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물량, 초기 대응에 충분…전국민 백신 접종 필요성 없어”
“고위험군만 21일간 자가격리...확진자는 감염력 없어질때까지 격리”
원숭이두창 치료제인 ‘테코비리마트’ 504명분이 오는 9일 국내에 도입돼 시도 병원으로 공급해 활용할 계획이다.
또, 원숭이두창 예방을 위한 3세대 두창 백신 ‘진네오스’ 5천명분인 1만도즈의 국내 공급계약을 진행중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5일 정례브리핑에서 원숭이두창 대응을 위해 이같이 치료제와 백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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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30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 모니터에 원숭이두창 감염병 주의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
1명당 4주 간격으로 2회에 걸쳐 접종하는 진네오스는 현재 해외 제조사(바바리안 노르딕)와 공급 계약을 진행하고 있으며, 계약이 완료되면 구체적인 도입 시기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질병청은 원숭이두창 대응을 위한 백신 도입을 위해 3세대 두창백신 진네오스의 긴급도입을 요청했고,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협의회 심의를 통해 지난 1일 국내 긴급도입을 인정했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현재는 (정부가 비축한) 2세대 두창 백신을 활용해 원숭이두창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며 “3세대 두창 백신은 도입 추진중에 있다. 3세대 두창 백신은 두창과 원숭이두창 모두에 대해서 효과성이 입증된 백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해외 제약사와 3세대 두창 백신에 대해서 도입협의를 하고 있고, 계약이 체결되면 국내 도입 일정은 확정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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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숭이두창 질병 개요. [질병관리청 제공] |
임 단장은 전국민 대상 접종 필요성과 관련해선 “원숭이두창의 전파방식이 코로나와는 다르고 전파력도 그렇게 강하지 않다”며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예방접종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밀접접촉자의 경우는 14일 이내에 백신을 접종해야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밀접접촉자 중심으로 한 ‘포위접종’의 방식으로 접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단장은 원숭이두창의 전용 치료제와 물량에 대해선 “현재 원숭이두창은 증상이 경미한 경우가 많아서 전용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현재 1호 환자의 경우에도 원숭이두창 전용 치료제 없이 상태가 많이 호전된 것으로 보고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숭이두창 전용 치료제로 도입 예정 중인 테코비리마트는 이번주 토요일(9일)에 504명분이 도입될 예정”이라며 “국내에 도입되면 이 물량을 전국 17개 시도에 지정돼 있는 병원으로 공급해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도입되는 치료제 물량은 초기 대응에 충분한 수준”이라며 “향후 발생 양상을 고려하면서 필요할 시에는 추가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임 단장은 “원숭이두창의 밀접접촉자는 노출의 위험도에 따라서 고위험, 중위험, 저위험의 세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며 원숭이두창 관련 격리자와 확진자 관리 방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고위험군은 동거인이나 성접촉자 등 매우 밀접한 접촉이 일어난 경우로 고위험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이고, 중위험군은 보호구를 미착용한 상태에서 감염성 물질이라든가 에어로졸이 다량 방출된 환경에 노출된 사람들, 그리고 나머지 경우는 저위험군으로 분류한다는 것이다.
이중 고위험군에 한해서 격리조치가 제한적으로 접촉일로부터 21일간 자가격리가 시행된다.
중위험군은 보건소에서 능동적으로 전화를 통해서 모니터링을 하는 능동감시를 하고, 저위험군의 경우는 본인이 지속적으로 관찰하다가 혹시라도 의심증상이 있으면 보건당국에 신고를 하게 되는 수동감시의 방법으로 관리하게 된다.
확진자의 경우는 감염력이 소실될 때까지 격리한다. 격리 방법은 병원 치료병상에서 입원 격리를 하게 되고, 확진자는 원숭이두창과 관련된 증상이 없고 피부의 병변 부위가 회복돼서 가피가 완전히 탈락돼 감염력이 없다고 의료진이 판단하는 시기까지 격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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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숭이두창 예방 및 행동 수칙. [질병관리청 제공] |
질병청은 이날 브리핑에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인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초청해 원숭이두창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김 교수는 원숭이두창 완치 후 피부에 흉터가 남느냐는 질문에 “원숭이두창은 두창(사람두창)과 유사한 바이러스가 일으킨다. 두창은 사망률이 높은 질병이고 회복되더라도 얼굴에 반흔(흉)을 남기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먼저 설명했다.
하지만 “원숭이두창은 두창에 비하자면 전체적으로 경미한 질병이다. 그래서 반흔을 남기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돼 있다”며 “원숭이두창은 회복기까지 어느정도 반흔이 있지만 회복 후 시간이 지나면서 반흔이 점차 엷어지고 대부분 없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와 같은 대유행을 일으킬 가능성에 대해 “원숭이두창은 국내에 환자들이 좀 생길 수는 있지만 대형전파가 일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면역기능 저하 환자에서 생기지 않는다면 치사율은 매우 낮고 거의 제로(‘0’)다”라며 “면역기능이 저하된 분들도 밀접접촉을 통하지 않으면 걸리는 것을 피할 수가 있기 때문에 코로나19처럼 대형 유행이 되고 사회가 마비될 가능성은 아예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기준 존스홉킨스대 통계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59개국에서 6157명이 확진됐으며, 국내 확진자는 1명이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 24시간 종합상황실과 즉각대응팀을 설치하는 등 대응체계를 구축했고, 전국 시도 지역 방역대책반 설치 및 시도 보건과장 회의를 열어 중앙·지역 협조 체계를 강화했다.
질병청은 지역사회 의심환자 발생을 대비해 대응체계 점검 도상훈련을 지난달 28일 실시했고, 고위험군 관리를 위한 의료진 대상 교육도 지난달 28~29일 시행해 추가 확진자 발생에 대비했다.
또, 지자체 17개 보건환경연구원 검사 확대 계획을 수립했으며 숙련도 평가도 완료했다. 앞으로 진단검사시약 배포 등을 통해 지자체에서도 원숭이두창 검사가 가능하도록 준비중이다.
또한,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과 ITS(해외여행력정보제공시스템)를 연계해 원숭이두창 발생 빈발 국가 5개국의 해외 여행력을 의료기관에 제공하도록 했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 발생 국가를 방문·여행하는 국민들에게는 현지에서 유증상자나 야생동물과 접촉을 피하고,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질병청은 또 귀국 후 3주 이내 발열, 오한, 수포성 발진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동거인을 포함한 주위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주소지 관할 보건소로 신속히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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