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수산물 4.8%↑....감자 37.8%·배추 35.5%·닭고기 20.1%·돼지고기 18.6%
외식물가 급등...갈비탕 12.1%, 자장면 11.5%, 치킨 11.0%↑
전기·가스·수도 9.6% 상승…이달 전기·가스 요금 인상 예정
복합위기에 천정을 뚫은 물가가 단숨에 6%대로 뛰어오르며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5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나 상승했다. 전월(5월) 대비로는 0.6% 올랐다.
전년 동월대비 6.0% 상승률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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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무포장·낱개 판매중인 농산물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전년 동월 대비로는 공업제품, 서비스, 농축수산물, 전기·가스·수도가 모두 올랐다. 전월(5월)대비로는 전기·가스·수도는 변동 없으며 농축수산물은 하락했으나, 공업제품, 서비스가 상승했다.
6월 물가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의 영향으로 에너지·원자재 가격과 외식 등 서비스 가격이 계속 오르는 가운데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폭도 커지면서 물가 상승률이 전월(5.4%)보다 확대됐다.
전년 동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4∼9월 6개월간 2%대를 보이다가 10월(3.2%) 3%대로 올라섰다. 특히 올해 들어 상승폭이 가파르게 전개되고 있다.
3월(4.1%)과 4월(4.8%)에 4%대에 이어 5월(5.4%) 5%대를 기록하더니 지난달엔 6%대로 더 높아졌다. 6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의 큰 폭 오름세 확대와 함께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 외식 등 개인서비스 상승세가 주도했다.
특히, 농축수산물, 석유류 등 공급측 요인의 물가기여도가 전월보다 상승했고, 개인서비스, 공업제품석유류제외 등 근원품목의 물가상승압력도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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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목성질별 등락률 및 기여도. [통계청 제공] |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기여도는 각각 3.24%포인트(p), 1.78%포인트다. 6.0% 물가 상승률 중 80%가 넘는 5.0%포인트를 차지한다. 이중 석유류는 1.74%포인트로 5월 기여도(1.50%포인트)보다 커졌다.
수입 단가 상승 등의 영향이 반영되며 농축수산물 물가 기여도(0.42%포인트)도 5월 0.37%포인트에서 올라갔다.
통계청은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재료비·연료비 증가가 공업제품뿐 아니라 개인서비스 물가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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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물가지수 등락률 추이. [통계청 제공] |
석유류는 경기침체 우려에도 러시아산 원유 수출가격 상한제 도입 가능성 등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면서 전년 동월대비 상승률이 39.6%로 오름세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 39.6%는 1998년 10월(42.0%)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지난달 석유류, 농축수산물 등과 함께 외식물가 상승세도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이었다.
개인서비스는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5.8% 상승했다. 원재료비 상승 영향 등으로 외식 오름세가 지속 확대되고, 외식 외(外)도 수요 회복 영향 등으로 대면업종 중심으로 상승세가 소폭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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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목성질별 등락률. [통계청 제공] |
공급 측면의 가격 상승과 함께 수요 측면의 압력도 이어지면서 개인서비스 중 외식 물가는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8.0% 올라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체 물가에 대한 외식 물가 기여도는 1.01%포인트로 5월(0.94%포인트)보다 커졌다.
농축수산물은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4.8% 상승했다. 농산물(1.6%)은 채소류 가격상승 등으로 인해 5개월만에 상승세로 전환했고, 축산물(10.3%)은 돼지고기 가격 상승 등으로 오름세가 확대됐다.
전기·가스·수도는 전년 동월대비 9.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5월 가스요금 인상 반영 후 변동 없어 가격 상승폭은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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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등락품목. [통계청 제공] |
소비자물가가 지난달 6.0% 오른 가운데 상승률이 컸던 주요 품목을 보면, 경유·감자 등이 1년 전보다 30%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유가 상승세가 여전히 영향을 미치면서 석유류의 상승세가 뚜렷했다.
경유는 작년 같은 달보다 50.7% 올랐다. 상승률은 2008년 7월(51.2%) 이후 가장 높다. 휘발유(31.4%), 등유(72.1%), 자동차용 LPG(29.1%) 등 다른 석유류도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농축수산물의 오름세도 커졌다. 감자(37.8%), 배추(35.5%), 포도(31.4%). 수입 쇠고기(27.2%), 수박(22.2%), 닭고기(20.1%), 돼지고기(18.6%) 등이 많이 올랐다.
개인서비스 중 외식 물가를 세부 품목별로 보면 갈비탕(12.1%), 자장면(11.5%), 치킨(11.0%), 김밥(10.6%), 생선회(10.4%) 등이 10% 넘게 올랐다.공공서비스 중에선 국제항공료가 21.4% 올랐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의 전체 소비자물가에 대한 기여도는 0.32%포인트로 나타났다.
품목별로 보면 전기료가 11.0%, 도시가스가 11.0%, 상수도료가 3.7% 각각 올랐다.전기·도시가스 요금은 이달부터 인상이 예정돼 그 오름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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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원물가(농산물및석유류제외) 지수와 식료품및에너지제외 지수. [기획재정부 제공] |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4.4%로 2009년 3월(4.5%) 이후 최고다.
근원물가란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의해 영향을 크게 받는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물가상승률로, 전체 458개 품목 중 농산물과 석유류 관련 품목을 제외한 401개 품목으로 구성된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3.9%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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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물가지수와 신선식품지수. [기획재정부 제공] |
생활물가지수도 식품(축산물·가공식품 가격 인상 등)과 식품이외(원재료비 및 운영경비 인상) 상승폭이 함께 커지며 오름폭이 확대돼 7.4% 상승했다. 이중 식품은 7.7%, 식품이외는 7.2%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체 458개 품목 중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으로 작성한다.
신선식품지수도 과실, 어개류 가격 상승으로 상승폭이 확대되며 전년 동월대비 5.4% 상승했다.
기획재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국제에너지·곡물가 상승 영향으로 당분간 어려운 물가여건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앞으로 시장동향 등을 철저히 점검하면서 그간 발표한 민생·물가안정 과제들을 차질없이 이행하는 한편, 민생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추가방안을 지속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약 4%로 높아지고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까지도 예상되는 상태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마저 6%대로 치솟으면서 한국은행이 다음 주 기준금리 결정에서 ‘빅 스텝’(0.5%포인트)을 밟을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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