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K리그2 우승...강등 한 시즌 만에 와신상담 끝내고 1부리그 복귀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전북 현대가 프로축구 역사에 전인미답의 기록을 썼다. 그 자리에는 ‘라이언킹’ 이동국이 마지막으로 함께 뛰어 역사적인 의미를 더했다.
K리그1 전북 현대가 '현대가(家) 우승 전쟁'에서 울산 현대의 마지막 추격을 따돌리고 K리그 최초 4연패와 역대 최다 우승(8회)의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나흘 전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던 ‘라이온킹’은 골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우승 트로피와 함께 K리그와 작별했다.
전북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0 파이널A 27라운드 최종전에서 멀티골을 작렬한 조규성의 원맨쇼를 앞세워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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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이동국이 1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20 K리그1 리그 우승컵을 든 채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
이로써 19승 3무 5패(승점 60)를 기록한 전북은 이날 광주FC와 최종전에서 3-0으로 승리한 울산(17승 6무 4패·승점 57)을 승점 3차로 따돌리고 올해 K리그1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로써 전북은 K리그1 역대 최초 4연패(2017년·2018년·2019년·2020년)와 함께 역대 최다인 8회(2009년·2011년·2014년·2015년·2017년·2018년·2019년·2020년)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그간 최다 우승 기록은 성남FC의 전신인 성남 일화가 작성한 7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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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리그1 최초 4연패에 최다 우승 8회의 금자탑을 쌓아올린 전북 현대 선수단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
특히 이날 경기에는 이동국이 자신의 23년 프로 생활을 마무리하는 은퇴 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을 뛰면서 전주성을 찾은 홈팬들과 뜨거운 작별 인사를 나눴다.
반면 지난해 전북에 역전 우승을 허용한 울산은 K리그 우승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며 ‘영끌’했지만 2년 연속 챔피언 문턱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울산은 K리그 역대 최다인 통산 9번째 준우승(1988년·1991년·1998년·2002년·2003년·2011년·2013년·2019년·2020년) 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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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이동국이 1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에게 우승 기념 사인볼을 선물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
전북은 이날 무승부만 기록해도 우승하는 유리한 상황에서 경기에 임했다. 특히 조제 모라이스 감독은 은퇴 경기를 치르는 이동국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내세우는 '깜짝 전술'로 레전드의 마지막 길을 축복했다.
전반 초반부터 강하게 대구 수비진을 몰아친 전북에서 대구의 골문을 허물어뜨린 것은 22살의 K리그 2년 차 공격수 조규성이었다.
조규성은 중·후반에 잇따라 대구의 골망을 흔들며 전북의 우승과 함께 대선배 이동국의 마지막 길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규성은 전반 26분 페널티지역 왼쪽 측면에서 최철순이 투입한 크로스를 골 지역 오른쪽에서 솟구쳐오르며 헤딩으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규성은 또 전반 39분에는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바로우가 때린 왼발슛이 수비수 맞고 나오자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침착하게 오른발슛으로 또다시 대구의 수문장을 허망하게 만들었다.
이규성의 활약으로 전반을 2-0으로 마치며 전북은 일찌감치 우승을 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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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2020 K리그1 전북 현대와 대구FC의 경기에서 전북 이동국이 슛하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
이날 이동국은 사력을 다해 프로축구 인생의 마지막 경기에 임했지만 골 사냥에는 아쉽게 실패했다.
전반 13분에는 구니모토가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투입한 볼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전매특허'인 오른발 발리슛을 시도했으나 번쩍 뛰어오른 골키퍼 손에 잡혀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맞이한 후반에도 이동국은 19분에 페널티아크에서 왼발슛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고, 후반 24분에도 페널티지역 전방에서 이승기가 밀어준 볼을 왼발로 슛한 게 대구 수비수 정태욱의 태클에 막히며 끝내 은퇴 경기 득점에 이르지 못했다.
전북은 후반 막판 수비를 잔뜩 끌어내려 대구의 막판 공세를 막아내며 K리그 '최초 4연패·최다 8회 우승'의 금자탑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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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동국 은퇴식에서 관중석에 이동국 유니폼 및 응원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전주= 연합뉴스] |
은퇴 기자회견 당시 최종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은퇴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던 이동국은 그 꿈을 이루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유니폼을 벗게 됐다.
그동안 이동국은 전북의 정신적 지주였다. 2009년 전북 입단 후 팀을 K리그 명문으로 이끌었다. 현재까지 팀내에서 선수들이 가장 기대고 있는 존재였다.
이동국을 중심으로 선수들은 '우승 DNA'를 갖추게 됐고 4연패와 최다 우승의 금자탑을 이룰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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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이동국이 1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은퇴식을 마친 후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
‘라이언킹’ 이동국(전북)은 지난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은퇴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후 '동국형'을 위해 기필코 우승하자고 다짐한 전북 선수단은 이날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경기를 완승으로 꾸몄다.
1998년 포항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동국은 그해 프랑스 월드컵에서 자신감 넘치는 슈팅을 선보이며 스타덤에 올랐으나, 유럽 무대 적응 실패와 월드컵 대표팀 합류가 연이어 불발되며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2009년 전북에 입단한 뒤 전북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1회)과 K리그 우승(7회)을 이끌며 K리그를 호령했다.
이동국은 K리그 역대 최다 최우수선수(MVP) 수상(4회), 최다 득점(228골), 최다 공격 포인트(305개) 등 다양한 기록을 세우며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K리그 통한 548경기에 출장했고 77도움도 기록했다.
한편,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는 1일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26라운드 홈 경기에서 서울 이랜드를 3-2로 물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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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리그2 우승을 확정하고 선수들 헹가래 받는 제주 유나이티드 남기일 감독.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지난해 K리그1 최하위인 12위에 머물러 창단 첫 강등의 아픔을 맛봤던 제주는 2부리그 생활을 한 시즌으로 끝내고 다음 시즌엔 다시 1부리그에서 경쟁하게 됐다.
최근 15경기 무패(11승 4무) 행진으로 시즌 17승 6무 3패를 쌓아 승점 57을 기록한 제주는 정규리그 최종전만을 남기고 2위 수원FC(승점 51)와의 격차를 6으로 벌려 7일 충남아산전 결과와 관계없이 우승과 내년 1부리그 승격을 확정했다.
제주의 1부리그 승격을 이끈 남기일 감독은 광주FC, 성남FC, 제주 등 3개 팀에서 승격을 지휘하며 '승격 전문가'라는 명성을 재확인했다. K리그 승강제 도입 이후 한 감독이 세 차례 승격을 이끈 건 남기일 감독이 최초다.
올해 K리그2에서는 정규리그 우승팀이 1부리그로 직행하고, 2∼4위의 경쟁으로 나머지 한 장의 승격 티켓 주인공이 가려진다. 3·4위 간 준플레이오프 승자가 2위와 플레이오프를 치러 이긴 팀이 승격한다.
이날 제주의 결과에 따라 수원FC가 2위로 플레이오프에 선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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