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김민성 기자] 넥슨이 한국 최초의 비트코인 거래소인 코빗을 인수해 주목을 받고 있다.
27일 넥슨의 지주회사인 엔엑스씨(NXC)가 코빗의 주식 12만 5000주를 912억 5000만원에 취득해 코빗의 지분 65.19%를 보유하게 됐다. 엔엑스씨는 전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이같은 지분을 취득했다고 밝혀 코빗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넥슨의 코빗 인수는 국내 가상화폐 업계 사상 첫 인수합병(M&A)이다. 코빗은 2013년에 설립된 온라인 가상화폐 거래소로서 비트코인캐시, 비트코인, 이더리움, 이더리움클래식, 리플 등의 가상화폐를 중계하고 있다. 회원수는 3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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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코빗 인수로 지분 65.19%을 보유하게 됐다. [사진출처=넥슨,코빗] |
사실 코빗은 3년 연속 적자가 유력한 상황에서 넥슨의 인수로 돌파구를 마련하게 됐다. 2015년 매출 1억1400만원에 순손실 12억6700만원이었던 코빗은 지난해 매출은 8500만원으로 떨어지고 순손실은 13억6200만원으로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7억3100만원, 순손실은 7억8000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국내 비트코인 거래액은 7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비트코인 거래소별 점유율은 빗섬이 75.7%, 코빗이 17.6%, 코인원이 6.7% 등이다.
넥슨은 가상화폐 시장의 발전장 가능성에 주목해 이번 코빗 인수로 투자했다. “차세대 보안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화폐 투자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넥슨이 코빗 인수를 실행했지만 당장 가상화폐 사업에 뛰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치 있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차원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국내에서도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관심을 넘어 처음으로 인수합병이 이뤄질 만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가운데 북한도 외화벌이 수단으로 가상화폐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국내 비트코인 업체들을 대상으로 해킹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프리실라 모리우치 전 미국 국가안보국(NSA) 동아시아 태평양 사이버 안보 담당관은 지난 22일 인터뷰에서 "지난 5월 북한의 비트코인 채굴 관련 데이터를 확인했다"며 "채굴 작업은 5월 17일부터 7월 3일까지 이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이 비트코인을 얼마나 채굴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10만 달러가량을 벌었다고 가정할 수 있다"고 봤는데 “북한이 위조지폐와 마약거래 등 불법적인 활동으로 5억~10억 달러를 버는 것에 비하면 매우 적다"고 분석했다.
그래서 최근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가 강화되면서 해외 자금줄이 잇따라 차단되고 있는 북한이 국내를 포함해 가상화폐 업체를 겨냥한 해킹을 늘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찰청은 27일 북한이 지난 7월 5일부터 한 달가량 국내 비트코인 거래소 4곳에 소속된 직원들에게 검찰, 경찰, 금융기관을 사칭해 악성코드를 심어놓은 파일을 첨부한 이메일을 10차례에 걸쳐 발송하는 방식으로 해킹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55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비트코인 거래소 야피존 해킹 사건과는 달리 실제 가상화폐 탈취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규제가 시장에 미치지 않는 탓에 가상화폐가 북한의 주요 해킹 대상으로 떠오르고 자금세탁 등의 범죄와 관련한 거래에 활용되는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는 만큼 가상화폐 열풍 속에서도 투자의 그늘도 잘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넥슨의 코빗 인수를 보고 무작정 가상화폐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기대심리를 갖는 것은 그만큼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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