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강한결 기자] 은퇴를 앞둔 50대 가구주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처분소득은 명목소득에서 조세·연금·이자 비용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것으로 소비나 저축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이다. 가처분소득이 줄었다는 것은 가계의 실질적인 경제력이 나빠졌음을 의미한다.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50대는 가장 많은 인구가 몰려있는 연령층이다. 여기에는 베이비붐 세대도 일부 포함돼있다. 50대 가구의 가처분 소득이 준 것은 서민 경제가 어려웠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령의 자영업자 [사진 = 연합뉴스]](https://megaeconomy.co.kr/news/data/20190303/p179565869795214_916.jpg)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50대가 가구주인 가계의 명목 월평균 가처분소득(전국·2인 이상)은 412만원으로 1년 전보다 2.4%(10만2000원)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분기(-2.9%) 이후 최대 낙폭이다. 반면 지난해 4분기 전체 가구 가처분소득은 1년 전보다 2.1% 늘었다. 2015년 2분기(3.1%)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저출산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지난해 50대 인구 비중은 16.6%를 기록, 40대 비중(16.4%)을 넘어섰다. 50대 가구주 가계의 가처분소득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3% 내외의 증가세를 유지했다.
50대 가구주 가계의 지난해 비소비지출은 125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15.5%(16만8000원)나 늘었다. 이중 이자 비용이 4만1000원(48.2%)늘면서 비소비지출 전체 증가세를 견인했다. 경상조세도 7만2000원(42.2%) 늘었다. 전체 가구 평균 이자·경상조세 증가율은 각각 24.1%, 29.4%로 50대 가구주 가계와 큰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수년간 가계부채가 급격히 팽창한 상황에서 지난해 금리까지 오르면서 50대 가구주의 이자 부담이 급격히 늘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기준 50대 가구주 가계의 평균 금융부채는 9104만원으로 40대(9979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금융대출 중 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 비중은 50대(15.4%)가 40대(13.9%)보다 더 높았다.
문제는 은퇴를 앞둔 50대 가구의 가처분 소득 감소는 저출산 고령화와 맞물려 노인 빈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소비·저축을 할 수 있는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게 되면 그만큼 50대 가구주의 노후 준비는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며 "노인 빈곤 문제를 더 심각하게 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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