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유원형 기자] '아마존 효과'란 상대적으로 저렴한 온라인 판매의 확대와 함께 소비자 물가 하락, 오프라인 도소매업 위축, 관련 취업자 감소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일컫는다.
국내 온라인거래는 스마트폰 보급률 확대, 간편 결제 시스템 활성화 등에 힘입어 거래의 편의성이 증대하면서 빠르게 성장해왔다. 온라인거래 확대에 따른 아마존 효과는 국내의 경제통계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BOK이슈노트 ‘온라인거래 확대의 파급효과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2014년 이후 온라인거래가 급격히 확대하며 근원물가는 0.2%포인트 하락하고 도소매업 취업자수가 연 1만6천명 감소하는 ‘아마존 효과’가 난 것으로 분석했다.
![[출처= BOK이슈리포트 '온라인거래 확대의 파급효과 및 시사점]](https://megaeconomy.co.kr/news/data/20190205/p179565857383080_155.jpg)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터넷 등 온라인거래를 통한 소매판매는 2017년중 80조원으로 전체 소매판매액의 18%를 차지하였으며, 주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14년 이후 온라인거래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2014~2017년 소매판매 증가에 대한 온라인 판매의 연평균 기여율이 과거 장기평균(2002~2013년) 수준을 4배 이상 웃돌았다. 이 보고서는 이러한 추정결과를 감안해 볼 때 최근 ICT기술 발전에 따른 거래 편의성 증대 등으로 온라인거래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고용 및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온라인판매 충격에 대한 오프라인 판매 증가율의 반응곡선'(왼쪽)과 '오프라인 매출 증가율 요인별 분해'. [출처= BOK이슈리포트 '온라인거래 확대의 파급효과 및 시사점]](https://megaeconomy.co.kr/news/data/20190205/p179565857383080_605.png)
3일 통계청의 서비스업동향조사 결과에서도 온라인거래 확대에 따른 영향을 읽을 수 있다. 이 조사 결과를 보면 2018년 음식점 및 주점업의 판매액지수는 98.0(잠정)으로 2017년보다 1.8%나 떨어졌다.
그런데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소매판매액지수는 110.3으로 전년보다 4.2%나 상승했다. 2011년 4.6%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었다. 지난해 소비가 전체적으로는 기록적으로 커졌지만 식당과 술집의 실질적인 매출액은 통계 작성 후 가장 적은 수준이었던 것이다.
한국은행 통계에서도 지난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2.8%로 2011년 2.9%를 기록한 후 7년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온라인거래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는 유통업계의 비자발적 이직자도 주목할 만하다. 2일 공개된 사업체 노동력조사결과에 따르면, 2018년 비자발적 이직자는 43만3854명으로 2017년보다 2만1866명(5.3%) 늘었다. 2010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지난해가 최다였다.
건설업의 비자발적 이직자가 가장 많았지만 자영업자가 많은 분야에서도 비자발적 이직이 속출했다. 2018년 음식점 및 주점업의 비자발적 이직자는 4만9757명으로 2017년보다 1683명(3.5%) 늘었고, 도매 및 소매업의 비자발적 이직자는 4905명(21.1%)이 늘어 2만8158명이나 됐다.
비자발적 이직은 근로자 등 사업체 종사자가 일을 그만두기를 원하지 않음에도 일터를 떠나는 경우를 일컫는다. 취약한 지위에서 일하던 이들이 비자발적으로 이직하는 경향이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유통업계에 고민을 낳는 ‘아마존 효과’는 오프라인 거래와 온라인거래의 증가 추세와 양태를 확인하면 피부로 와닿는다. 지난 1일 통계청은 ‘2018년 12월 온라인쇼핑 동향 및 4/4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 및 구매 동향’을 발표했다.
![2018년 12월 온라인쇼핑 동향 및 4/4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 및 구매 동향’ 중 온라인쇼핑과 모바일쇼핑 현황 [출처= 통계청]](https://megaeconomy.co.kr/news/data/20190205/p179565857383080_850.jpg)
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동월대비 24.4% 증가한 10조 7298억원 수준이었고, 온라인쇼핑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28.7% 늘어난 6조7307억원이었다.
전월대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4%,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2.4% 각각 증가했고, 온라인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 비중은 62.7%를 차지했다.
세부상품군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동월대비 음식서비스(81.9), 음·식료품(35.2%), 가전·전자·통신기기(30.1%), 의복(19.5%) 등에서 증가했으며, 전월대비 음식서비스(23.5%), 아동·유아용품(27.4%) 등에서 증가했다.
또한, 취급상품범위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동월대비 종합몰 18.6%, 전문몰 37.5% 각각 증가했다. 전월대비로는 전문몰이 4.4% 늘어났다. 그리고 운영형태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동월대비 온라인몰 25.0%, 온·오프라인병행몰 23.1% 각각 증가했다.
온·오프라인병행몰이란 온라인 뿐만 아니라 기존의 상거래방식(오프라인)을 병행하여 상품 및 서비스를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쇼핑몰을 말한다.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 및 구매 동향의 증가세는 더욱 눈길을 끈다.

2018년 4/4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은 9587억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11.7%나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7728억원), 일본(504억원), 미국(478억원) 순이었고, 상품군별로는 화장품(7434억원), 의류·패션 및 관련상품(1200억원) 순으로 많았다.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 중 면세점 거래액은 7609억원으로 79.4%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더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총 8967억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35.4%나 증가했다. 해외 직접 판매액보다는 적었지만 전년동분기대비 증가 비율에서는 해외 직접 구매액이 3배나 됐다.
국가별 해외 직접 구매액은 미국(4443억원), EU(1960억원), 중국(1730억원) 순이었고, 상품군별로는 의류·패션 및 관련상품(3450억원), 음·식료품(1877억원) 순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7월 30일 발표한 2018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 추이에서도 ‘아마존 효과’에 따른 우려를 엿볼 수 있었다. 이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오프라인(대형마트·백화점·편의점·SSM)의 매출비중 합계는 62.5%였고, 매출증감률은 2.7%였다. 2017년 상반기는 매출비중은 66.8%, 매출증감률은 2.9%였다.
오프라인 매출비중이 줄어드는 반면 연도별 온라인 유통업체 비중 및 매출 증감률은 그 폭이 컸다. 2018년 상반기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비중은 전년동반기(33.2%)보다 늘어난 37.5%였고, 매출 증감률은 13.3%(2017년 상반기)와 16.3%(2018년 상반기)였다.
이같은 수치들은 한결같이 온라인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확인시켜 주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시장의 빠른 위축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온라인거래의 빠른 확대는 물가 및 고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BOK이슈노트 '온라인거래 확대의 파급효과 및 시사점' 보고서는 "온라인거래 확대는 물가 측면에서는 가격 투명성 및 기업간 경쟁 확대등을 통해 하방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한편, 고용 측면에서는 오프라인 도소매업의 매출을 대체함으로써 도소매업 부문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한 바 있다.
온라인거래 시장의 활성화는 거역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시장의 위축에 따른 ‘아마존 효과’의 부정적인 영향에도 집중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디지털 혁신의 가속화로 기계 및 기업의 형태 변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러한 변화기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지속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정부와 업계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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