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하면 매출 반토막?"…프로모션 참여 따라 가맹점 매출 최대 3배 격차
[메가경제=정호 기자] 김강흥·신동욱 대표가 이끄는 처갓집양념치킨이 배달앱 배달의민족 전용인 이른바 ‘배민온리’ 정책을 사실상 강제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배민 쿠폰과 수수료 인하 등 혜택의 지속 여부를 정책 참여와 연계하면서, 본사가 이를 사실상 강제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점이 논란의 핵심이다.
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가맹점주들에 대한 배달의민족 프로모션 제한 조치는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가맹점주의 사전 동의 절차가 적절히 이행됐는지 여부와 함께 불공정거래에 해당할 소지가 있는지 등 법률적 리스크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향후 규제 당국의 판단 결과에 따라 논란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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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갓집양념치킨 매장전경. <사진 편집=챗GPT> |
처갓집양념치킨 운영사 한국일오삼은 배달의민족이 제시한 수수료 7.8%를 3.5%로 낮추는 인하 정책을 계기로 ‘배민 독점’ 정책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배민온리’를 통해 단독 입점 가맹점 수를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시장 점유율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는 쿠팡이츠를 견제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제휴 프로모션 내용은 수수료 인하 외에도 다음해 5월초까지 ▲중개이용료 할인 ▲배민 내 최우선 노출 ▲메뉴 최적화·신메뉴 출시 등 내용을 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상생안이지만 일부 점주들은 실질적으로 '견강부회(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을 밀어붙임)'식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점주 동의없는 반강제적인 정책 공지와 매출 압박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한 점주는 "점주들과 상의 없이 본사가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은 민감한 문제"라며 "점주 동의 70% 이상이라는 정책을 반 강제적으로 시행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의 견해도 동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플랫폼을 비롯해 점주 매출과 직결된 정책은 가맹점주와 협의를 통해 도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점주들은 할인쿠폰 지급·상단 노출 등 향후 프로모션 참여를 위해 배민온리 정책에 동참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적했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할인 행사 주간' 매출이 2~3배 수준으로 급등하기에 사실상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배민온리 정책이 쿠팡이츠 고객의 배민 이동과 점포별 수익성 보존에 영향을 끼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른 점주는 "배민에서 할인을 못 하게 되면 매출과 직결되니 반강제로 참여하게 된다"며 "쿠팡 고객이 배민으로 모두 이동할 것이라는 본사 판단에는 동의하기 어렵고, 한 플랫폼 내부에서 경쟁을 붙이기 때문에 사실상 같은 동일 가맹점간 경쟁구도를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배민 독점 구조가 확립된다고 하더라도 35%의 배달 주문으로 생기는 매출 손해를 보존한다는 보장도 없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 주문 가운데 플랫폼 비중은 배민 65%로 알려졌다.
일부 프랜차이즈에서는 플랫폼 다변화를 포기하기에는 매출 손해가 적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을 사용하는 고객들은 상대적으로 이탈률이 적으며 치킨 프랜차이즈라도 한 브랜드만 시켜 먹는 고객은 없다"며 "당장 브랜드 혜택 하나로 배달앱을 옮길 확률은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 앞에서는 '상생', 뒤에서는 정책 강행…불공정거래행위 '소지'
법조계에서도 한국일오삼의 정책 강제성 논란을 두고 공정거래법보다 우선 적용되는 가맹사업법상 불공정거래행위 위반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수수료 인하라는 거래 조건과 프로모션 참여권을 특정 정책과 연동해 미참여 가맹점에 실질적 불이익을 부과하는 구조는 경영 자율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불평등 거래 조건을 살펴보려면 우선 본사와 가맹점의 구조를 살펴봐야 한다. 현행 가맹사업법 체계에서 가맹본부는 상표권과 영업 노하우, 물류 통제권 등을 보유한 거래상 '우월적 지위'에 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맹점주는 이 영업 시스템으로 인해 종속적인 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다.
| ▲ 상생을 전면에 내세운 처갓집양념치킨 홈페이지.[사진=처갓집양념치킨 홈페이지 캡처.] |
임지윤 법무법인 YK 변호사는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할 것은 거래상대방 선택권 제한과 불이익 제공 여부"라며 "가맹점주가 자율적으로 선택해야 할 배달 플랫폼 이용 범위를 특정 플랫폼 중심으로 유도하는 행위는 선택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형식적으로는 자율 참여를 표방하더라도 미참여 시 향후 프로모션과 각종 행사에서 배제하는 구조는 실질적인 경영상 불이익 제공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치킨 프랜차이즈는 배달 비중이 높은 업종이란 점도 살펴봐야 한다. 서울시가 지난해 중순 발표한 가맹점 186곳의 매출 데이터에 따르면 배달 플랫폼이 48.8%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치킨 프랜차이즈는 플랫폼 수수료가 17.5%로 평균 온라인 플랫폼 수수료 비중 10.8% 대비 62.04% 더 높았다.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 또한 일반적으로 배달 비중이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치킨 프랜차이즈에서는 노출 축소, 쿠폰 혜택 제외 시 더 큰 폭의 매출 급감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가맹점에 충분하고 실질적인 의사선택권을 제공하지 않은 것 또한 문제될 수 있다. 대법원 판례 역시 거래상 지위 남용 여부를 판단할 때 '외형상 자율 구조'가 아닌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제약됐는지를 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변호사는 "이 제한이 브랜드 통일성 유지나 품질 관리 등 정당한 목적과 비례성을 갖추지 못했다면 위법 판단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며 "가맹사업법상 광고·판촉행사 동의 규정 위반 소지도 거론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법은 가맹점주가 비용을 부담하는 판촉행사의 경우 사전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 동의는 점주의 자발적 의사에 기반해야 하고, 특정 정책 참여를 조건으로 향후 판촉 행사 참여 자체를 제한하는 구조는 자유로운 동의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공정위 판단 변수는 '경쟁 제한 효과'…감시 기류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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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민온리 도입 공지.[사진=메가경제] |
불공정거래에 대한 억지력을 높이기 위해 과징금 제도 정비에 나선 공정거래위원회의 행보가 처갓집양념치킨 운영사 한국일오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과 불공정거래 전반에 대한 과징금 수준을 높이고, 반복 위반에 대해서는 가중 처벌을 적용하는 등 제재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는 배타조건부 거래 여부를 계약 형식이 아닌 경쟁 제한성의 실질을 중심으로 판단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맹점 선택권 제한이나 실질적 불이익 제공 구조 등 처갓집을 둘러싼 불공정거래 의혹 역시 규제 당국의 감시 대상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국일오삼 측은 "점주 참여는 자율 선택 사항으로 제휴 기간 중에도 참여 여부를 변경할 수 있으며, 미참여 매장은 기존 일반 배달의민족 조건이 적용된다"며 "이번 상생제휴는 독점이 아닌 자율 참여형 공동 마케팅 프로그램으로, 매출 확대와 점주 손익 개선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일오삼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김강흥 대표는 회사 지분 62.59%를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닭고기 전문기업 체리부로 김인식 회장의 아들이다. 공동대표인 신동욱 대표는 2002년 한국153농산 대표이사 재직 당시 처갓집양념치킨 인수를 주도한 이후 리모델링과 브랜드 성장 전략을 이끌어온 인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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