복' 과제
윤석열 48.6%·이재명 47.8%...헌정사 최소 득표차 0.8%p
보수-진보 결집에 초박빙 혈투…이념·세대·젠더 갈등까지 증폭
첫날부터 바쁜 일정...현충원 참배·기자회견·해단식·의원총회

'정권교체'를 앞세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돼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호’를 이끌게 됐다.


윤 후보는 9일 치러진 20대 대선 투표 개표 결과, 전체 유권자 4419만7692명 중 3406만7602명이 투표한 가운데 1639만4815표를 얻어 득표율 48.56%로 20대 대통령에 선출됐다.
 

전국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시도 중 윤 후보는 서울, 부산, 대구, 대전, 울산, 경북, 경남, 충남, 충북, 강원 등 10곳에서 1위를 기록했고, 이 후보는 경기, 인천, 광주, 세종, 전남, 전북 등 7곳에서 윤 후보를 앞섰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어퍼컷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윤 당선인은 피말리는 접전 끝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따돌리고 대권의 꿈을 이뤘다.

47.83%(1614만7738명)를 득표한 이 후보와의 득표율 차는 0.73%포인트, 24만7077표 차로, 대통령 직선제 실시 이후 1~2위 후보 간 헌정 사상 최소 득표차 당선이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실시된 대선에서 1∼2위 후보 간 격차가 가장 작았던 선거는 1997년의 15대 대선이었다.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는 40.27%의 득표율로 38.74%를 얻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상대로 신승을 거뒀다. 표차는 39만557표, 득표율 차는 1.53%포인트였다.

두 번째로 격차가 작았던 대선은 2002년이었다.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 48.91%,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46.58%로, 2.33%포인트 격차(57만980표차)를 보였다.

그 다음으로 격차가 작았던 선거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겨뤘던 2012년이었다. 당시 박 후보가 51.55%, 문 후보가 48.02%의 득표율을 기록, 3.53%포인트(108만496표차) 격차를 기록했다.
 

▲ 2022 대선 제20대 대통령 선거결과. [그래픽=연합뉴스]

 

이로써 윤 당선인은 작년 6월 29일 정권교체를 기치로 내걸고 정치참여를 공식화하며 대선도전을 선언한 지 불과 8개월 만에 대권을 거머쥐는 역사를 만들었다. ‘장외 0선’ 출신으로서 처음으로 청와대에 입성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특히, 윤 당선인은 현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에 파격 발탁된 ‘엘리트 검사’로서 오히려 정권교체를 견인하는 기수 역할을 한 역설의 주인공이 됐다.

무엇보다 촛불 민심을 등에 업고 출범한 진보정권을 교체하면서 정치·외교,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극단으로 갈라진 민심을 통합해야하고, 코로나19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촉발된 경제·안보 위기 상황도 극복해야하는  등 새 대통령 당선인이 맞닥뜨린 도전과제는 만만치 않다.

  

윤 후보는 이날 KBS 개표방송에서 ‘당선 확실’이 판정된 이후인 새벽 4시께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나와 연호하는 지지자들과 주민들에게 “밤이 아주 길었다. 여러분들 주무시지도 못하고 이렇게 나와계신줄 몰랐다”며 “그동안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당선인으로 첫 소회를 밝혔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꽃다발을 받은 뒤,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날 윤 후보와 이 후보는 초반부터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까지 예측불허의 초접전 흐름을 이어갔다.

이 때문에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TV를 통해 개표방송을 지켜본 윤 후보는 여의도 당사에 선뜻 나오지 못하고 막판까지 개표 상황을 지켜본 뒤 새벽 3시57분에야 비로소 자택을 나와 당사로 향했다.

이날 개표 상황은, 사전투표함이 많이 개표된 초반에는 이 후보가 앞서갔으나 개표 중반 이후 윤 후보가 전세를 뒤집은 뒤 줄곧 근소한 차이로 앞선 끝에 당선의 영광을 누렸다.
 

▲ 2022 대선 서울시 결과. [그래픽=연합뉴스]

이 후보에게 줄곧 뒤지던 윤 후보는 새벽 0시30분을 전후해 이 후보와 48.3%로 동률을 기록했으나 득표수에 앞서며 1위로 나섰고, 이후 48.3% 대 48.2%로 0.1%포인트 앞선 뒤부터는 조금씩 표차를 벌렸다. 반전이 이뤄진 시각은 개표율 51%를 기록한 시점이었다.

이어 오전 1시 기준 개표가 62.67% 진행된 상황에서는 윤 후보가 48.52%, 이 후보가 47.99%로 1%포인트 미만의 격차를 보였다. 80.0%가 개표된 1시50분 기준으로는 48.7% 대 47.8%로 0.9%포인트 차를 보였다.

KBS 대통령 선거방송 당선 예측시스템인 디시전K플러스는 새벽 2시 15분께 윤 후보의 당선 가능 확률이 95%로 나왔다며 예상득표율 48.6%로 ‘당선 유력’을 판정했다.

이어 디시전K플러스는 새벽 3시22분께 당선 가능 확률 99%인 ‘당선 확정’을 판정했다. 개표율 95.4%에서 윤 후보의 당선률은 48.6%, 이재명 후보는 47.8%이었다.

▲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당지도부와 환호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공식 선거일정 막바지에 단일화에 성공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함께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날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투표 종료 직후 발표한 출구조사에서도 이 후보(47.8%)와 윤 후보(48.4%)는 0.6%포인트 격차의 초박빙 판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JTBC 출구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48.4%, 윤 후보가 47.7%를 기록했다. 격차는 0.7%포인트에 불과했다.

이에 각 지지층은 개표가 완료되는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이 때문에 여의도 당사에 모인 국민의힘 관계자나 서초동 윤 후보 자택 주변에 모였던 지지자들은 초박빙 상황에서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최종 개표결과는 방송 3사 출구조사와 거의 흡사한 결과가 나왔다.

윤 당선인은 10일 첫 공식 일정으로 오전 10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그간 다짐을 순국선열 앞에서 되새기기 위해서다.

이어 오전 11시 국회 도서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교체를 이뤄낸 국민들에게 당선 인사를 한다.

오후에는 중앙선거대책본부 해단식을 갖고, 그 직후에는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시급한 국회 현안 처리 방안 등을 논의한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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