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사상 최대...코스닥,신라젠등 MSCI편입 바이오주가 이끌어

재계 / 조철민 / 2017-11-15 16:09:07
신라젠 항암바이러스제 '펙사벡' 이달 17일부터 美 임상

[메가경제 조철민 기자] 지금 증시는 코스피 코스닥 모두 실적과 바이오주 호재로 사상 최대 주가지수를 구가하고 있다. 상장기업들은 올해 3분기까지 13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사상최대치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IT(정보통신) 부문 실적이 워낙 좋았고, 여타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도 괄목할 성과가 나왔다. 어닝 서프라이즈는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상장기업들이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1350조원의 누적 매출액과 120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10.59%, 27.66% 증가한 수치다.


이번 실적분석은 12월 결산법인 가운데 525개사(금융, 분할합병 기업 등 88개사 제외)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기업들의 순이익은 34.15% 증가한 93조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기업 779개사의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51%, 21.29% 증가한 116조739억원, 7조792억원이다. 순이익은 5조3496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결제무재표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과 지주회사 전환 등으로 분할, 합병이 진행돼 실적집계에서 빠진 기업들을 더하면 3분기 상장사(코스피, 코스닥)들의 영업이익은 130조원을 훌쩍 넘었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코스닥 지수가 오전 760선을 넘어선데 이어 오후에는 770선을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5일 오후 1시41분 현재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42포인트(1.91%) 오른 770.88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759.55로 장을 시작한 코스닥 지수는 오전에 760선을 넘어선 뒤 오후 들어서는 771.93을 기록하며 770선도 돌파했다. 코스닥지수가 770선을 돌파한 것은 2015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이 시각 현재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59억원, 2092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있다. 반면 개인은 296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 와 신라젠 이 MSCI한국지수에 편입됐다는 소식에 힘입어 바이오 종목들이 코스닥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15일 오전 9시 20분 현재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전일 대비 3000원(4.39%) 오른 7만1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아이엔지생명은 1.00%, 신라젠은 5.59% 오름세다.


셀트리온제약의 상승률은 20%를 넘었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3%, 신라젠은 10%를 웃돌고 있다. 셀트리온도 7%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등을 포함한 바이오주는 이날 대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구성 종목에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아이엔지생명, 신라젠이 추가된다.


14일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기관인 MSCI는 지수 정기 변경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들 3개 종목을 한국지수에 구성 종목으로 편입한다고 밝혔다. 편입 제외 종목은 없다.


이번 결과는 이달 30일 장 마감 후 반영돼 다음 거래일인 12월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MSCI 정기 지수 변경은 매년 2월, 5월, 8월, 11월로 연 총 4차례 이뤄진다.


신라젠 항암바이러스제 '펙사벡' 이달 17일부터 美 임상


신라젠이 개발한 항암바이러스제 '펙사벡'에 대한 미국 임상시험이 현지시간으로 이달 17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15일 미국 임상등록사이트에 따르면,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항암바이러스제 '펙사벡'과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관문억제제를 병용하는 임상1·2상 시작일을 17일(현지시간)로 게재했다. 여건에 따라 시작일은 바뀔 수 있다. NCI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연구기관으로 전세계 항암제의 60%가량은 이곳에서 임상했다고 보면 된다.


이번 임상은 대장암 말기환자 35명을 대상으로 신라젠 '펙사벡'과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관문억제제 '더발루맙'(PD-1억제제)을 병용투여하는 치료군과 펙사벡과 더발루맙뿐 아니라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관문억제제 '트레멜리무맙(CTLA-4억제제)'까지 3가지를 병용투여하는 치료군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펙사벡'같은 항암바이러스제는 암세포로 들어가서 증식한 다음에 암세포를 터뜨리고, 면역관문억제제와 함께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 기능을 극대화시킨다.


NCI가 이례적으로 한국의 바이오기업에 '러브콜'한 것은 올 6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17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펙사벡'에 들어있는 항암약물 '티벡'(T-VEC, 상품명 임리직)이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투여하면 항암 효과가 배가된다는 임상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국적제약사 암젠이 항암바이러스제 '티벡'을 시판하고 있지만 '펙사벡'과 치료대상이 겹치지 않아 많은 다국적제약사들이 신라젠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펙사벡'은 암세포에 직접 주사하는 '티벡'과 달리 정맥 주사로 여러 암종을 치료할 수 있어 차별화된다.


암젠은 '티벡'을 MSD의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와 병용투여한 임상1상에서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 완치율이 33%에 이른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는 '키트루다'를 단독투여한 임상3상에서 흑색종 완치율 5%보다 6배 이상 높은 수치다.


코스닥 시장이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에서 빚을 내서 코스닥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 큰 재미를 보고 있다.


11월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달 13일까지 코스닥 신용융자거래가 증가한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주가 수익률은 29.87%로 집계됐으며 이는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의 상승률 17.30%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가장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은 신라젠이었다.


2017년 초(1월 2일) 5만1716주였던 신라젠의 신용융자거래 잔고는 이달 13일엔 170만 1615주로 30배 이상으로 늘었으며, 같은 기간 신라젠 주가는 1만2950원에서 8만600원으로 522.39% 급등했다.


돈을 빌려 신라젠의 주식 100주를 129만5000원에 샀다고 가정했을 때 700만원 가까운 수익을 올리게 되는 계산이 가능하다.


한편, 올해 증시에서 전일까지 주가 상승률이 508.3%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록한 신라젠이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신라젠은 지난 2006년 6월 부산의대 황태호 교수에 설립된 바이오벤처 기업이었다.


주가 상승의 주된 이유인 바이러스 항암제 펙사벡 역시 원래 신라젠 것이 아니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 [사진=신라젠]

신라젠은 지난 2014년 펙사벡을 보유한 미국 제네렉스 바이오세라퓨틱스를 인수했다. 설립자인 황태호 교수 역시 펙사벡을 공동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문은상 현재 대표이사에 넘어갔다. 치과의사 출신인 문 대표는 2009년 펙사벡 관련 논문을 접한 뒤 투자자로 먼저 참여했다가 최대주주이자 경영자가 됐다.


경상남도 진주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나온 문 대표는 부산과는 연고가 없다. 하지만 부산 지역 등은 문 대표에게로 기업이 넘어갔음에도 신라젠을 부산 기업으로 두기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지역 기업 모임 등에 자주 초청해 지역과의 관계를 지속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라젠 입장에서는 대부분 투자자가 서울에 있고, 펙사벡 간암 치료제 글로벌 3상 임상이 이뤄지고 있을 정도로 회사가 급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부산과의 관계에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담을 지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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