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아리조나에서 일어난 자율주행차량(자율주행 자동차)에 의한 보행자의 죽음은 이 미래 기술이 공공장소에서 시험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다는 우려를 다시 환기시켰다.”
20일자 미국 USA투데이 기사의 첫머리다. 이 신문은 “우버 자율주행차량이 보행자를 죽이다. 이런 일이 내가 사는 곳에서 일어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우버의 자율주행차량이 일으킨 사망사고에 따른 우려와 미국내 자율주행차량 테스트 현실 및 전망 등을 집중 분석했다.
AP통신 등이 현지 경찰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우버 자율자동차 교통사고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일요일 밤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템피에서 발생했다.
![우버 자율자동차가 사망사고를 내었다. [출처= 유튜브]](https://megaeconomy.co.kr/news/data/20180321/p179565826908108_559.png)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아 있는 상태에서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하던 볼보 XC90 SUV 차량이 자전거를 끌고 가던 여성 보행자 일레인 허츠버그(49)를 치었다. 이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곧 사망했다.
현지 경찰 당국은 성명에서 "사고 차량은 우버 차량들 중 하나"라면서 "그 차량은 보행자와 충돌 당시 자율주행 모드였다"고 밝혔다. 자율주행모드도 운전석에 앉아 있던 운전사도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미국 내 충격은 컸다.
차량공유업체인 우버는 미국 내 애리조나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와 캐나다 토론토 등에서 자율주행 차량을 시험 운행하고 있다. 우버는 이 사고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자율주행 차량 시험 운행을 모두 중단했다고 밝혔다.
우버는 성명에서 지역 경찰 당국에 "전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희생자 가족에 대한 연민을 금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 사고는 자율주행차 안전성에 대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당장 현재 자율주행차를 테스트 중인 다른 회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또한 이 사고의 책임소재를 어떻게 다룰지도 관심사다. 사고 당시 자율주행모드로 운전중이었기 때문에 회사와 안전 운전자 등 책임소재에 대한 논란도 예상된다.
일본 도요타는 미국에서 진행해온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요타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사고가 우리들의 테스트 기사들에게 심리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가 탑승하는 자율주행차 시험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그동안 캘리포이나주, 미시간주 등에서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해왔다.
이번 우버의 자율주행차량 사망 교통사고는 테스트의 불가피성과 안정성에 대한 우려에 불을 지피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자율주행차량의 개발과 테스트에 적극적이었다. 현재 30개 이상의 주가 이러한 자율주행 자동차들을 수용하기 위한 조치들을 통과시켰다. 동부 메인 주에서 서부 하와이주까지 자율주행차량을 환영하는 규정이 제정되거나 제정돼 왔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11개의 주지사들은 행정 명령을 내리거나 자율주행차량에 대한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애리조나, 델라웨어, 하와이, 아이다호, 메인, 메사추세츠, 미네소타, 오하이오, 버지니아, 워싱턴, 위스콘신주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적어도 5년 안에, 자율주행차량들이 미국 도로를 자유롭게 주행할 가능성도 높아 보이는 상황이다.
자율주행차량을 테스트하는 곳으로 가장 잘 알려 진 곳은 샌 프란시스코다. 이 곳에서는 다양한 기술 회사와 자동차 회사들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해 보고 있다.
하지만 애리조나는 특히 자율주행차량의 운행에 호의적인 곳으로 꼽혀왔다. 캘리포니아주는 특별한 감독 요건을 갖춘 상태에서 테스트를 허용하고 있지만, 애리조나주 더그 듀시 지사는 특별 면허나 등록절차 없이 시험을 실시할 수 있는 행정명령을 2015년에 발령했다.
이런 배경에서 우버는 캘리포니아의 차량관리국(DMV)이 자율주행차량의 테스트를 위한 적절한 허가가 없었다고 밝힌 후 애리조나로 테스트 장소를 옮겼다.
듀시 지사는 최근에는 자율자동차량 운용자가 교통부에 제출해야 하는 진술서를 분명히 했다. 그 내용은 법을 위반시 연방법에 따르고, 차량이 오작동하더라도 위험이 없으며, 법 위반시에는 운전석에서 차량을 감시한 안전 운전자를 소환할 수 있다는 게 골자였다.
마지막 조항은 현 상태로는 운전자가 동석하지 않는 완전한 무인자동차는 실제 도로 테스트가 어렵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 듯하다.
피닉스 일대에서 볼보차를 시운전하고 있는 우버 외에도, 구글의 자율주행차량 ‘웨이모’는 대도시권 주변의 승객들을 정기적으로 실어 나르는 베타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이번 우버 교통사고로 인해 미국 내에서 자율주행차량 테스트가 위협받을까? 당분간 다소 위축은 될 수 있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자율주행차량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지자들은 인간이 운전하는 일반 차량의 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을 강조하는 한편, 자율주행차량의 잠재력을 높이 산다.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통계에 따르면, 2017년 미국내 교통사고 사망자는 4만 명을 넘어섰다. 2015년에 비해 6%나 증가한 수치였다. 이 기간 보행자 사망률은 9%나 높아져 6000명에 이르렀다. 이같은 사망률의 증가는 전방 주시태만 등 운전자들의 산만한 운전 행태와 증가하는 마리화나 합법화 등에 따른 부작용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구글의 자율주행 프로그램은 지난 9년 간 500만 마일(약 805km)이나 달렸지만 사상자는 전무했다.
자동차 사고의 대부분은 주의집중을 게을리한 인간 운전자에 의해 발생한 가벼운 접촉사고였다. 우버 자율주행 자동차 역시 지난 몇 년간 테스트를 실시했으며 거의 200만 마일(약 322km)을 주행했다.
USA투데이가 전한 미시간 대학 교통연구소 브루스 벨조스키의 견해는 의미심장하다. 그는 “사람이 죽는다는 건 항상 끔찍한 일이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을 검토하고 테스트할 때는 먼 시야를 갖고 일을 추진해야 한다”며 단선적인 사고를 경계했다.
이런 미국내 정황들을 종합하면, 우버 자율주행차량에 의한 보행자 사망 교통사고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자율주행차량(자율주행 자동차)의 도로 주행 규정을 보다 엄격하게 제한하거나 테스트할 수 있는 지역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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