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첫 추경안] '역대 최대 규모' 59.4조원...소상공인에 최대 1천만원

경제정책 / 류수근 기자 / 2022-05-12 19:38:58
국채발행 없이 초과세수 44조원 동원…지방이전 뺀 실질지출은 36조원
소기업·중기업 등 370만곳에 손실보전금 ‘600만원+α’ 지급
규모·매출 감소 따라 차등 지급…채무조정 포함 40조원 금융지원
'완전한 보상' 위해 손실보상 제도 개선…보정률 100%로 상향
저소득 가구에 최대 100만원…변동→고정금리대출 20조원 전환
현금 지원에 4%대 물가 추가 자극, 통화·재정정책 ‘엇박자’ 우려도

윤석열 정부가 첫 임시국무회의에서 일반지출 기준으로 36억4천억원, 지방이전 재원까지 합하면 총 59조4천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의결했다.

코로나19 방역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 600만∼1천만원의 손실보전금이 추가로 지급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7층 회의실에서 첫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코로나 완전극복과 민생안정’이라는 주제로 이같은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심의·의결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번 추경은 올해 두 번째이자 새 정부 들어 첫 추경이다.

59조4천억원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추경 28조4천억원, 코로나19 위기 첫해인 2020년 3차 추경 35조1천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전날(11일)에도 여당인 국민의힘과 정부는 국회 당정 협의 후 2차 추경 규모를 ‘33조원 플러스알파(+α)’로 제시했으나, 2차 추경 총 규모를 59조4천억원으로 확정 발표하면서 ‘α’가 26조원 이상인 셈이 됐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코로나 방역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국민에게 발생한 손실을 보상하는 일은 국가의 의무”라며 “정부가 국민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하고 손실보상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면 진정한 법치국가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지출 구조조정과 초과 세수를 활용하여 추가 국채 발행없이 재원을 마련했다”며 “지금 당장 급한 불을 끄지 않는다면 향후 더 큰 복지비용으로 재정건전성을 흔들 수 있기 때문에 어려운 분들에게 적시에 손실보전금이 지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추경 재원조달 구조. [기재부 제공]

이번 추경은 전례 없는 규모의 초과세수를 바탕으로 편성됐다. 초과세수에 따른 지방 교부금도 추경 총 규모의 38.7%에 이를 정도로 역대급 발생했다.

적자국채를 찍지 않고 오히려 기존 국채를 9조원 축소해 국가채무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줄어들게 됐다.

그러나 재정건전성을 중시하겠다고 했던 윤석열 정부가 막대한 초과세수로 빚을 갚기보다 ‘초대형’ 추경을 편성하고, 물가 상승기에 20조원 넘게 현금을 뿌리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가파른 물가와 국가 재정에 추가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여기에다 금리 인상기에 현금을 추가로 풀면서 통화·재정정책 ‘엇박자’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도 있다.

▲ 추경안 전체 모습. [기재부 제공]

실제 추경 규모가 기존에 거론되던 규모보다 대폭 커진 것은 막대한 초과세수(53조3천억원)에 따라 지방 교부금(23조원)이 대량 발생했기 때문이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내국세의 40%가량은 지방교부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지방자치단체에 교부금으로 보내야 한다. 따라서 초과세수도 40% 정도를 지방으로 이전 지출을 해야 한다.

이번 추경 재원은 초과세수 53조3천억원 중 국채 상환용 9조원을 제외한 44조3천억원과, 세계잉여금·한은잉여금·기금 여유자금 등 가용재원 8조1천억원, 지출구조조정으로 마련한 7조원으로 조달한다.

이 재원으로 소상공인과 민생 지원에 36조4천억원을, 지방재정 보강에 23조원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전체 추경 규모는 59조4천억원이지만 관련법에 따라 지방재정 보강을 위해 지방에 이전하는 23조원을 빼면 실제 정부가 지출하는 돈은 36조4천억원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지난해 61조4천억원에 이어 올해도 53조3천억원의 초과세수가 발생한다고 또다시 예상치를 수정함으로써 재정당국의 세수 예측에 대한 신뢰성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총 53조3천억원에 달하는 초과세수 중 9조원은 국채를 상환하는데 활용된다. 이에 연말 기준 국가채무 예상치는 1076조원에서 1067조원으로 9조원 줄어들 전망이다.

▲ 재정총량 변화. [기재부 제공]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차감해 실질적인 나라살림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의 적자 규모는 110조8천억원에서 108조8천억원으로 줄어든다.

올해 국세수입 예상치는 343조4천억원에서 396조6천억원으로 증가한다.

정부는 이번 추경의 일반지출 36조7천억원 중 72%인 26조3천억원을 소상공인 지원에 배정했다. 소상공인에 대해 ‘완전한 손실보상’을 해주겠다는 취지다.

방역조치에 따른 소상공인의 누적된 피해를 온전하게 보상하기 위해 ‘손실보전금(신규) + 손실보상 제도개선’ 패키지로 지원하고, 향후 소상공인들이 외부여건 변화에도 영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채무부담을 줄여주고 자생력을 강화하는데 지원하게 된다.

우선, 그간 정부 피해지원의 부족분을 보전하는 차원에서 370만 소상공인에 업체별 매출액과 피해수준, 업종별 특성을 종합 고려해 손실보전금 600만~1000만원을 지급한다.

▲ 매출규모와 손실보상금 지원금액 및 지원대상. [기재부 제공]

업체별 매출규모와 매출감소율 수준을 지수화·등급화해 600만~800만원의 맞춤형 지급을 하고, 업종별 특성까지 고려해 매출 40% 이상 감소 업종과 방역조치 대상 중기업에 700만~ 1000만원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여행업, 항공운송업, 공연전시업, 스포츠시설운영업, 예식장업 등 그동안 지원이 부족했던 50개 업종에는 더 많은 지원금을 준다.

▲ 손실보상 보상금 산정방식 변화. [기재부 제공]

방역조치에 따른 소상공인 피해의 완전한 보상을 위해 손실보상 보정률을 기존 90%에서 100%로 상향한다. 이에 따라 손실보상 보상금 산정방식의 기본산식은 ‘일평균 손실액×방역일수×보정률(90→100%)’이 된다.

분기별 하한액도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린다.

이번 추경에서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40조7천억원 상당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도 가동한다.

▲ 소상공인 긴급 금융지원 및 채무관리. [기재부 제공]

영세 소상공인 등의 긴급자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3조원 상당의 특례보증 신규대출을 제공하고, 7조7천억원 상당의 비은행권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전환한다.

잠재부실채권 30조원을 매입해 10조원 수준의 채무조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소상공인의 재기 및 자생력 강화 지원에도 1천억원이 투입된다.

경영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를 활용해 경영애로 해결을 지원하는 긴급경영컨설팅을 6천개사에서 9천개사로 확대하고, 방역조치 강화 이후에 폐업한 소상공인에게는 업체당 100만원의 재도전 장려금을 준다.

▲ 온전한 손실보상 체계도. [기재부 제공]

모바일, 인터넷몰, 라이브커머스, V커머스, 홈쇼핑 등 온라인판로 진출 지원 물량을 확대하고, 소상공인의 스마트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스마트상점과 스마트공방에 대한 지원도 넓힌다.

이번 추경안에서는 고물가·고금리·산불 등에 따른 ‘민생·물가안정’에 3조1천억원을 할애했다.

취약계층 생활안정 지원에 2조8천억원, 생활물가 안정지원에 3천억원, 산불복구·대응지원에 1천억원이 배정됐다.

구체적으로는, 저소득 227만 가구에 가구당 최대 100만원(4인 가구) 상당의 생활안정지원금을 지급한다.

방과후강사와 보험설계사, 방문판매원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프리랜서에게는 긴급고용안정지원금 100만원을, 택시·버스기사에는 소득안정자금 200만원을, 문화예술인에게는 활동지원금 100만원을 각각 준다.

취약계층을 대상으로는 3종(안심전환대출, 청년·대학생 소액금융,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의 금융지원 패키지를 가동한다.

▲ 취약계층 금융지원 3종 패키지 주요내용. [기재부 제공]

금리 인상기에 이자 부담이 커지는 변동금리 대출 20조원을 고정금리로 전환해준다(안심전환대출). 금리는 기존 보금자리론 대비 10·30bp(1bp=0.01%포인트) 인하된 수준이다. 현재 기준으로 연 4% 초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취업 청년과 대학생에 연 3∼4%대 금리로 1인당 1200만원 대출을 지원하고(청년·대학생 소액금융), 제도권 대출이 어려운 최저신용자에게 연 15.9%로 1인당 1천만원을 빌려준다(최저신용자 특례보증).

이번 추경안에는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등 생활물가 안정 지원에 3천억원을 배정했다.

서민 장바구니 부담 완화를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쿠폰(1인당 1만원·최대 20%) 지원 규모를 늘리고, 밀가루 제분업체의 가격 인상 최소화를 조건으로 가격 상승 소요의 70%를 국고로 한시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가동하기로 했다.

▲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등 생활물가 안정 지원. [기재부 제공]

외식업체들이 식자재 구매, 시설 개보수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융자지원을 확대하고 적용금리도 인하하기로 했다.

주력산업에 활용되며 중국 등 해외의존도가 높은 산화텅스텐, 마그네슘(괴) 등 핵심광물의 2개월분 비축을 위한 비용도 포함됐다.

동해안 산불로 인한 피해농가 지원, 산림복원 등을 위한 임도개량 등 산불지역 피해복구 지원과, 산불 예방·확산 방지 지원, 진화장비·인프라 보강 등 재난대응시스템 강화에 총 1천억원이 배정됐다.

방역 보강과 향후 일반 의료체계 전환 지원에는 총 6조1천억원이 투입된다.

이는 지난 3월 확진자 수 급증에 따른 검사·치료·생활지원 등 비용을 정산하고 치료제를 추가 확보하는데 필요한 비용이다.

처방대상 확대 등에 따른 먹는 치료제 100만명분을 추가 확보하고, 주사용 치료제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백신접종 효과가 낮은 면역저하자 보호를 위한 예방 목적의 항체치료제 2만명분도 신규 도입하기로 했다.

과학적 근거 기반 방역체계 전환을 위해 지역사회 일반주민 대상으로 한 항체양성률 조사 실시와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연구 추진 비용도 새로 잡혔다.

이외에도 하반기 코로나 재유행, 각종 재해 등에 대비한 예비비로 1조원이 편성됐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추경은 추가 국채발행 없이 마련하므로 금리나 물가 등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국가채무비율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50.1%에서 49.6%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 윤석열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날 국무회의는 대통령을 포함해 국무위원 12명이 참석해 개의 요건(11명)을 가까스로 넘겼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진 외교부·이종섭 국방부·이상민 행정안전부·정환근 농림축산식품부·한화진 환경부·이정식 고용노동부·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등 신임 장관 9명은 전원 참석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돼 아직 재임 중인 장관 중에서는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 출신 장관이 아닌, 정통 공무원 출신 장관들이다.

정부는 이번 추경안을 13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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