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소비자물가, 두 체감지수 보니 더 불안하다

숫자경제 / 박인서 / 2017-02-02 11:41:34

[메가경제 박인서 기자] 1월 소비자물가가 5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물가 '정유대란' 우려가 새해 첫달부터 통계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정유년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2016년 1월보다 2.0% 상승, 2012년 10월 2.1%가 뛴 이후 상승 추이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란대란부터 각종 먹거리 제품 가격 인상으로 시작된 올해 1월 유가 반등까지 겹친 게 4년 3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로 이어졌다는 분석이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수준은 더 심각하다.



2017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2.43으로 1년 전보다 2.0%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를 기록한 것은 2012년 10월 이후 4년 3개월 만이다. 농축수산물을 비롯한 신선식품이 크게 올랐고 유가 반등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식품(4.4%)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생활물가지수가 전년동월대비 2.4% 뛰었다. 신선식품지수는 채소(17.8%), 과일(9.6%), 생선 및 조개류(6.0%)가 모두 올라 12.0%의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8.5% 오른 농축수산물 중에서 당근(125.3%), 무(113.0%), 배추(78.8%), 계란(61.8%) 등의 상승세가 뚜렷했다. 경유(12.2%)와 휘발유(8.9%)가 오르면서 공업제품도 1.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통계청 제공]

소비자물가에서 체감지수를 높인 기준이 생활물가지수와 신선식품지수다. 1월 소비자물가에서 체감률을 높이는 두 지수의 변동폭을 보면 1월 소비자물가의 실상에 더 근사치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체감 물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 한다는 지적에 따라 시행되고 있는 게 이들 두 지수인데 소비자물가의 그늘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생활물가지수는 소비자들이 장바구니 들고 시장에 갔을 때 느끼게 되는 물가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해서 ‘장바구니 물가지수’라고 불린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총 460개 품목의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반영하는 반면, 생활물가지수는 쌀, 채소, 라면, 돼지고기, 비누, 의복 등 가계에서 월 1회 이상 구입해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도 높아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만을 골라 작성된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2016년 12월)에 비해 0.9%가, 전년동월대비로는 2.0%가 상승했는데 1월 생활물가지수는 전월대비 1.3%, 전년동월대비 2.4%가 각각 뛰어 1월 소비자물가지수보다 상승폭이 높았다.


신선식품지수는 생활물가지수에서 체감률을 더욱 끌어올린 지표다. 생활물가지수를 세분화해 의식주 가운데 거의 매일 먹는 음식품에만 초점을 맞췄다. 신선어류나 조개류, 채소, 과일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1개 품목으로 작성한다. 1월 신선식품지수의 경우엔 전월대비 3.2%, 전년동월대비 12.0%가 각각 올라 1월 소비자물가지수 추세선보다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일부 품목을 제외하거나 일정한 기준으로 품목을 선정해 농산물및석유류 제외지수,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 등 두 가지 근원물가지수로도 물가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일시적 외부 충격에 의해 물가변동이 심한 품목을 제외한 지수로 장기적이고 기초적인 물가추세를 살펴볼 수 있는 게 근원물가지수다. 이 두 지수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보다 상승 추세가 더 낮게 나타났다.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는 전월대비 0.6%, 전년동월대비 1.5% 상승,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전월대비 0.5%, 전년동월대비 1.7% 상승으로 나타나 1월 소비자물가 상승폭보다 낮았다.


결국 체감물가를 반영해 소비자물가의 공식지표를 보완하는 생활물가지수와 신선식품지수를 잘 살펴야 물가추이를 생생히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1월 생활물가지수는 5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월 신선식품지수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의 기준이 되는 2015년 이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16.6%로 최고점을 찍은 뒤 4개월 째 한 자릿수로 내려오지 않고 있어 소비자물가 불안의 주요인으로 볼 수 있다. 두 체감지수를 보니 더욱 물가 불안이 가시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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