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이슈] 부인 연구실·코이카 압수수색...기자간담회 마친 조국의 향배는?

정치 / 류수근 기자 / 2019-09-03 10:27:17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검찰이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3일 오전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씨가 재직 중인 경북 영주 동양대학교 연구실과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정 교수는 부동산 위장 매매, 딸의 논문 제1저자 등재 논란, 사모펀드 투자 등에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고, 코이카는 딸 조씨가 고등학교 재학 시절 비정부기구(NGO) 협력 봉사활동을 한 내역을 확인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두 곳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전날 오후 국회에서 장장 8시간 20분에 걸친 '기자간담회'를 연 직후여서 더욱 주목된다.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이 질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이 질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 후보자 딸의 '의학논문 1저자' 논란과 조 후보자 측의 '가족펀드 의혹' 등 핵심 의혹에 관련된 주요 참고인들도 잇따라 검찰에 소환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 '의학 논문 1저자' 등재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단국대 장영표 교수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조 후보자의 딸은 고교생이던 2007년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 장 교수 연구실에서 인턴 생활을 한 뒤 2009년 3월 병리학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려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장 교수는 해당 논문의 책임저자다.


검찰은 조 후보자 일가가 투자한 코링크PE의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가 투자한 가로등 점멸기 생산업체 웰스씨앤티의 이모 상무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블루코어밸류업1호'는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씨와 자녀, 처남 정모씨와 두 아들 등 6명이 2017년 7월 전체 출자금 14억원을 투자해 사실상 '가족펀드'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블루코어밸류업 1호'가 2017년 8월 펀드 납입금액(14억원)의 대부분인 13억8천만원을 투자한 회사가 '웰스씨앤티'다.


검찰은 웰스씨앤티가 펀드 투자를 받은 뒤 공공기관 납품 수주 및 매출이 급증한 배경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후보자는 전날 오후 더불어민주당 주관으로 전격적으로 마련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국민 앞에 설명했다.


당초 예정된 2∼3일 인사청문회가 여야 간 첨예한 이견으로 무산되자 조 후보자가 직접 대국민 소명에 나선 것이다. 장관급 이상 후보자와 관련해 청문회 대신 기자간담회 형식의 소명 자리가 마련된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조 후보자가 "시간도 주제도 제한이 없다"고 말한 것처럼 '무제한'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는 오후 3시 30분에 시작돼 자정을 훌쩍 넘겨 3일 오전 2시 16분에 끝났다. 그동안 4차례 휴식 시간만 가졌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이 사회를 본 이날 간담회는 조 후보자와 기자들 사이에 직접 질의응답이 이어지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래픽= 연합뉴스]
조국 후보자 기자회견 주요 의혹과 해명. [그래픽= 연합뉴스]


조 후보자는 전반적으로는 차분한 어조로 주저함 없이 답했으나 때로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특히 딸과 관련해 해명할 때는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조 후보자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합니다. 과분한 기대를 받았음에도 큰 실망을 안겨드렸습니다"라며 자세를 낮추며 간담회를 시작했으며, 각종 의혹에 대한 잇단 질문에는 '불법'은 없었음을 되풀이해서 알렸다.


그는 특히 딸의 논문이나 사모펀드 투자 등 핵심 의혹에 대해서는 불법은 없었거나 관여한 바 없다고 강한 어조로 부인했다. 해명하는 중간중간 직접 준비한 독서대에 관련 자료를 올려놓고 설명하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자신의 딸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불법은 없었다'는 점을 전제로 하면서도 청년층이 공분하고 있음을 의식한 듯 "저희 아이가 당시에 합법적이라고 하더라도 그 제도를 누릴 기회가 흙수저 청년들에게는 없었을 것"이라며 "그 점에 대해서는 지금도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거듭해서 유감을 표시했다.


조 후보자는 사퇴 의사를 묻는 질문에 "제 개인적 차원에서는 다 떠나고 싶다"며 "그러나 여기에 있는 이유는 다른 이유 때문이다. 평생을 공적인 인간으로서 해온 것을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현 시기 법무부 장관이 해야 할 일은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를 실현하는 것으로 권력기관 개혁과 공정한 법질서 확립이 그것"이라며 "그런 역할이 끝나면 흙수저, 동수저 출신이 법무부 장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관이 될지 안 될지 모르겠다. 만신창이가 됐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해보겠다"고 여전한 의지를 밝혔고, "힘 부치면 조용히 물러나겠다"며 "지금 시점에서 거취표명 얘기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도 덧붙였다.


조 후보자는 그러나 "심야에 혼자 사는 딸아이 집 앞에서 남성 기자 둘이 문을 두드리면서 나오라고 한다. 그래야만 하는 것이냐. 저희 아이도…"라며 딸과 관련한 언급을 하면서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며 울컥하기도 했다.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시나리오. [그래픽=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임명 시나리오. [그래픽=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3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전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상당부분 해소됐다며 '임명 불가피론'을 옹호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몽니'로 국회 인사청문회가 불발된 상황에서 기자간담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점을 부각하는 데도 주력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법적 인사청문회가 아닌 기자간담회를 통해 '셀프 면죄부'를 주려는 의도였다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한국당은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를 '국회 능멸 콘서트', '대국민 변명쇼' 등으로 깎아내리며 임명 강행시 ‘중대한 결심’을 예고하고 있다. 바른미래당도 기자간담회에 반발하며 국정조사와 특검 카드를 거론했다.


이처럼 국회 기자간담회를 둘러싸고 여야가 격렬한 공방을 주고받는 가운데 청와대가 조 후보자 임명 수순을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중에라도 국회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것으로 보여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수순을 밟을 것으로 내다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아세안 3개국을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태국을 떠나 두 번째 순방지인 미얀마에 도착해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검찰이 두 곳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참고인들을 잇따라 불러조사하며 수사에 속도를 높임에 따라 조국 후보자의 법무장관 임명 수순에 막판 변수로 작용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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