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김민성 기자] 한국 두뇌유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수치로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작성해 최근 발표한 '세계인재보고서'가 그 것이다. 이 자료는 조사 대상으로 삼은 61개국 기업의 임원 4천여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여 만들어졌다. 그런 만큼 현장의 목소리가 생생히 담긴 현실감 있는 분석 자료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눈에 띄는 것은 한국 두뇌유출의 실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조사 항목이다. 간단히 결론부터 말하면 소위 '두뇌유출 지수'에서 한국은 10점 만점에 3.98을 받아 조사 대상 61개국 중 44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 항목에서는 순위가 높을수록, 지수의 수치가 클수록 두뇌 유출이 적음을 의미한다. 즉, 두뇌 유출이 가장 적으면 1위(지수의 수치는 커짐), 가장 많으면 61위가 된다는 의미다. 한국 두뇌유출 현상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다.
두뇌유출 지수가 가장 높은, 다시 말해 두뇌유출이 가장 적은 나라로는 노르웨이가 꼽혔다. 노르웨이의 두뇌유출 지수는 8.27이었다. 기타 주요 비교 대상국의 두뇌유출 지수는 스위스 7.56(2위), 중국 6.29(12위), 일본 4.49(34위) 등이었다. 한국 두뇌유출 지수가 유럽의 선진국은 물론 아시아의 주요 경쟁국들에 비해서도 낮음을 알 수 있다.
한국 두뇌유출이 심각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항목은 근로자의 노동의욕 지수와 순위였다. 이 항목에서 한국은 54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한국의 근로의욕 지수는 4.64였다.
근로자의 노동의욕 순위는 한국 두뇌유출 순위와 거의 정비례관계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이 조사 항목 1위는 스위스(지수 7.68)였고 중국과 홍콩은 나란히 7위(지수 7.29)에 올랐다. 인도가 42위(지수 5.35)에 오른 점도 눈길을 끌었다.
반면 두뇌유출이 국가 경쟁력에 미치는 악영향의 순위에서는 한국의 순위가 18위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자랑스럽지 못한 조사 항목에서만 순위가 높게 나타난 셈이다. 이 역시 한국 두뇌유출이 심각함을 보여주는 역설적 자료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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