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사상 첫 겨울‧중동대회 개막 29일간 열전 돌입…'마스크 투혼' 손흥민 '원정 16강' 견인할까

스포츠 / 류수근 기자 / 2022-11-20 17:10:46
카타르 월드컵, 한국시간 21일 오전 1시 카타르-에콰도르전으로 개막
개최국 역대 월드컵 개막 경기서 10전 7승 3무 ‘무패 기록’
벤투호는 조별리그 H조에서 우루과이·가나·포르투갈과 경쟁
미국 데이터 업체 “벤투호 16강 가능성 43%…가나는 14%”
포르투갈 74%, 우루과이는 69%…우승 확률 1위는 브라질
손흥민, 경기에선 숫자 '7' 없는 검은 얼굴 보호대 쓴다

‘최초의 겨울대회이자 첫 중동 대회’ 92년 역사상 개최 시기와 장소에서 새로운 기록을 남길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마침내 개막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오는 24일 우루과이전을 시작으로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을 노린다.
 

▲ 2022년 FIFA 월드컵 개막 전날인 19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FIFA 팬 페스티벌에서 축구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은 카타르에서 현지시간으로 11월 20일부터 12월 18일까지 열린다. [EPA=연합뉴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21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카타르-에콰도르의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이날 킥오프한 이번 월드컵은 내달 19일 오전 0시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펼쳐질 결승전에서 챔피언을 가릴 때까지 29일 동안 카타르의 8개 구장에서 지구촌 최대 축구 잔치로서 눈과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1930년 시작해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이 아시아에서 열리는 것은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한 2002년 대회 이후 20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서아시아, 아랍 국가에서는 처음 개최된다.

특히, 월드컵은 통상 6∼7월에 개최되지만 이번 대회는 사상 최초로 늦가을과 초겨울이 겹치는 11∼12월에 열린다. 섭씨 40도를 넘는 카타르의 여름을 피하기 위함이다.

▲ 2022 카타르 월드컵 조 편성. [그래픽=연합뉴스]

본선에 오른 32개국은 4개국씩 8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 2위가 16강에 진출해 토너먼트로 대망의 우승을 향해 도전을 계속한다.

북중미의 캐나다, 멕시코, 미국이 공동 개최하는 2026년 대회부터는 본선에 참가하는 나라가 48개국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32개국 본선 대회는 이번이 마지막인 셈이다.

▲ 2022 카타르 월드컵 8개 경기장 위치. [그래픽=연합뉴스]

 

최다 참가국은 22번째인 브라질로 그간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출전한다. 반면,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출전권을 얻은 카타르는 이번 대회 출전국 중 유일하게 월드컵 본선 무대에 처음 오른다. 카타르는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국이다.

개최국은 그동안 한 차례 공동 개최를 포함한 21번의 월드컵에서 대회 첫 경기에서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대회 개막전(7승 3무)을 포함한 팀 첫 경기에서 16승 6무를 기록중이다.

역대 개최국이 1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한 것도 2010년 조 3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유일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조별리그 H조에 속해 24일 오후 10시 우루과이, 28일 10시 가나, 12월 3일 0시 포르투갈과 차례로 맞붙는다.

▲ 2022 카타르 월드컵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의 리오넬 메시(왼쪽 사진)와 포르투갈 대표팀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9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훈련장에서 각각 훈련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닐슨 산하 데이터 분석 업체인 그레이스노트는 17일 홈페이지에 업데이트한 월드컵 전망에서 브라질의 우승 가능성을 가장 높게 예상했다.

브라질의 우승 가능성은 20%로 평가됐고, 아르헨티나(16%), 스페인(7%), 네덜란드(7%)가 뒤를 이었다.

그레이스노트 측은 "브라질은 지난 2018 러시아 대회 이후 치른 50경기 중 3경기만 졌다. 자체 집계 기준으로 축구 세계랭킹 1위를 기록 중"이라고 설명했다.

벤투호의 목표는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역대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이다. 하지만 그레이스노트는 H조 4개국 가운데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3위(43%)로 봤다.

32팀 중에서는 19위로 16위 안에 들지 못했다. 사실상 조별리그 통과가 어렵다는 전망이다.

같은 H조 포르투갈이 74%로 1위였고, 우루과이(69%)가 뒤를 이었다. 가나는 14%에 그쳐 최하위 카메룬(13%) 다음으로 낮게 평가됐다.

▲ 역대 월드컵 개최국 및 우승국. [그래픽=연합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일을 팀 휴식일로 정하고 한 박자 쉬어갔다. 월드컵 참가를 위해 지난 14일 카타르에 도착한 대표팀이 하루를 오롯이 쉬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지난 14일 카타르 현지에 입성한 대표팀은 17일과 19일에는 하루 두 차례 담금질을 하는 등 쉼 없이 몸을 만들어왔다. 현지 무더위에 선수들이 힘들어하자 오전 훈련 일정을 오후로 바꾸기도 했다.

태극전사들은 하루 재충전 후 다시 결전 태세를 다진다. 21일 오전 11시에는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를 치를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도 둘러볼 예정이다.

▲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주요 전력 분석. [그래픽=연합뉴스]

한국이 24일 오후 10시 열릴 우루과이와 대회 첫 경기에서 이긴다면 최초의 남미팀 상대 승리로 기록되게 된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첫 출전한 이후 한국은 월드컵 무대에서 그동안 34경기를 치러 6번 이겼다.

한국은 유럽 팀과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는 각각 5승과 1승을 거뒀지만 남미와 북중미 팀에게는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남미팀에는 2무 6패로 승리 없이 열세다.

남미팀과 맞붙은 최근 경기는 우연히도 우루과이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16강전에서 대결했다.

당시 대표팀은 신성으로 떠오른 우루과이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멀티골을 헌납하며 1-2로 졌다.

이번 대회 첫 경기를 앞두고 대표팀의 최대 관심사는 불의의 부상에 안와 골절상을 입은 손흥민(토트넘)이 마스크를 착용하고라도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 여부다.

▲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캡틴' 손흥민이 19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빛나는 ‘캡틴’ 손흥민은 이달 1일(현지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토트넘과 마르세유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경기 도중 상대 선수 찬셀 음벰바의 어깨에 얼굴을 강하게 부딪친 뒤 쓰러졌다.

이 충격으로 눈 주위 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은 손흥민은 지난 4일 수술대에 오르면서 월드컵 출전이 가능할지조차 우려스러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닷새 뒤인 9일 “단 1%의 가능성만 있다면, 그 가능성을 보며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앞만 보고 달려가겠다”며 출전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손흥민은 이 각오에 그치지 않고 “지난 2년여의 시간 동안 여러분이 참고 견디며 써오신 마스크를 생각하면, 월드컵 경기에서 쓰게 될 저의 마스크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는 말로 ‘마스크 투혼’을 예고하며 팬들의 코끝을 찡하게 했다. 결국 12일 발표된 최종 엔트리에도 승선했다.

▲ 한국 역대 월드컵 본선 진출 및 성적. [그래픽=연합뉴스]

지난 16일 벤투호 선수 중 가장 마지막에 도하에 도착해 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은 ‘쾌걸 조로’ 스타일의 검은 카본 마스크를 쓰고 훈련에 돌입했다. 아울러 “조그마한, 1%보다 낮은 확률만 있더라도 달려갈 것”이라며 거듭 출전 의지를 불태웠다.

손흥민의 출전 여부는 몸 상태와 함께 마스크 적응 여부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준비해 온 마스크는 가볍고 단단하고 착용감도 좋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수술 부위 상처가 여전히 선명하고 부기가 완전히 가라앉지는 않은 상태라 회복이 빠르게 이뤄지더라도 치열한 몸싸움이 불가피한 월드컵 경기에 바로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팀 합류 후 꾸준히 몸을 풀었다. 볼을 다루며 운동을 할 수 있는 상태이고, 스프린트까지 가능하다는 점은 몇 분을 뛰든 첫 경기부터 출전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아시아 축구 최강’을 자처하는 한국은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이번 카타르 대회까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른다. 처음 출전한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을 포함하면 통산 11번째 본선 진출이다.

▲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19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지상 최대 목표는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이다.

한국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역대 아시아 국가의 월드컵 최고 순위인 4강에 올랐다. 다만, 원정 월드컵에서의 역대 최고 성적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때의 16강 진출이다.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그리스를 2-0으로 꺾은 뒤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이 이끄는 아르헨티나에 1-4로 졌지만, 3차전에서 나이지리아와 2-2로 비기면서 원정 첫 16강 쾌거를 일궜다.

▲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대표팀 26명 명단. [그래픽=연합뉴스]

미국 신문 USA 투데이는 19일(한국시간) 축구 담당 기자 8명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 16강 진출국 전망을 실었다.

H조에서는 우루과이의 16강 진출에 표를 던진 사람이 7명으로 가장 많았고, 포르투갈 4명, 가나 3명 순이었다. 한국이 16강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2명에 불과했다.

한국의 전력을 가나보다 낮게 평가하며 그레이스노트의 분석보다도 조별리그 통과를 더 어렵게 전망한 셈이다.

그런 만큼 ‘캡틴’ 손흥민의 출전과 활약 여부는 한국의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 목표 달성에 핵심 키 역할을 할 전망이다. 

 

'마스크 투혼'을 예고한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가 제작한 숫자 '7'이 적힌 검은색 얼굴 보호대 대신에 아무 무늬가 없는 검은색 보호대를 착용할 예정이다. FIFA 규정에 따르면 마스크에 번호나 선수의 이름, 소속 축구협회 엠블럼, 문구 등을 일절 새길 수 없다. 

<연합뉴스‧외신 종합>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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