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파워⑤] 송윤상 대표, 흥국화재 디지털혁신·장기인보험 경쟁력 강화

금융·보험 / 문혜원 / 2024-10-03 13:27:37
'보험통'이력 앞세워 장기인보험 본업 충실
1분기 CSM 2조2758억...전년비 18.6% 증가
디지털 기능 탑재, 간편 보험가입 시스템 구축
2000억원 규모 자본확충 박차...킥스비율 높이기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최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자체회사 '브랜딩(Branding)'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독창적인 상품 개발을 통해 보험 소비자들에게 정체성을 알리거나 독보적인 광고나 이벤트 등으로도 보험의 이미지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이는 과거 높은 시책을 제시하거나 환급률을 강조한 상품출시 등 보수적인 모습에서 탈피, 고객맞춤형에 맞는 친숙한 전략으로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일환으로 평가받는다. '메가경제'는 브랜딩을 통해 시장 내 영향력을 넓혀가는 보험사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올해 3월 취임한 송윤상 흥국화재 대표가 장기인 보험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송 대표는 삼성생명, 현대해상 등 타 보험사에서 상품기획, 리스크 등을 전담한 이력이 있는 인물로 보험업권에서 30년 종사한 전문가다. 그는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을 이끈 인물이기도 해 대표 취임과 함께 고수익 인보험 강화를 주요 과제로 꼽았다. 덕분에 흥국화재는 최근 순이익과 함께 보험계약마진(CSM)증가율이 대폭 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윤상 흥국화재 대표이사가 장기인보험 상품으로 본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흥국화재 제공, 메가경제 편집]

 

'인보험'으로 본업경쟁력 충실…CSM증가 확대

 

송윤상 대표는 건강보험 상품 위주의 포트폴리오 개편에 나섰다. 본업 중심인 장기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영업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흥국화재의 장기보장성보험의 비중은 보험종목별 수입보험료 중 90%에 육박한다. 

 

'인보험'은 피보험자의 생명이나 신체를 위협하는 사고가 발생한 경우 보험자가 피보험자에게 일정한 금액, 기타의 급여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보험계약자는 이에 대해 보수를 지급하는 보험이다.

 

상품군의 경우 여성특화보험, 유병자 보험 등이 있다. 우선, 보험 가입의 문턱을 낮춘 '유병자 보험'의 경우 지난 7월 '흥Good 든든한 3.10.5 간편종합보험'을 출시했다. 비교적 증상이 경미한 초경증 유병자를 겨냥한 상품이다. 암 관련 진단비와 수술비, 간병비 등을 보장하는 한편 입원 및 수술 고지 기간을 10년으로 늘리고 보험료를 일부 낮췄다. 

 

구체적으로 궤양성 대장염, 간경화, 갑상선기능항진증 등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질병에 대해 수술비를 보장한다.

 

이밖에 '무배당 흥Good 모두 담은 여성엠지 보험'은 여성특화에 방점을 둔 상품이다. 유방암, 갑상선암 등 여성 관련 암에 대한 보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장기보장성 상품군을 확대한 만큼 보험계약마진(CSM)에도 상승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흥국생명의 1분기 말 기준 CSM은 2조27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9183억원)보다 약 3500억원 더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계약 CSM도 105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740억원)에 비해 300억원 이상 증가했다. 

 

CSM은 보험사의 미래 수익원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이 수치가 높을수록 보험사의 이익 체력이 탄탄하다. IFRS17 도입 이후 실적 향상에 유리한 장기보장성보험 확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흥국화재는 장기인 보험 확대 영향에 영업이익도 늘고 있는 추세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480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영업수익은 6376억원, 보험서비스비용은 4976억원으로 보험손익은 1399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영업수익은 2015억원, 투자영업비용은 2726억원으로 투자손익은 마이너스 711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보험이익은 1399억원으로 전년 동기(860억원) 대비 62.67% 상승했다. 이는 수익성 지표에 유리한 장기보험 중에서도 건강보험 상품을 확대한 영향이다.

 

한편 송 대표는 올해 경영계획 방침으로 7개 핵심과제를 선포했다. ▲고수익 인보험 신계약 확대 ▲자동차·일반 수익 모델 확립 ▲리스크 기반 자산운용 프로세스 재정립 ▲보상 프로세스 개선 ▲K-ICS 비율 관리 ▲인적 경쟁력 강화 ▲ESG 경영 실천 등을 꼽았다.

 

보험 업무에 디지털기능 탑재…고객 편의성 증대

 

송 대표는 취임 이후 디지털혁신을 통한 성장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전화통화로 보험상품을 설명할 때 자동녹음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을 업무에 접목해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고, 고객 편의성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지난 8월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통화품질모니터링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음성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과 보험설계사 간 통화녹취 내용을 분석한다. 보험계약 체결 과정에서 안내사항이 제대로 전달됐는지 살펴보고 통과 여부를 검토한다. 필수안내사항이 빠짐없이 전달됐다면 '통과', 누락된 부분이 있다면 '보완'으로 판단한다. 보완 판정을 받은 계약 건에 대해서는 사람이 직접 음성녹취를 듣고 모니터링을 다시 진행한다.

 

시스템 구축 이후 전화상담을 통한 보험가입 시 통화품질모니터링에 소요되는 평균 시간이 40분에서 10분 이내로 대폭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보상업무에 비대면 영상상담 서비스인 '비디오헬프미'도 구축했다. 이로 인해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프로젝트를 통해 업무 시간을 줄였다. RPA와 러닝 기반 광학식문자판독(OCR)을 접목해 각종 서류의 데이터 인식률을 높여 업무 효율을 고도화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보이는 TM'을 도입했다. '보이는 TM'은 고객과 전화상담원이 실시간으로 같은 화면을 보며 보험가입을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다. ‘미러링’ 기술을 이용해 고객이 보는 모바일 화면과 전화상담원이 보는 PC 화면을 거울처럼 실시간으로 일치시킨다. 

 

상담원이 보험가입 절차나 보험약관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면 고객은 모바일 화면으로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고객이 직접 작성해야 하는 부분도 상담원이 실시간으로 안내하며 입력을 돕는다.

 

'보이는 TM' 서비스를 통해 보험가입 소요시간이 대폭 감소했다. 기존 음성통화로만 가입을 진행하는 경우 평균 90분 정도가 소요되었으나, 해당 서비스를 통해 평균 35분 만에 보험가입을 완료할 수 있다. 또한 모바일 이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을 위해 업계 최초로 상담원이 고객의 화면크기, 화면 이동, 펜 사용 등을 조정할 수 기능을 추가했다.

 

아울러 흥국화재는 '통합 메시징 시스템(UMS)'도입도 준비 중이다. 보험상품의 가입, 청구, 변경 사항 등을 고객에게 직접 문자 등으로 전달하는 시스템으로 알려진다. 

 

흥국화재 관계자는 "통화품질 자동화 시스템, 보이는 TM,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화면 단순화 등을 통해 디지털 혁신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고객의 편의성이 높아졌고, 전화 가입 설계사들의 업무 효율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2년 만에 후순위채 발행…건전성 지표 속도

 

송 대표는 하반기 리스크 대비 차원에서 자본건전성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며 자본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번 회사채 발행의 경우 지난 2022년 5월 신종자본증권 300억원 발행 이후 2년 만의 합류다.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이사회를 개최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1년 이내에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후순위채 발행 배경은 최근 거시경제적 상황이 불안해지고,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기됨에 따라 선제적 자본 확충으로 자본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후순위채 발행 결정은 IFRS17 도입과 신(新)지급여력제도(K-ICS, 킥스)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킥스비율은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을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가용자본이 많을수록 비율은 증가하며, 이 가용자본에 자기자본이 포함된다.

 

흥국화재는 2024년 1분기 말 기준으로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2조9214억원,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이 1조411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흥국화재는 채권과 대체투자 운용을 통해 투자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상반기 중에는 금리 변동 등으로 외화유가증권을 포함한 당기 손익 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PL) 평가손실이 약 700억원 발생해 수익성이 저하됐다.

 

지급여력비율(킥스비율)은 207.1%다. 이번 후순위채 발행을 반영하면 K-ICS비율이 221.2%로 14.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금리인하에 따른 자산가치 증가분보다 부채가치 증가분이 더 커지고 이에 따라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도 악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에 대한 민감도는 자산보다 부채가 더 크기 때문에서다. 

 

이로 인해 흥국화재 뿐만 아니라 보험사들이 현금보유를 늘리고 자본을 확충해 자본 건전성 제고에 나설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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