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김민성 기자] 숱한 예고와 전망이 난무한 끝에 미국 금리인상(0.00%∼0.25%에서 0.25%∼0.50%로)이 16일 단행됐다. 무려 7년 동안 이어져오던 제로금리 시대가 사실상 끝난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제로금리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세계 금융시장은 풍성한 유동성 혜택을 누려왔다.
그러나 이제 당분간 더 이상 그런 시절을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충분히 예고됐던대로 미국 금리인상이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이어질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는 사실상 미국 금리인상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제닛 옐런 미국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밝히고 있듯이 미국 금리인상은 앞으로 장기간에 걸쳐 완함한 속도로 진행될 것이 확실시된다. 1990년대 중반 급격한 미국 금리인상으로 세계 경제에 일대 충격을 가한 경험을 참고한 탓인지 Fed는 오래 전부터 미국 금리인상을 예고해왔다. 다만 그 출발점이 언제인가가 늘 초미의 관심사였을 뿐이었다.
예고된 악재는 악재가 아니라는 증시의 격언을 확인이라도 하듯 미국 금리인상이 단행되기 하루 전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의 코스피가 1.88% 오른 1969.4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일본 닛케이(2.61%), 홍콩 항생(2.01%), 중국 상하이지수(0.17%)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이같은 현상은 오래 전부터 미국 금리인상이 예고됨에 따라 악재가 미리 주가에 반영된데 따른 결과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도 간간이 언급했듯이 미국 금리인상은 완만한 속도로 장기간에 걸쳐 진행됨으로써 우리 경제에 급격한 충격을 가져다주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향후 2년여에 걸쳐 미국 금리가 3%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한 당국의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마나 다행스러운 점은 옐런 의장의 신중한 발언들이다. 옐런 의장은 이번 미국 금리인상이 "선제적이고 방어적 차원"에서 이뤄졌음을 강조했다. 지금부터 미리 조금씩 올리지 않으면 언젠가 갑자기 한꺼번에 금리를 대폭 올려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었다.
이는 곧 미국 금리인상이 세계경제의 악재가 아니라 '백신'임을 은연중 강조한 말이기도 했다.
옐런 의장은 또 미국이 비로소 제로금리 상태에서 벗어남에 따라 향후 경기 침체기가 도래했을 때 그에 맞설 하나의 수단을 확보하게 됐음을 지적했다. 미국도 비로소 필요시 금리 인하 조치를 통해 경기 부양을 꾀할 여지를 갖게 됐다는 의미다. 미국은 지난 7년여 동안 제로금리가 이어지는 바람에 양적완화를 주요 경기 부양 수단으로 삼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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