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근로자 평균연봉, 비단 돈이 전부랴!

재계 / 오미희 / 2015-12-10 08:21:35

[메가경제 오미희 기자] 상대평가는 그만?


임금근로자의 평균연봉이 공개됐다. 매년 공개되는 평균연봉이건만 늘 눈이 간다. 요모조모 따져보며 ‘나는 어디쯤 속하게 될까’하는 은근한 조바심마저 들게 하는 임금근로자의 평균연봉, 이로써 또 한 번 직장인들의 동상이몽이 시작됐다.


어떤 이는 임금근로자 평균연봉을 보며 상대적 우월감을, 어떤 이는 임금근로자 평균연봉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을 터다.


허나 어쩌랴. 경쟁 없는 삶을 꿈꿀 수 없는 사회에서 평균연봉을 사이에 둔 동상이몽은 당연한 결과다.


사실상 임금근로자 평균연봉 최상하의 차는 적지 않다. 일명 ‘한솥밥’을 먹으며 한 기업의 ‘녹’을 받는 이들에게도 엄연한 '계급 차'는 존재하는 세상이다.


어디 임금근로자 평균연봉뿐이랴. 연봉의 격차는 저마다의 기업들 사이에서도 꽤 큰 차이를 보이기 마련이다.


사실 오늘날의 우리 사회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적 좌절감을 유발하는 것은 돈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많은 연봉을 받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사이에서 ‘돈’은 유일무이의 독보적인 기준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를 부익부 빈익빈이라 표현하면 과장된 것일까? 이번 임금근로자 평균연봉은 억대를 자랑하는 거액 연봉자들과 최저임금 근로자들 사이의 무한한 거리감을 새삼 일깨워준 씁쓸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임금근로자 평균연봉이 깨닫게 한 흥미로운 점도 있다. 이는 세월은 흐르고 흘러 직업의 귀천을 논하는 기준이 과거와 사뭇 달라졌음을 새삼 실감케 했기 때문이다.


화이트 컬러와 블루 컬러, 이는 더 이상 직업의 귀천을 이야기하는 데 절대적 기준이 못 된다. 오죽하면서 황금만능주의시대란 말이 익숙하게까지 들려올까. 임금근로자 평균연봉만 높다면 해당 직업이 제 아무리 블루 컬러라 한들 한번쯤은 부러움의 시선으로 돌아보게 되는 세상이다.


몇 년 전 환경미화원 연봉이 공개됐다. 누리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인터넷을 들썩이게 한 환경미화원 연봉은 그 출처가 불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혹’할만한 가치를 지녔다.


이는 이번 환경미화원 연봉이 ‘믿거나 말거나식’의 정보라는 전제를 깔아두고 있음에도 많은 이들에게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그만큼 당시 공개된 환경미화원 연봉은 반전에 가까운 것이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인식이 보편화된 지 오래다. 이는 환경미화원이 되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는 사실로도 충분히 확인됐다.


실제로 2012년, 전주시에서 실시한 환경미화원 채용 공고에서는 총 41명 모집에 무려 500여명이 몰리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이러한 경쟁률은 지난 2001년에 비해 무려 4배 이상 크게 늘어난 수치다. 여기에 전체 지원자의 60% 가량이 대졸자라는 사실은 더욱 놀라움을 안겨주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여기에는 해외 유학파 2명을 포함해 대기업 출신자, 중소기업 간부 근무자, 자영업자 등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사람들의 변화된 인식을 확연히 확인시켜 주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공개된 환경미화원 연봉 역시 해당 직업에 대한 전반적 인식을 한층 강화시켜 줄 것으로 전망됐다. 대기업 연봉 뺨치는 수준의 연봉이 환경미화원이 3D직업이라는 대중의 인식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려 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환경미화원의 연봉은 당시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환경미화원 급여명세서’라는 제목의 게시물 하나가 올라오면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에 공개된 환경미화원 연봉에서는 ‘신규 3호봉’의 환경미화원 연봉이 연 지급 총액 3784만 4410원인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를 월평균 급여액으로 계산해 보면 이들은 한 달에 평균 315만 3701원의 월급을 받게 되는 셈이다.


실제로 한 포털 사이트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해 하반기 4년제 졸업생의 대기업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3581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신규 3호봉의 환경미화원 연봉은 대졸 출신 대기업 신입사원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얘기다.


환경미화원 연봉이 보여주는 파격적인 금액은 이 게시물이 공개된 직후 수많은 누리꾼들을 깜짝 놀라게 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웬만한 중소기업에 취직하는 것조차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게 느껴지는 지금, 환경미화원 연봉에서 보여 지는 놀랄만한 수치는 젊은 취업 준비생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모두가 저마다의 기준으로 임금근로자 평균연봉을 바라볼 터다. 허나 상대평가만이 어찌 절대적일 수 있을까. 지금의 일에 만족하고 열정을 쏟을 수 있다면 자신의 연봉이 임금근로자 평균연봉의 ‘저 바닥’에 있을지언정 행복하다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한편 국내 임금근로자의 지난해 평균연봉은 3240만원으로 조사됐다. 임금근로자 100명 중 소득 상위 50번째 근로자의 연봉(중위소득)은 2465만원, 소득 상위 10번째는 6408만원이었다.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2014년도 소득분위별 근로자 임금'을 분석한 결과, 고용주와 자영업자 등을 제외한 임금근로자 중 상위10%에 해당하는 근로자의 연봉은 6408만 원 이상이었다. 상위 20%는 4586만~6408만원, 상위30%는 3600만~4586만원이었다.


지난해 임금근로자의 평균연봉은 3240만원이었다. 소득분위별 평균연봉은 10분위(상위10%이상) 9287만원, 9분위(10~20%) 5390만원, 8분위(20~30%) 4030만원, 7분위(30~40%) 3256만원, 6분위(40~50%) 2708만원, 5분위(50~60%) 2284만원, 4분위(60~70%) 1920만원, 3분위(70~80%) 1594만원, 2분위(80~90%) 1216만원, 1분위(90~100%) 584만원이었다.


지난해 임금근로자 중 10분위(상위10%이상)의 총 연봉은 임금근로자 전체 연봉의 28.7%를 차지했다. 9분위(10~20%)의 총 연봉 비중은 16.7%, 8분위(20~30%)는 13.1%, 7분위(30~40%)는 9.5%, 6분위(40~50%)는 8.4%, 5분위(50~60%)는 7.1%, 4분위(60~70%)는 5.9%, 3분위(70~80%)는 5.1%, 2분위(80~90%)는 3.7%, 1분위(90~100%)는 1.8%였다.


이철행 전경련 고용복지팀장은 "같은 원시 데이터를 활용한 고용부의 분석결과를 보면 대기업 정규직의 평균연봉은 6278만원, 중소기업 정규직은 3323만원 이었다"며 "이는 각각 임금근로자 중 소득 상위 10.5%, 35.7%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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