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하반기 충남역사박물관 시작으로 백제 문화권 유관기관 교류 확대
'을축년 대홍수' 전시는 구로문화재단 순회…서울-지역 문화 격차 해소 앞장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서울 중심의 수준 높은 고대사 연구 성과와 기획 전시 콘텐츠가 지역 공공 박물관으로 무대를 넓히며 수도권과 지방 간 문화 향유 격차 해소에 나섰다. 멸실된 고대 사서의 기록을 실증적으로 복원한 백제사 전시가 충청권을 비롯한 백제 문화권 주요 거점 박물관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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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원' 자료 이미지 [서울시청 제공] |
한성백제박물관(관장 김지연)은 올해 기증자료 특별전 ‘기록&역사Ⅰ: 백제 역사의 실마리, 한원(翰苑)’의 성과를 지역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전국 순회전시를 추진한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이번 순회전시는 박물관이 축적해 온 백제사 연구 성과와 전시 기획력을 지역 거점 기관과 공유해 시민들의 역사·문화 접근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문화 교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기획됐다.
순회전시의 모태가 된 ‘백제 역사의 실마리, 한원’ 전시는 지난 6월 2일부터 8월 30일까지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열렸다. 7세기 당나라 학자 장초금(張楚金)이 편찬한 희귀 문헌 ‘한원’을 바탕으로, 약 1400년 전 찬란했던 백제의 통치 시스템과 세련된 생활 문화를 입체적으로 복원했다.
첫 번째 순회지는 백제의 옛 수도권 권역인 충남역사박물관으로 확정됐으며, 오는 2027년 하반기 개최를 목표로 실무 준비에 돌입했다. 한성백제박물관은 충남역사박물관을 시작으로 전국의 국·공립 박물관 및 지자체 문화재단과 손잡고 순회 대상지를 지속해서 확대할 방침이다.
‘한원’의 ‘백제’ 편은 현존하지 않는 고대 사서들의 실전(失傳) 기록을 풍부하게 담고 있어 백제사 복원의 핵심 문헌으로 꼽힌다. 마한의 소국에서 출발해 중앙집권적 고대국가로 도약한 발전 궤적이 상세히 담겨 있다.
문헌에는 백제가 고구려와 마찬가지로 부여(夫餘)에 뿌리를 두고 시조 구태(仇台)의 사당에 제사를 올렸다는 건국 계통이 명시돼 있다.
또한 사씨·연씨·진씨·목씨 등 ‘8대 대성귀족’을 중심으로 최고 관직인 좌평부터 16단계의 관등제와 22개 중앙 관청을 구축하고, 권력 독점을 방지하기 위해 관원의 임기를 3년으로 제한한 선진 행정 시스템을 입증한다.
복식 체계도 명확하다. '나솔(奈率)' 이상의 고위 관료는 은꽃(은화) 장식 관모를 썼으며, 하위 관등은 품계별 띠 색상으로 위계를 구분했다.
백제인의 삶과 문화 역시 생생하게 전한다. 계절별 제례에 맞춘 음악과 무용을 즐겼고, 두 손을 땅에 짚어 정중히 예(禮)를 표하는 예법을 지녔다. 천문 지식과 불교문화를 꽃피우는 한편 문무를 겸비했고, 바둑·투호·저포·쌍륙 등 다양한 여가 놀이를 즐긴 역동적 면모를 시각 자료와 결합해 보여준다.
한성백제박물관은 지난해 선보였던 특별전 ‘을축년 대홍수가 알려주는 풍납동토성의 비밀’ 역시 오는 2027년 구로문화재단에서 순회전시로 다시 선보일 계획이다.
박물관은 소장 유물과 독자적인 고고학 기획 콘텐츠를 플랫폼화하여 전국 문화기관과 교류하는 상생 모델을 정착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김지연 한성백제박물관장은 “이번 순회전시는 한성백제박물관의 고대사 연구 성과와 백제 문화권 대표 역사기관의 자원이 결합하는 의미 있는 시도”라며 “지역 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수준 높은 백제 역사·문화 콘텐츠를 전국의 더 많은 시민이 일상에서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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