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 2010년 미국 진출 후 처음 “세 자릿수” 몸값 이정표
코로나 여파 경기수 감소한 2020시즌 실수령액보다는 6배 상승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기든 지든 처음으로 세 자릿수(100만달러 이상) 연봉을 받는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던 최지만(30·탬파베이 레이스)이 연봉조정에서 승리해 단숨에 245만 달러(약 27억5천만원)의 연봉을 받게 됐다.
AP통신은 6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MLB) 연봉조정위원회가 최지만의 손을 들어줬다고 보도했다. 최지만은 연봉 협상에서 245만 달러를 요구했으나 탬파베이 구단은 185만달러를 제시했었다.
이견을 좁히지 못한 양측은 연봉조정위원회의 결정에 맡겼고, 전날 양측의 의견을 청취한 위원회는 하루 만인 이날 최지만의 몸값으로 245만 달러가 합당하다고 결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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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저리거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 연합뉴스] |
2010년 미국에 진출한 그가 11년만에 처음으로 연봉 100만 달러 이상을 받으며 몸값면에서도 당당한 빅리거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연봉조정신청은 구단과 선수가 연봉 이견으로 계약에 실패했을 경우 제3자인 연봉 조정위원회가 중재에 나서 연봉을 조정하는 제도다. 3명의 조정위원이 양측의 의견을 청취한 뒤 한쪽의 손을 들어준다.
최지만의 2020년 원래 연봉은 162경기 기준으로 85만 달러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메이저리그의 시즌 경기 수가 팀당 60경기로 줄어들면서 지난 시즌 실제 수령한 연봉은 42만7148달러에 그쳤다.
2021년 연봉 245만 달러는 162경기 기준으로 보면 2020년보다 3배 가까이 오른 것이며, 팀당 60경기를 뛰고 받은 지난 시즌 연봉보다는 무려 6배 가까이 급상승한 몸값이다.
연봉조정위원회는 이번 오프 시즌의 조정 신청 사례 13건 중 이날까지 3건의 결과를 발표했으며, 이 가운데 구단을 이긴 선수는 최지만이 유일하다.
앞서 최지만은 전날(5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봉조정청문회를 마친 소회를 “좋은 경험‘이라고 전하며 긍정적인 예감을 갖게 했다.
당시 그는 "오늘(5일) 오전 4시 30분까지 화상으로 연봉조정 청문회를 했다. 좋은 분위기였다"며 "처음 겪는 일이었는데 재밌더라. 내 에이전트가 나를 잘 변호했고, 구단도 팀의 주장을 잘 펼쳤다"고 전했다.
오랜 마이너리그 생활을 견딘 최지만으로서는 이번 연봉조정신청 자격 자체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기념비적인 일이었다.
연봉조정신청 자격은 메이저리그 서비스 타임 3년을 채운 선수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2018년 풀타임 빅리거가 된 최지만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처음으로 연봉 조정 신청 자격을 얻었다.
이에 전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선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자격을 얻어서 참 기뻤다. 구단도 권리를 주장하는 건 당연하다"며 빅리거다운 여유를 보였다. 그러면서 연봉조정위원회에서 지더라도 185만 달러를 확보한 것과 관련해 "처음으로 세 자릿수 연봉을 받는다. 12년째 미국에서 뛰는 데, 결국 이런 날이 왔다"며 유쾌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2010년 동산고를 졸업하고 미국프로야구에 직행한 최지만은 낯선 이국땅의 마이너리그에서 와신상담하며 인고의 세월을 보낸 끝에 2016년 처음 빅리그 타석에 섰다.
최지만은 지난해 42경기에 나서 타율 0.230, 3홈런, 1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41로 2019년만큼의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
좌완 투수에게 약점을 보이며 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 선발 출전 여부가 정해졌고, 시즌 막판엔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더없이 뜻깊은 한해를 보냈다. 한국인 야수로는 처음으로 2020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격돌한 월드시리즈(WS) 2차전에 선발 출전해 첫 안타도 기록했다. 1루 수비에서는 다리 찢기도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연봉이 높은 개릿 콜을 상대로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모두 홈런포를 날린 장면은 압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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