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대표 경선 결과는 ‘이낙연 대세론’을 입증하는 자리가 됐다.
예상대로 더불어민주당의 새 대표로 국무총리 출신의 5선인 이낙연 의원이 선출됐다. 내각 2인자에서 여당 1인자 자리에 올랐다.
이 신임 대표는 2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개최된 정기전국대의원대회 당대표 경선에서 60.77%의 득표율로 김부겸, 박주민 후보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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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4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이낙연 의원이 자택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민주당 제공/연합뉴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2차 확산으로 인해 사상 최초로 온라인으로 치러진 이날 경선에서 이 대표는 김부겸 의원(21.37%)과 박주민 의원(17.85%)에게 크게 앞서며 ‘이낙연 대세론’을 확인시켰다.
이 대표는 대의원(57.20%), 권리당원(63.73%), 국민 여론(64.02%), 일반당원(62.80%) 등 당심·민심에서 60% 안팎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위기 극복의 리더십'을 내세웠다. 위기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대처해야한다는 당심이 작용했고, 이 대표의 연고지인 호남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층인 친문 표심도 이 대표에게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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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당 대표 경선 결과. [그래픽= 연합뉴스] |
당대표 경선이 끝나면서 곧바로 이낙연 대표 체제의 막이 올랐다. 이제부터 176석 슈퍼 여당의 수장으로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떠안게 됐다.
앞으로 이 대표는 사회·경제적으로는 코로나19 극복과 민생 지원, 정치적으로는 뒤틀릴 대로 뒤틀린 야당과의 협치, 그리고 대권을 향한 행보 등 3가지 파고를 넘어야 한다.
언론인 출신인 이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국회의원, 전남지사를 지낸 뒤 문재인 정부 첫 국무총리로 발탁돼 2년 7개월간 재임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장수 총리로 기록됐다.
유력 대권주자인 이 대표는 대선에 출마할 경우 내년 3월 중도사퇴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임기는 6개월 10일에 불과해 당장 9월 1일 시작하는 올해 정기국회 성과가 절대적으로 필요해졌다.
이날 당대표 경선결과 발표에 앞서 이뤄진 최고위원 투표결과에서는 김종민(재선·19.88%) 의원, 염태영(13.23%) 수원시장, 노웅래(4선·13.17%) 신동근(재선·12.16%) 양향자(초선·11.53%) 의원이 뽑혔다.
염 시장은 자치단체장 출신으로 처음 중앙당 지도부에 입성했으며, 양 의원은 본선에 진출한 유일한 여성 후보로서 최고위원 당선이 미리 확정됐으나 자력으로 지도부에 진출했다.
반면 이원욱(3선·11.43%) 한병도(초선·11.14%) 소병훈(재선·7.47%) 의원은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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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새 당대표 이낙연 약력. [그래픽= 연합뉴스] |
전당대회는 당 최대 축제로 일컬어지지만 이번 전대는 역사상 가장 차분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선거운동 과정에서는 수해로 선거운동이 도중에 전면 중단되기도 하고, 지역 대의원대회가 연기되는가 하면 당대표 토론회까지 취소되는 등 전례 없는 어려움이 이어졌다.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초미니 언택트(비대면)' 방식으로 열리는 등 그간 경험하지 못한 기록을 연달아 썼다.
이렇다 보니 "국민들이 전대를 하는지도 모른다"는 자조가 나올 정도였고, 이 후보가 자가격리 에 들어간 19일 이후에는 경선전이 사실상 실종되다 시피 했다.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 상황이 더욱 굳어지자, 김부겸 후보는 전대 날짜를 미뤄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전대는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에 준해 당사 2층에 스튜디오 무대를 설치하고, 총집합 인원을 10명 내외로 유지한 채 진행됐다.
2년 전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전국 대의원 1만2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던 것에 비하면 1200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 '초미니' 전당대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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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4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염태영(왼쪽부터), 신동근, 양향자, 김종민, 노웅래 신임 최고위원이 꽃다발을 들고 있다. [사진= 씀TV제공/연합뉴스] |
이날 모든 식순은 민주당 유튜브 채널 '씀TV'에서 생중계됐다.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와 주요 출연자들은 별도 공간에 나눠 대기하다가 프로그램 순서에 맞춰 곧바로 퇴장하는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해 12일째 자가격리 중인 이낙연 후보는 사전 녹화 연설로 참여를 대신했다.
미래통합당은 29일 선출된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에 축하를 보내며 열린 마음으로 진정한 협치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여당, 국민과 함께 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며 "새 지도부가 열린 마음가짐으로 건강한 여야관계, 진정한 협치에 나서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와 정부에 쓴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럼으로써 통법부가 아닌 입법부 본연의 역할을 회복하기를 바란다"며 "건설적인 당청관계는 그렇게 정립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보여준 강성발언과 막말들, 그리고 부동산 정책 등 현안에 대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상황인식을 보여준 것은 실망스러운 부분이었다"며 "새롭게 선출된 지도부는 편향되고 왜곡된 인식과 단절하고, 국민만을 바라보는 정치를 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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