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뺑소니 운전자 임의보험 사고부담금 시행...부담금 400만→1억5400만원 급증

금융·보험 / 류수근 기자 / 2020-06-01 19:16:53
대인·대물 임의보험 음주·뺑소니 운전 사고부담금 도입
군인 등에 대한 대인배상 기준 개선
출퇴근 시간대 출퇴근 목적의 유상카풀 보상
자동차 보험가액 정의 명확화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이달부터 음주나 뺑소니 교통사고를 내면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운전자 부담금을 부담해야 한다. 또한, 군인의 급여가 교통사고 보상 범위에 포함되고 출퇴근 목적의 유상카풀도 자동차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개정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이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지난달 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임의보험 음주·뺑소니 운전 사고시 사고부담금 신설 등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에는 음주운전과 뺑소니 교통사고에 대한 운전자 부담금을 대폭 늘리는 내용이 담겼다.



[출처= 금융감독원]
음주·뺑소니사고 임의보험 운전자 사고부담금 피해자 사망 예시. [출처= 금융감독원]


기존에는 사망사고를 내도 운전자는 부담금 400만원만 내면 책임을 면할 수 있었다. 보험사가 나머지 대인·대물 보상금을 다 냈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선량한 보험소비자에게 보험료 부담이 전가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2018년 중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는 2만3596건으로 약 2300억원의 자동차 보험금이 지급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음주·뺑소니 운전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운전자가 부담해야 하는 자동차보험 임의보험 사고부담금(대인Ⅱ 1억원, 대물 5천만원)이 도입된다.


즉 음주·뺑소니 사망사고 시 운전자 부담금이 400만원에서 최대 1억5400만원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음주나 뺑소니 교통사고를 내면 사고부담금 지불에 가세가 기울 수도 있다.


부담금 규모는 사고 손해액 발생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운전자들이 통상 가입하는 자동차 보험은 사망사고 발생 시 의무보험에서 대인(대인I) 1억5천만원·대물 2천만원을 보상해주고, 이를 초과하는 금액은 임의보험(대인Ⅱ+대물)으로 보상하는 구조다.


새 규정에서도 운전자들은 의무보험의 영역에서는 부담금을 400만원(대인 300만원·대물 100만원)까지만 내면 된다. 하지만 음주·뺑소니 운전 중 발생한 사고의 경우 앞으로는 임의보험의 영역에서 1억5천만원(대인 1억원·대물 5천만원)까지 추가 부담금을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례로 음주·뺑소니 운전에 따른 사망사고로 대인 기준 2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면, 의무보험 영역에서 300만원에, 의무보험 보상 상한선(1억5천만원)을 넘은 5천만원을 부담금으로 더 내야 한다.


이 사고로 대물에서 5천만원 손해가 났다면 의무보험 영역에서 100만원에, 의무보험 보상 상한선(2천만원)을 넘는 3천만원을 부담금으로 내야 한다.


결국, 총 부담금이 기존 400만원에서 8400만원으로 급증하는 것이다.



음주·뺑소니사고 임의보험 사고부담금 피해자 상해1급 예시. [출처= 금융감독원]
음주·뺑소니사고 임의보험 운전자 사고부담금 피해자 상해1급 예시. [출처= 금융감독원]


피해자가 음주·뺑소니 사고로 상해 판정을 받은 경우도 부담이 늘어난다.


현행 의무보험은 상해1급 사고시 대인I 보상한도를 3천만원, 대물보상 한도를 2천만원으로 설정하고 있다.


상해1급으로 피해액이 5천만원인 경우 기존 제도에서는 300만원 부담금만 내면 됐지만, 새 제도에서는 300만원에, 대인 상한선(3천만원)을 넘어선 2천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부담금이 300만원에서 2300만원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대물 피해까지 감안하면 부담금은 더 커진다.


이같은 임의보험 사고부담금 도입으로 음주운전 지급보험금이 연간 약 700억원 감소해 보험료 인하효과(0.5% 추정)가 발생할 것으로 금감원은 예상했다.


국토교통부가 현행 자동차보험 의무보험에 대해 사고부담금을 강화하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시행규칙 개정도 추진 중이어서 사고 시 운전자의 부담금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개정안은 의무보험 부담금을 대인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대물 1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올리는 내용으로, 지난달 18일로 입법예고가 완료됐고 오는 10월께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출처= 금융감독원]
군복무자의 상실수익액 계산 예시. [출처= 금융감독원]


개정 표준약관은 현재 복무 중인 군인에 대한 배상도 강화했다.


군 복무(예정)자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 복무기간 중 예상급여(사병 복무시 770만원 상당)도 상실수익으로 인정하도록 기준을 개선했다.


또, 군인이 교통사고 피해를 입은 치아의 경우 임플란트 비용도 보상한다는 내용을 약관에 반영했다.


출퇴근 시간대 유상 카풀 보상도 명확히 했다. 실제 출퇴근 목적의 출퇴근 시간대 유상 카풀이 다툼없이 보장될 수 있도록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개정했다.



[출처= 금융감독원]
유상카풀 관련 표준약관 개정 전과 후. [출처= 금융감독원]


영리를 목적으로 대가를 받고 자동차를 반복적으로 사용 중 발생한 사고는 일반 자동차 보험에서 보상하지 않는다는 기존 약관을 수정해, 실제 출퇴근 용도로 출퇴근 시간대에 자택과 직장 사이를 이동하면서 실시한 카풀은 보상하도록 표준약관을 바꿨다.


다만 유상 카풀 보험 보상 범위는 탑승 시간을 기준으로 오전 7~9시와 오후 6~8시(주말 제외)로 제한했다.


개정 표준약관에서는 보험가액 정의도 명확히 했다.


보험가액은 적용시점에 따라 변동되는 것임을 표준약관상에 구체적으로 명시함으로써, 보험 가입 시와 사고 발생 시에 각각의 보험가액을 기준으로 보험료 책정 및 보상처리 되는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보험가액은 보험 가입 시에 가장 크고, 이후 분기별로 하락해 통상 사고발생 시는 보험 가입 시보다 보험가액이 작아진다.


개정 내용은 시행일 기준으로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모든 보험회사의 자동차보험약관에 일괄 반영되며, 시행일부터 자동차보험에 가입?갱신하는 계약자에게 개정내용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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