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물리학상 피블스 등 3명 공동수상...고대방사선 '암흑물질·암흑에너지', 외계행성 '페가수스자리 51b'

국제 / 류수근 기자 / 2019-10-09 17:27:39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우주의 비밀을 밝히는데 기여한 미국과 유럽의 천체물리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우주의 진화와 우주 내 지구의 위상(Earth's Place)을 이해하는 데 기여한 캐나다계 미국인 제임스 피블스(84), 스위스의 미셸 마요르(77), 디디에 쿠엘로(53) 등 3명의 물리학자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왕립과학원은 "수상자들의 연구와 발견이 우주에 대한 우리의 관념(ideas)을 변화시켰다"며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 출처= 노벨상 위원회 홈페이지]
[사진 출처= 노벨상 위원회 홈페이지]


이번 물리학상의 절반의 몫은 물리우주론의 이론적 토대를 닦은 피블스에게, 또 나머지 절반은 은하계 안에 있는 태양형 별의 주위를 도는 외계행성(exoplanet)을 처음으로 발견한 마요르와 쿠엘로에게 주어졌다.


피블스(84)는 미국 프린스턴대학 석좌교수로, 마요르(77)는 스위스 제네바대학, 쿠엘로(53)는 스위스 제네바대학 및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 몸담고 있다.


제임스 피블스(James Peebles)는 빅뱅(대폭발) 이후 우주 초기의 흔적을 해석할 수 있는 이론적 도구와 계산 방법을 찾는 업적을 세운 물리학자다.


스웨덴왕립과학원은 "피블스의 이론적 발견은 우주가 빅뱅(대폭발) 이후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이해하는 데 기여했다"고 “1960년대 중반부터 발전한 그의 이론적인 틀은 우주에 대한 현대 관념의 기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출처= 노벨상 위원회 홈페이지]
[사진 출처= 노벨상 위원회 홈페이지]


약 140억년 전 일어난 빅뱅에서 비롯된 '고대 방사선(ancient radiation)'에 천착한 그의 연구는 우주에 대한 이론이 지난 50년 사이에 막연한 '추측'에서 근거를 갖춘 '과학'으로 변모하는 데 기반을 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빅뱅 모델(Big Bang model)은 우주가 극도로 뜨겁고 밀도가 높았던 거의 140억년 전의 첫 순간에서부터 우주를 묘사한다. 그 이후 우주는 점점 더 커지고 추워지면서 팽창하고 있다. 빅뱅 이후 겨우 40만년 만에 우주는 투명해졌고 광선은 우주를 여행할 수 있었다.


오늘날에도 이 고대의 방사선은 우리 주위에 널려 있고, 그 안에 암호화된, 우주의 많은 비밀들이 숨어 있다.


피블스는 그의 이론적 도구와 계산을 이용해 우주 초기부터의 이러한 흔적들을 해석하고 새로운 물리적 과정을 발견했다.



[사진 출처= 노벨상 위원회 홈페이지]
[사진 출처= 노벨상 위원회 홈페이지]


그의 연구로 인류는 현재 우주에서 우리가 아는 물질이 5%에 불과하고, 나머지 95%는 미지의 '암흑물질(dark matter)'과 '암흑에너지(dark energy)'라는 점을 알게 됐다.


1960년대 중반부터 발전해 온 피블스의 이론적 틀은 빅뱅(대폭발)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주의 구조와 역사를 새롭게 이해하는 토대를 다지며 우주 연구 분야 전체를 풍성하게 한 것으로 평가된다.


dpa통신에 따르면, 피블스는 수상자 선정이 발표된 직후 "상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과학에 대한 사랑이 젊은 연구자들을 과학으로 뛰어들게 하는 원동력이 돼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벨물리학상의 영예를 함께 안은 스위스 천체물리학자인 미셸 마요르(Michel Mayor)와 디디에 쿠엘로(Didier Queloz)는 1995년 10월 태양계 밖의 외계행성을 사상 최초로 발견했다고 발표해 세상을 놀라게 한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당시 프랑스 남부의 오트-프로방스 천문대(Haute-Provence Observatory)에서 특수제작한 장비를 이용, 태양계의 가장 큰 가스행성인 목성과 비견되는 태양계 밖의 항성인 '페가수스 자리 51b(51 Pegasi b)'를 발견했다.


태양과 비슷한 항성 페가수스자리 51 주위를 돌고 있는 이 외계행성은 태양과 비슷한 별 주위를 도는 행성 가운데 최초로 발견돼 천문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역사적인 발견은 천문학에 혁명을 가져왔다. 이후 은하계에서 4천개가 넘는 외계행성이 속속 발견됐다. 엄청난 크기와 형태, 궤도를 가진 불가사의한 새로운 세계가 여전히 발견되고 있다.


스웨덴왕립과학원은 "마요르와 쿠엘로는 미지의 행성을 찾아 우리 은하의 이웃을 탐험했고, 그들의 발견은 우주에 대한 우리의 관념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고 평가했다.


왕립과학원은 또 “이들은 행성계에 대한 과학계의 기존 관념에 도전하고 있으며, 과학자들이 행성의 기원과 관련한 물리적 과정에 대한 이론을 수정하도록 만들고 있다”며 “외계행성 탐사를 시작할 수 있는 수많은 프로젝트들이 계획되어 있는 가운데, 과학자들로 하여금 과연 그곳에 외계생명체가 존재하느냐에 대한 영원한 질문에 대한 궁극적인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요르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수상에 대해 '동료와 함께 한 길고 긴 작업의 결과'라면서 "엄청난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아마도 우리는 어떤 형태의 생명체를 발견할 수도 있다. 다만 우리는 그게 어떤 형태일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스웨덴 과학자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을 토대로 제정된 노벨상의 6개 분야 중 하나인 물리학상은 물리학계 최고의 영예의 상으로 꼽힌다. 하지만 사람들이 과학자의 업적의 중요성을 알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아 업적을 인정받았을 때는 이미 고인이 돼 안타깝게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동안 X선을 발견한 뢴트겐을 시작으로, '상대성 이론'으로 시간과 공간에 대한 기존 인식에 대변혁을 일으킨 알버트 아인슈타인, 방사능 분야의 선구자인 마리 퀴리 등 물리학 역사에 큰 획을 그은 과학자들을 수상자로 배출했다.


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은 레이저 물리학 분야에서 혁명적 연구성과를 낳은 미국의 아서 애슈킨, 프랑스의 제라르 무루, 캐나다의 도나 스트리클런드 등 3명의 연구자가 공동 수상했다.


올해의 수상자에게는 상금 900만크로나(약 10억9천만원)와 함께 노벨상 메달과 증서가 주어진다. 상금의 절반인 450만크로나는 피블스, 나머지 절반은 마요르와 쿠엘로에게 수여된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는 지난 7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오는 14일까지 차례로 발표된다. 이날 물리학상에 이어 9일에는 화학상, 10일에는 문학상, 11일에는 평화상, 14일에는 경제학상 수상자가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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