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의 비밀은 '심박수 리듬'…웨어러블·AI가 찾아낸 새 단서

건강·의학 / 김민준 기자 / 2026-06-17 18:45:03
고려대 연구팀, 설명가능 AI로 불면증 핵심 병태생리 규명
단순 예측 넘어 임상적 해석 가능한 의료 AI 중요성 강조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손목에 찬 웨어러블 기기와 인공지능(AI)이 수집한 생체 데이터를 통해 불면증의 원인과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환자의 말과 설문지에 의존해왔던 불면증 진단 방식이 변화의 기로에 섰다. 특히 AI가 단순히 진단 결과를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함께 확인됐다.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 연구팀은 19~70세 성인 338명을 대상으로 4주간 심박수, 활동량, 수면 패턴, 스트레스 수준, 카페인 섭취량 등을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수집한 생체·행동 데이터를 분석했다고 17일 밝혔다.

 

▲조철현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와 김민지·윤서진 고려의대 학생. [사진=고려대 안암병원]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불면증 환자에게서 심박수 일주기 리듬 지연과 과각성(hyperarousal)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불면증 여부를 판별하는 F1 점수는 0.868를 기록했다. F1 점수는 AI가 불면증 환자를 얼마나 정확하게 찾아내고 오진을 줄였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성능이 높다.

 

특히 연구팀은 AI의 정확도보다 '판단 근거'에 주목했다. 설명가능 인공지능(XAI) 기법인 SHAP 분석을 적용한 결과, 불면증 환자들은 심박수 일주기 리듬의 최고점이 일반인보다 늦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밤이 돼도 신체가 충분히 안정되지 못한 채 각성 상태가 이어지는 현상으로, 불면증의 대표적 병태생리인 과각성과 연결된다는 설명이다.

 

높은 스트레스 수준과 심박수 변화 역시 주요 예측 변수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AI가 찾아낸 패턴이 실제 수면의학과 정신의학 분야에서 알려진 불면증 기전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부 웨어러블 기반 수면 지표는 기존 임상 지식과 다른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를 근거로 의료 AI가 임상 현장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높은 예측 성능뿐 아니라 결과에 대한 해석 가능성과 임상적 검증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철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웨어러블 데이터가 불면증의 객관적 평가와 디지털 표현형 분석에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AI가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의료 현장에서 신뢰받는 기술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Digital Healt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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