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슨트 자처한 신 부회장 "전지 소재 美 협력 강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방한 중인 재닛 옐런(Janet Yellen) 미국 재무부 장관과 만나 배터리 소재 분야의 공급망 강화를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옐런 장관이 이번 방한 기간에 방문한 국내 기업으로는 LG화학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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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LG화학 제공] |
19일 LG화학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에 있는 LG화학 마곡 R&D 캠퍼스를 방문했다.
LG사이언스파크 내에 있는 마곡 R&D 캠퍼스에는 LG화학의 차세대 양극재와 분리막 등 미래 전지 소재 연구 시설이 모여 있다.
신학철 부회장은 이곳에서 옐런 장관을 악수로 맞이한 뒤 기념사진 촬영을 마치고 LG화학의 ‘지속가능 갤러리’를 함께 둘러봤다.
지속가능 갤러리는 석유화학·첨단소재·생명과학 등 사업부문별로 추진 중인 지속가능 및 탄소 중립 전략을 소개하는 곳이다.
비공개 전시회에서 옐런 장관은 전시된 배터리 셀을 보고 “이렇게 큰 배터리 안에 양극재나 리튬이 얼마나 많이 들어가나”라고 물으며 소재 공급망에 관심을 보였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도슨트를 자처한 신 부회장은 옐런 장관에게 직접 “LG화학은 전지에 들어가는 재료를 종합적으로 만드는 회사”라면서 “소재 공급망 측면에서 북미 지역의 여러 리튬 회사들과도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옐런 장관은 폐배터리에 관해 소재를 어디까지 재활용할 수 있는지 등을 물으며 질문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20분간 진행될 예정이던 전시 관람은 30분 넘게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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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LG화학 제공] |
이후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옐런 장관과 신 부회장은 배터리 소재 공급망 구축과 관련해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간담회가 끝날 무렵에는 LG화학 측에서 옐런 장관의 이름을 넣은 LG트윈스 야구 유니폼과 기념사진이 담긴 액자를 선물로 전달했다.
야구 유니폼에는 등번호 78번이 새겨졌는데 이는 78대 미 재무장관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야구에서는 흔히 공을 주고받는 투수와 포수를 ‘배터리(battery)’라고 부른다”며 “야구 유니폼 선물에는 팀워크가 중요한 야구의 배터리와 전지를 의미하는 배터리의 동음이의적 뜻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이 서로 이온을 주고받으며 전류를 만들어 내듯 글로벌 전지 소재 공급망에서도 양측이 함께 호흡을 맞추자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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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19일 LG사이언스파크에서 만나 회담을 갖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 |
LG화학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북미 지역에서 배터리 공급망을 현지화하기 위한 투자액(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포함)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110억 달러 규모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LG화학의 배터리 제조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만 해도 합작사 형태로 미국 오하이오, 테네시, 미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등에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있어 소재에 대한 현지 수요도 꾸준히 느는 상황이다.
또 LG화학은 북미 최대 규모의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라이사이클(Li-Cycle)에 지분 투자를 하고 오는 2023년부터 10년간 재활용 니켈 2만 톤을 공급받기로 했다.
한국에서는 리사이클 메탈 회수 및 이를 활용해 전구체를 생산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2024년부터는 제품을 양산한다.
이외에도 2050년 넷제로를 목표로 100% 재생에너지 전환, 책임 있는 자원 조달 정책 운영,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 개발 등 공급망 전반에서 ‘탈탄소 전략’을 실현할 계획이다.
신 부회장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미국은 LG화학의 전기차용 배터리 연구개발이 본격화된 곳으로 미국 내 주요 자동차 제조 기업들과 오랜 시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 왔다”면서 “전지 소재 분야에서도 미국 주요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세계 최고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혁신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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