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수출 442억달러 9개월째 내리막...일본 수출규제 영향은 미미

숫자경제 / 김기영 / 2019-09-02 11:40:13
수출 석달째 두 자릿수 감소...수입 424억8천만 달러 4.2%↓
무역수지 17억2천만 달러...91개월 연속 흑자기조는 유지
한국의 대일본 수출 0.3% 줄어든 사이 일본의 대한국 수출은 6.9% 감소

[메가경제 김기영 기자] 지난달 수출이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여건 악화로 주력 종목인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이 큰 폭으로 줄면서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으나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이후 일본의 대한국 수출 감소폭이 한국의 대일본 수출 감소폭보다 23배나 크게 드러나 한국 기업보다 일본 기업들이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관세청 통관자료 및 무역통계(KITA)를 기초로 발표한 ‘2019년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8월 수출은 전년 동기(511억8천만 달러)보다 13.6% 감소한 442억 달러를, 수입은 4.2%가 줄어든 424억8천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6월(-13.8%), 7월(-11.0%)에 이어 3개월째 두 자릿 수 하락률을 보였다.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이에 따라 8월 무역수지는 17억2천만 달러로 91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흑자폭은 지난해 8월(68억2천만 달러)보다 75% 가까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월(24억달러)보다도 28%(6억8천만달러) 줄었고, 올해들어 1월(11억달러) 이후 최소 수치였다.


한·일 무역 동향을 보면 지난 7월 1일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발표 이후, 3개 수출 규제 품목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산업부는 판단했다.


7월에 에칭가스 등 반도체 소재 3개 수출 규제 품목(8천만 달러)이 전체 대일 수입(41억6천만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1.8%)이 적어, 현재까지 대일 수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3개 품목 수출 규제가 실제 생산 차질로 연결된 사례가 없어 우리의 세계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었다.



2019년 일본에 대한 수출입 동향.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2019년 일본에 대한 수출입 동향.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7∼8월 일본에 대한 수출과 수입은 모두 감소했으나 올해 월별 증감률 범위 내에서 움직였으며 무역수지 또한 올해 월별 무역수지 수준으로 특이한 움직임은 없었다.


대일본 수출은 올해 1~7월 누계 5.4% 감소한 가운데 8월 수출액은 석유제품?석유화학?차부품 등 부진으로 총 22억6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6.2% 줄었고, 대일본 수입액은 소재?부품?장비 수입의 감소세 지속으로 총 38억8천6백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보다 8.2% 감소했다.


8월 대일본 무역수지는 16억2천6백만 달러 감소로, 월별 대일 무역수지인 10∼20억달러 적자폭 범위에 머물렀다. 7월(16억2천2백만 달러)보다는 4백만 달러가 줄었다. 대일 무역수지는 지난 1965년 수교 이래 지속적으로 적자지만 국민총생산(GDP) 대비 적자 비중은 계속해서 감소추세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특히, 일본 재무성 통계에 따르면, 7월 기준 우리의 대일본 수출 감소(0.3%)보다 일본의 대한국 수출 감소폭이 23배나 큰 6.9%를 기록, 수출규제 이후 일본 기업이 한국 기업보다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부는 7월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수출 부진에 대해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일본 수출 규제 등 대외 여건이 악화하고, 반도체와 석유화학 수출 역대 3위와 2위를 기록했던 지난해 8월의 기저효과에다 조업일 감소 등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월별 수출실적과 연간 수출액 및 수출증감률 추이.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가 79억8천만 달러로 전년(115억1천만 달러)보다 30.7%나 크게 감소했고, 석유화학(35억3천만 달러)과 석유제품(36억6천만 달러)도 각각 19.2%와 14.1% 줄었다.


반도체는 7월 D램과 낸드 단가의 일시 반등에도 불구하고 D램와 낸드 가격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54%, 14.4% 떨어졌고, 미중 분쟁 심화와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기업 재고 조정이 이루어진 때문으로 산업부는 풀이했다.


석유화학의 경우는 유가 하락에 따른 단가 하락과 미중 분쟁·홍콩 시위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한 수요 감소로 수출이 감소했고, 석유제품의 경우는 유가 하락 외에도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권내 정제설비 증설, 전년도 기저효과 등에 따라 수출이 줄어들었다.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13대 품목별 8월 수출증감률.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품목별로는 자동차와 선박이 호조를 보였지만 반도체, 석유화학, 석유제품 등의 하락폭을 만회하는데는 역부족이었다. 반도체, 석유제품, 자동차 등 13대 주요 수출품목 중 지난달 수출이 증가한 품목은 자동차와 선박 뿐이었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총 29억8천만 달러로 1년 전(28억5천만 달러)보다 4.6% 증가했고, 선박은 18억 달러로 전년(6억7천만 달러)보다 168.6%나 크게 신장했다.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2018년과 2019년 월별 무역수지.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자동차는 여름휴가가 집중돼 물량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 단가가 높은 SUV(스포츠형 다목적차량)와 친환경차의 미주와 유럽연합(EU)에서의 신차 출시(5월)와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수출이 호조를 나타내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선박은 지난 2017년 하반기부터 선박 시황 개선에 따른 인도가 본격화되고, 주력 선종인 LNG(액화천연가스)와 탱커 인도 증가 등의 영향으로 한 달 만에 수출 증가로 전환했다.


신수출성장동력인 이차전지, 농수산식품, 화장품도 호조를 보였다.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이차전지, 농수산식품, 화장품 수출 추이.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이차전지 수출액은 6억3천만 달러로 지난해 8월(6억1천만 달러)보다 3.6% 늘면서 1개월만에 수출 증가로 전환했고, 농수산식품은 7억 달러로 전년(6.7억 달러)보다 5.7% 증가하며 2개월 연속 오름세였다. 이 기간 화장품은 5억2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5억1천만 달러)보다 1.1% 좋아지며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차전지의 경우 최근 전동공구, 무선청소기 등 고출력 제품 판매가 확대되고, 2세대 전기차 물량이 늘었으며, 전력과 산업용 ESS(에너지저장시스템)의 미주지역 호조 등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농수산식품의 경우는 최대 수출지역인 일본과 아세안 시장에서 호조를 보이며 농·축·수산물 등 세부품목 모두 증가했다.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주요 지역별 8월 수출 증감률.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주요 지역별로는 아세안(1.9%)과 CIS(8.8%)만을 제외하고 EU(-11.5%), 미국(-6.7%), 중국(-21.3%), 일본(-6.2%), 인도(-9.0%), 중남미(-18.3%), 중동(-20.1%) 등의 지역에서 모두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성윤모 장관은 “최근 미중무역분쟁 심화, 일본 수출규제, 홍콩 사태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가중되어 우리 수출의 회복이 지연되고 있으나, 반도체?석유화학?자동차 중심으로 전체적인 수출 물량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라며, 특히, “최근 확보한 추경 1168억 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하반기 총 119조 원의 무역금융을 공급하고, 412회의 해외마케팅?전시회 등 현장 밀착 지원 활동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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