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정상회의 참석' 尹대통령, 히로시마 원폭 동포 첫 만남…"고통을 고국이 함께 못해 깊은 사과"

정치 / 류수근 기자 / 2023-05-19 22:55:11
19~21일 방일 G7정상회의 참석…의장국 일본 초정 옵서버 자격
일본‧호주‧영국‧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 등 각국 정상들과 양자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 북핵 위협 등 공동 도전과제 대응방안 논의할 듯
尹대통령-기시다, 21일 2주만에 회담 예정…‘셔틀외교’ 복원
한일 정상, 한국인 원폭위령비 공동 참배키로…한국 정상으로 첫 참배

윤석열 대통령이 방일 첫날인 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원폭 피해 동포들을 만났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7시 히로시마 시내 호텔에서 현지에 거주 중인 동포 원폭 피해자와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날 만남에는 원폭 피해 당사자인 피폭 1세와 후손 20여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일본 히로시마 한 호텔에서 열린 히로시마 동포 원폭 피해자와의 간담회에서 피폭자인 박남주 전 한국원폭피해대책특별위 위원장의 손을 잡아주고 있다. [히로시마=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슬픔과 고통을 겪는 현장에서 고국이 함께 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정말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동포들이 원자폭탄 피폭을 당할 때 우리는 식민 상태였고, 해방 그리고 독립이 됐지만 나라가 힘이 없었고 또 공산 침략을 당하고 정말 어려웠다”며 “그러다 보니 리 동포들이 이렇게 타지에서 고난과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정부, 국가가 여러분 곁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윤 대통령은 이어 “오랜만에 고국에 와서 내 모국이 그동안 얼마나 변하고 발전했는지 꼭 한번 가까운 시일 내에 보시길 바란다”며 “제가 초청하겠다”고 덧붙였다. 

 

▲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히로시마 한 호텔에서 열린 히로시마 동포 원폭 피해자와의 간담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히로시마=연합뉴스]

이 자리에서 피폭 당사자이기도 한 권양백 전 한국인원폭희생자위령비 이설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공원 밖에 있던 위령비를 현 위치로 이설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히로시마현과 히로시마시 지자체와 뜻있는 일본인들의 협조를 받아 이를 해결한 일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본인도 피폭자의 한 사람으로서 죽으면 위령비에 들어갈 사람이다. 오늘 윤 대통령의 위로를 하늘에 계신 선배님들께 꼭 보고드리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앞서 이도운 대변인은 이날 오전 용산 청사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가운데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를 처음으로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한일 양국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것과 동시에 한편으로 과거사를 계속 해결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한일 양국이 미래의 문도 열었지만, 과거의 문도 결코 닫지 않겠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만남의 취지를 설명했다.

▲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일본 히로시마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영접인사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히로시마=연합뉴스]

앞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타고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박3일 일정으로 일본 히로시마로 출국했다.

G7 정상회의는 오는 21일까지 2박 3일간 열린다. 이 기간 윤 대통령은 G7 의장국인 일본 초청에 따라 참관국(옵서버) 자격으로 히로시마에 머물게 된다.

한국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19일 히로시마 한 호텔에서 열린 한-호주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히로시마=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히로시마에 도착한 이후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와 연달아 회담을 가졌다. 이어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 동포들과 만났다.

윤 대통령은 방문 이틀째인 20일에는 나렌드라 모리 인도 총리·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방일 마지막날인 21일에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은 지난 7일 서울 정상회담 이후 2주만에 다시 만난다.

▲ 윤석열 대통령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이 끝난 뒤 악수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서울 회담에서 합의한 경제·안보·문화 협력과 청년 교류 등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주요 사안을 점검하고 양국 간 협력 의지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담은 12년 만에 재개된 한일 정상 ‘셔틀외교’ 틀을 굳히기 위한 차원도 있다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양국 정상은 히로시마 평화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도 공동 참배할 계획이라고 앞서 발표한 바 있다.

한일 정상이 공동으로 한국인 위령비를 공동 참배하는 것은 처음이며, 한국 정상으로서도 첫 참배다.

한미일 정상회담도 마지막날 개최가 유력한 상황이다. 성사되면 6개월만에 한미일 정상이 다시 마주하게 된다.

윤 대통령은 또 G7 회원국에 더해 초청국, 국제기구까지 참여하는 확대회의에 참석해 식량, 보건, 기후, 에너지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한국 정부의 기여 확대 의사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G7 정상외교에 대해서는 “윤석열 정부 2년 차 외교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번 G7은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국제질서가 다변화하는 중요한 시기에 안보·경제·산업 등에서 국제 연대를 공고히 하며 우리 국가이익을 최대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G7 확대회의 연설과 관련해서는 “식량·보건·젠더·기후변화·에너지·환경 같은 글로벌 의제에 적극 참여해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우리의 위상과 리더십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부연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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