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한 달 만에 반등
연구소들 “시장금리 재조정 국면”…하반기 대출금리 추가 상승 압력 커져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한 달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함께 오르면서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가계대출 금리는 주택담보대출 반등과 일반신용대출 취급 비중 확대 영향으로 상승 전환했다.
시장금리 상승과 기준금리 상승 기대가 맞물리면서 은행권 대출금리에도 추가 상승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대금리차 자체는 크게 벌어지지 않더라도 실제 차주가 부담하는 이자비용은 하반기로 갈수록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26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월 예금은행의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28%p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잔액 기준 총수신금리는 2.03%, 총대출금리는 4.31%로 각각 전월보다 0.01%p씩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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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담대 금리 인상 이미지 [사진=챗GPT] |
한국은행의 2026년 5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와 금융권 리서치 자료를 종합하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는 예대금리차가 소폭 줄었다.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2.93%로 전월보다 0.01%p 올랐지만, 전체 대출금리는 연 4.19%로 0.01%p 낮아졌다. 이에 따라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26%p로 전월보다 0.02%p 축소됐다.
대출금리 하락은 기업대출 금리 영향이 컸다. 5월 기업대출 금리는 연 4.13%로 전월보다 0.01%p 내렸다. 대기업 대출금리는 단기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연 4.10%까지 소폭 올랐지만,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은행권 우대금리 지원과 일부 저금리 대출 취급 확대 영향으로 연 4.15%까지 낮아졌다.
반면 가계대출 금리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5월 가계대출 금리는 연 4.46%로 전월보다 0.03%p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과 보증대출 금리가 오른 데다,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은 일반신용대출 취급 비중이 확대된 영향이다.
다만 일반신용대출 금리 자체가 오른 것은 아니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연 5.49%로 전월보다 0.14%p 하락했다. 고신용 차주 비중이 늘어난 영향으로 금리 자체는 낮아졌지만, 일반신용대출 취급 규모가 커지면서 가계대출 전체 평균금리를 끌어올린 것이다.
실제 금융당국의 5월 가계대출 동향에서도 기타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5월 9조3000억원 증가했고, 기타대출은 전월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했다. 특히 신용대출이 4월 9000억원 감소에서 5월 3조4000억원 증가로 돌아서며 가계대출 금리 통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32%로 전월보다 0.01%p 상승했다. 지난 4월 하락 전환한 뒤 한 달 만의 반등이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장기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연 4.44%까지 올랐지만,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23%로 하락했다. 차주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변동형 상품을 선택하면서 전체 주담대 금리 상승폭은 제한됐다.
고정금리 비중 하락도 눈에 띈다. 신규 주담대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은 41.6%로 전월보다 6.2%p 낮아졌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빠르게 오르자 당장 이자 부담이 낮은 변동형으로 이동하는 차주가 늘어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연구기관들의 분석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 차주의 금리 선택이 단순히 금리 수준만이 아니라 스프레드, 주택가격 상승률, 기대금리 등 시장 여건에 따라 달라진다고 분석했다. 스프레드가 확대되거나 주택가격 상승률이 높을수록 변동금리 선택이 늘고, 향후 금리 상승 기대가 커질수록 고정금리 선호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상황은 고정형 금리의 단기 급등이 차주 선택을 왜곡하는 양상이다. 금리 상승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고정형을 선택해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당장 눈앞의 금리 부담이 커지자 변동형 대출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향후 기준금리와 코픽스가 다시 오를 경우 변동형 차주의 부담이 뒤늦게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시장금리 전망도 차주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6월 금융시장 브리프에서 한국은행이 올해 하반기 두 차례 기준금리를 올리고, 내년 상반기에도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경우 기준금리는 현재 2.50%에서 최종적으로 3.50%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나금융연구소 역시 올해 초 금통위 분석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소멸하면서 시장금리 레벨이 재조정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준금리가 당장 움직이지 않더라도 국고채와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먼저 반응하면 은행 대출금리에 반영될 수 있다는 얘기다.
KB경영연구소도 주택시장 리뷰에서 시장금리 상승과 기준금리 인하 기대 약화가 주담대 금리 상승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주택시장 관망세로 주담대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금리 측면에서는 차주의 부담이 쉽게 낮아지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평가다.
금융권에서는 하반기 대출금리의 핵심 변수로 은행채 금리와 코픽스 흐름을 꼽고 있다. 고정형 주담대는 은행채 금리에, 변동형 주담대는 코픽스에 연동되는 경우가 많다. 예금금리 상승이 코픽스에 반영되면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시차를 두고 오를 수 있다.
결국 5월 금리 통계는 은행권의 수익성 지표인 예대금리차보다 차주의 체감 부담에 더 무게를 둬야 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예대금리차는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가계대출 금리는 상승했고 주담대 금리도 다시 반등했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예대금리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더라도 가계의 이자 부담은 점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정형과 변동형 금리 격차가 커지면서 차주들이 단기적으로 낮은 금리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다만 시장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변동형 대출의 향후 부담까지 감안해 상환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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