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드론 오륜기'의 비밀

4차산업혁명 / 류수근 기자 / 2018-02-11 15:24:16

[메가경제 유원형 기자] 지난 9일 오후 8시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은 한 편의 겨울동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우리나라 고대의 탄생 신화부터, LED와 컴퓨터 그래픽, 5G 등 최첨단 테크놀로지와 군무가 어우러진 퍼포먼스는 그동안 하지 못한 신세계로 우리를 안내했다. 정적인 면과 동적인 면이 어우러진 연출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여기에 남북단일팀이 만든 평화의 메시지가 더해졌고 ‘피겨요정’ 김연아의 스케이팅 모습과 함께 점화된 올림픽 성화는 화룡점정이었다.


'IT 선진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한 개회식이었다. 그렇다면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은 세계인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해외 언론들도 우리들의 느낌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사진= 인텔 슈팅 스타 드론 홍보영상 캡처]
[사진= 인텔 드론쇼 캡처]


“2018 동계올림픽 개회식은 내가 수년간 봐왔던 최고(The Best)였다.” 뉴욕 매거진의 문화연예사이트 ‘벌처’의 매트 졸러 사이츠 기자는 이같은 제목으로 개회식에 대한 찬사를 보냈다. 그는 NBC가 지연 생중계한 개회식을 본 뒤 “꼭 봐야할 TV(must-see TV)”라고 강조했다.


USA투데이는 “단순함 속에 강력함(powerful in its simplicity)이 있었다”고 개회식을 평했고,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행복하고 묵직한 스펙터클(a happy, heavy spectacle)이었다”고 개회식 중계방송을 본 리뷰를 썼다.


벌처의 사이츠 기자는 송승환 총연출과 양정웅 총감독이 연출한 개회식은 대규모로 펼쳐진 ‘우아하고 단순한 스펙터클(elegant and simple spectacle)'이었다고 평가했다.


"태극기에 새겨진 음양 심볼의 기원과 상반된 힘이 하모니를 이룬다는 생각이 대한민국 정체성의 시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많은 공연자들에 의해 정교하고 일사분란하게 스크린 위에 연출된 패턴들은 증폭됐지만 결코 카메라워크에 의해 조작되지 않았다. 그것은 역동적인 대각선과 원, 또는 물결 모션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는 흰색의 문화적 의미에 대해 배웠고, 백호의 상징적 복합성, 댄서와 드러머의 안무는 동일한 소스에서 모든 에너지가 솟는다는 개념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해외언론이 주목한 한 장면을 꼽는다면 무엇일까? 해외언론은 특히 ‘드론 오륜기’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사진= 인텔 슈팅 스타 드론 홍보영상 캡처]
[사진= 인텔 드론쇼 홍보영상 캡처]


“올해 동계올림픽은 세계 전례없는 묘기로 킥오프했다”(와이어드), “동계올림픽 개막식의 드론 라이트쇼가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켰다”(LA 타임스), “2018동계올림픽의 개회식에서 1218대의 드론이 오륜기를 연출한 장관은 사전녹화됐다.‘ (BBC)


이같은 제목에서 볼 수 있듯 이날 1218대의 드론으로 오륜기를 연출해 세계 기네스 기록을 경신한 퍼포먼스에 큰 관심을 보였다.


드론쇼는 이날 개회식 공연 후반부에 등장했다. 현란하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드론은 관객들의 시선을 빼앗았다. 무려 1218대의 드론이 하나된 움직임을 보였다. 이는 '최다 무인항공기 공중 동시 비행' 부문 기네스 기록이기도 했다.


평화를 상징하는 축하공연이 끝난 뒤 비둘기 풍선이 날아간 방향에는 드론이 대기 중이었다. 수많은 드론이 날아갔고 이어 전광판으로 시선이 집중됐다. LED 조명을 내부에 장착한 드론 1218대는 스노보드를 탄 사람의 형상을 이뤘고 100여 명의 스노보더와 스키선수와 함께 슬로프를 질주했다.


이어 5명의 스키 선수와 함께 오륜 모양을 이뤘다. 이른바 드론 오륜기. 드론 퍼포먼스로 형성된 오륜기는 한국 스포츠의 선구자와 유망주들의 손에 직접 들려 태극기 옆에 게양됐고 이로써 마침내 올림픽의 의미가 완성됐다.



[사진= 인텔 드론쇼 홍보영상 캡처]
[사진= 인텔 드론쇼 홍보영상 캡처]


드론쇼는 인텔 드론팀과 한국의 5G 기술이 만나 일군 쾌거였다. 비록 사전에 제작한 영상이기는 했지만 현란한 드론의 움직임은 역대 올림픽에선 전혀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퍼포먼스였다.


평창동계올림픽 주관방송사인 미국의 NBC는 공식 트윗을 통해 “군집 드론이 개회식 중 가장 믿을 수 없는(incredible) 광경 중의 하나로 우리를 안내한다”고 소개했다. 인텔도 “하나의 놀라운 쇼, 어떻게 우리 드론팀이 개회식에서 기네스 세계기록을 세웠는지를 보라‘며 감격의 트윗을 날렸다.


이 드론 오륜기는 지난 12월 컴퓨터 한 대로 단 한 번에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활용된 장비는 인텔이 라이트쇼(light show)용으로 개발한 ‘슈팅 스타(Shooting Star)' 드론이었다.



[사진= 인텔 슈팅 스타 드론 홍보영상 캡처]
[사진= 인텔 드론쇼 홍보영상 캡처]


슈팅 스타(Shooting Star)는 라이트쇼 용으로 인텔이 개발한 쿼드콥터 드론이다. 재질은 스티로폼과 경량의 플라스틱을 사용했고, 디스플레이를 위한 LED를 내장하고 있다. 특히 슈팅 스타 드론은 단일 컴퓨터를 통해 군집비행이 가능하다. 드론쇼 용이어서 카메라는 탑재돼 있지 않다.


인텔이 홈페이지에 소개한 제원에 따르면, 슈팅 스타 드론은 382×382×83㎜의 크기에 최대 이륙 무게는 330g이다. 20분까지 비행할 수 있고, 최대 비행범위는 1.5㎞다. 초속 8m의 바람까지 견딜 수 있고, 최대 초속 3m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내장된 LED는 RGBW(적, 녹, 청, 백)를 바탕으로 40조 가지 이상의 색상 조합이 가능하다.


슈팅 스타 드론 시스템의 알고리즘은 연출을 제어하고 비행경로를 최적화하도록 설계됐다. 인텔의 전매 알고리즘은 디스플레이에 필요한 드론 대수을 신속히 계산하고 이미지를 애니메이션화하는 과정을 자동화했다. 드론이 위치할 곳을 정하고, 상공에서 이미지를 창조하는 최속의 비행경로도 구성한다.


인텔은 지난 2016년 11월 500대의 드론을 띄워 라이트쇼를 연출함으로써 '최대 무인기(UAV) 공중 동시 비행' 기네스 세계 기록을 수립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1218대의 슈팅 스타 활용 군집비행 성공으로 그 기록을 다시 썼다 .


2017년에는 미국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게임 하프타임 쇼에서 펼쳐진 레이디 가가 무대에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에는 300대 슈팅 스타를 이용한 군집비행으로 공중에 성조기를 연출했다. 당시에도 드론비행제한 규정 등 여러 조건들로 인해 드론 쇼는 사전에 녹화됐다.



[사진= 인텔 드론쇼 홍보영상 캡처]
인텔 드론팀 나탈리 청 제너럴 매니저 [사진= 인텔 드론쇼 홍보영상 캡처]


'드론 오륜기'는 최첨단 테크놀로지 분야의 하나인 ‘군집 비행 기술’의 총아다.


군집비행(Swarm Flight)은 여러 대의 비행체가 떼지어 비행하는 것을 일컫는다. 군집비행을 위해서는 비행체 간의 충돌을 막을 수 있는 고정밀 위치인식 기술과 센서 기술이 필요하고, 다수의 비행체에 동시에 명령을 내리고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통신시스템이 요구된다. 다수의 센서를 활용하기 때문에 센서 오류로 인한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스위칭 기법 등도 요구된다.


드론은 IT 분야의 기술이 항공 분야에 접목된 경우로, 군사적인 목적은 물론 민간 생활에도 점차 활용도가 커지고 있다.


슈팅 스타 드론 같은 '쿼드콥터(Quadcopter)'는 '로터(Rotor·회전날개)' 네 개를 이용해 뜨고 추진하는 멀티콥터를 말한다. 각 로터는 아래를 향해 있으며 두 개는 시계방향으로 나머지 두 개는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한다. 로터 회전의 상대적인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비행체의 자세와 움직임을 제어한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오늘의 이슈

포토뉴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